[Review] 새로운 모퉁이를 돌기 위해 -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다양한 감정
글 입력 2024.11.30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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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전 길모퉁이에 이르렀어요. 그 모퉁이에 뭐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가장 좋은 것이 있다고 믿을 거예요. 길모퉁이는 그 나름대로 매력이 있어요, 아주머니. 모퉁이를 돌면 무엇이 나올까 궁금하거든요. 어떤 초록빛 영광과 다채로운 빛과 어둠이 펼쳐질지, 어떤 새로운 풍경이 있을지, 어떤 낯선 아름다움과 맞닥뜨릴지, 저 멀리 어떤 굽이 길과 언덕과 계곡이 펼쳐질지 말이에요.


- 빨강 머리 앤 대사


 

위의 문장은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라는 책에 나와 있는 문장 중 하나이다. 그리고 이번 리뷰의 제목에 ‘모퉁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게 된 이유이기도 하다. 항상 책을 읽기 전에는 책을 읽고 나서 어떤 생각을 가지게 될지 두근거리는 마음을 가지고 읽게 되고, 읽을 때는 모든 부분에 매력을 느끼고 다양한 생각을 하면서 또 어떤 내용이 나올지 궁금하게 하고, 다 읽고 나서는 다음 번에 읽을 때나 다시 곱씹으면서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 기대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책을 좋아하는 나에게는 모든 책이 새로운 모퉁이를 도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책을 읽고서 내가 몰랐던 역사의 한 페이지에 대해서 알기도 하고, 어릴 적 읽었던 명작 동화나 이야기의 실상이나 작가에 대한 잘 몰랐던 이야기에 대해서 알게 되기도 했다.

 

이전에 「캐드펠 수사 시리즈」를 읽으면서 내가 세계사에 얼마나 흥미가 있었는지를 깨달았고 와닿았다고 했었다. 한국사에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외국의 역사에 대해서 알게 되는 것도 좋아했지만 세계사라는 과목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던 나였지만 책을 읽고 나서 단지 첫 발걸음이 어렵게 시작되었기에 관심이 없다고 느낀 거였지 사실은 내가 좋아하는 다른 것만큼 큰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번 책을 읽으면서도 비슷한 생각이 들었다. 세계사에 얼마나 흥미로운 내용이 많은지. 또 더 알고 싶은 내용들이 무척 많다는 것을.

 

그리고 어렸을 적부터 다양한 책을 읽고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알고 있던 건 있었는데 연결이 안 되어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그게 관련된 내용이라는 것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읽고 나서 내 머릿속에 있던 지식이 서로 연결되거나 사실은 같은 내용이었음을 인지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내가 새로운 책을 읽고 알지 못했던 지식을 접하는 걸 좋아한다. 물론 그러한 다른 이유도 많지만, 이렇게 전에는 몰랐던 내용들을 알고 다시 생각이 재정립되는 걸 실시간으로 느끼며 책을 읽는 것은 나에게 무척이나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이야기 다른 역사 시리즈 Vol.1 서양사편


 

백마 리커버-표지 2(띠지).jpg

 

 

이 책을 처음 봤을 때 나는 시리즈 이름이 왜 ‘다른 이야기 다른 역사 시리즈’인지 궁금했다. 그 이유가 책의 시리즈 출간 서문에 적혀 있었다.

 

 

“나는 믿는다. 이야기와 역사를 읽고 현실을 의식적으로 새롭게 이야기하는 힘으로 삶을 바꾸고 세상이 나아지는 데에 기여할 수 있다고.”

 

“다른 이야기를 알면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각각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와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의 서문에 쓴 말입니다. 시리즈 제목은 여기에서 따왔습니다.

 

-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 시리즈 출간 서문 中

 

 

‘다른 이야기 다른 역사 시리즈’라는 시리즈 이름이 작가가 쓴 두 권의 책의 서문에 있는 문장에서 따온 것이었다. 이렇게 궁금증은 해결되었는데, 여전히 왜 책의 제목이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책에 전보다 더 많은 매력을 느끼며 책을 읽게 되었다.

 

‘다른 이야기 다른 역사 시리즈’는 풍부한 상상력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명작 속 숨은 뒷이야기를 파헤쳐 흥미진진한 역사 속으로 안내한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가 서양사 편의 1편이고, 2편인 서양사 심화 편은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라는 제목을 갖고 있다. 이후 동양사(3편), 한국사(4편), 여성사(5편)이 출간될 예정이라고 한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라는 제목을 가진 이 책은 4부로 이루어져 있다. ‘세계사의 악당, 조연, 그리고 마녀(1부)’, ‘잘난 영웅, 억울한 영웅, 이상한 영웅(2부)’, ‘욕망이라는 이름의 역사(3부)’, ‘역사는 비슷한 운율로 반복된다(4부)’

 

부별로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데 책을 열심히 읽다 보면 반가운 마음과 새로운 마음, 그리고 약간의 배신감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책의 서문에 나와 있는 환상이 다 깨졌다거나 동심을 잃어버려서와 같은 이유로 드는 배신감은 아니다. 그저 어릴 적 재미있게 읽었던 책에 숨겨진 진실을 알아버려서 다시는 전에 읽었던 눈으로 그 책을 읽을 수 없기에 느끼는 배신감일 뿐. 책이 저술된 당시의 역사적 배경과 책만을 보고 알 수 없었던 내용에 대해 알게 되면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었기 때문이다. 전에 알지 못했던 것을 알고 다시 세상을 보면 새롭게 보이는 것처럼 몰랐던 걸 알고 그 책을 다시 읽게 된다면 전과는 다른 시선을 가지고 다른 느낌이 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책을 읽다 보면 독자의 독서를 돕기 위한 여러 지도를 마주할 수 있다. 이해하기 쉽도록 짧게나마 담긴 역사적인 사실과 지도들을. 그리고 내용을 읽다 보면 지도와 반복해서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해보고, 새로운 지식을 쌓을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반가움, 새로움, 배신감


 

무엇이 반가운가 하면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여러 명작 동화의 이야기와 그의 등장인물, 작년에 접하고 내용을 찾아보면서 알게 되었던 노트르담 드 파리의 꼽추 이야기, 겨울왕국 등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노트르담 드 파리의 뮤지컬에 대한 내용을 작년에 찾아보지 못했더라면 이야기에 이만큼이나 흥미를 느끼고, 또 쉽게 읽어내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더 반가웠던 것 같다.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작년에 찾아보고 알게 되었던 해당 뮤지컬의 줄거리를 알게 되었고. 작년에 노트르담 드 파리라는 뮤지컬에 대해서 찾아봤던 이유는 그 뮤지컬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보러 가지 않았고, 그렇게 기억 저 너머로 사라졌던 뮤지컬을 보고 싶었던 마음은 이번에 책을 읽으면서 후회와 아쉬움으로 되살아나기도 했다. 그전까진 몰랐던 뮤지컬이었지만 알고 나서는 많이 보고 싶었던 뮤지컬이었고,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던 뮤지컬이었기에 아쉬운 마음이 더 크게 들었던 것 같다.

 

겨울왕국의 경우에는 안나에게 사랑을 속삭이던 한스 왕자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첫째가 아닌 둘째나 그 이후의 왕자들이 세상을 돌아다니던 이유가 있음을 말하고, 그런 새로운 시각으로 영화를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도와주는 내용이었다. 사실 책을 읽는 걸 좋아하는 나였기에 과거에 첫째가 아닌 자식들은 잘 상속받지 못하고 알아서 살길을 찾아야 했음을 알고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걸 겨울왕국에 접해서 생각해 보지는 못했었다. 어쩌면 너무 좁게만 바라봤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둘 다 알고 있는 지식이지만 서로 연결하지 못했던 것처럼 더 확장지여 연결할 수 있을 또 다른 것도 많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여러 명작의 이야기와 등장인물의 경우, 반가움뿐만 아니라 새로운 마음도 동시에 들었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그 명작들의 원작에 대한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전에 유튜브에서 백설 공주나 헨젤과 그레텔과 같은 전 세계의 사람들에게 익숙한 전래동화가 사실은 매운맛이 듬뿍 담긴 내용이었거나 잔혹한 내용을 담고 있었다는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도 꽤 충격을 받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더 자세하게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번엔 새로움에 대해서 이야기해 볼까 한다. 조금 전에 다뤘던 겨울왕국 이야기 말고도 삼총사나 레미제라블과 같은 내용에 대해서이다.

 

삼총사라는 책을 다 읽고 나서 들었던 생각 중에 작가와 같은 생각이 하나 있었다. 달타냥까지 하면 모두 4명인데 왜 삼총사지? 하지만 나는 여기서 그치고 다른 책을 읽으러 떠났을 뿐, 궁금증을 해결하려 하지는 않았다. 그저 그런 이유가 있겠지-라는 마음으로 넘겨버렸다. 그리고 그 궁금했던 걸 이번 기회를 통해 풀게 되었다. 「삼총사」의 주된 이야기 안에서 달타냥은 아직 총사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네 명이 함께 뭉쳐 다녀도 진짜 총사는 셋이었게 때문에 제목이 ‘삼총사’가 된 것이었다. 그리고 생각해 보지 못했지만 ‘총사’라는 직위를 가진 사람이 칼로 싸우는 것에 대해서도 새로운 걸 알게 되었다. 우리 역사 속의 암행어사가 마패를 들고 다니는 이유가 증명을 위해서였듯이 총사가 총을 들고 다니면서도 칼로 싸웠던 이유가 총사라는 걸 알리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또 삼총사 안에서도 짧게 반가움을 느꼈다. 결투할 때 장갑을 벗어 던지는 것에 대한 내용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레미제라블의 경우, 내가 좋아하는 명작 동화 중 하나이다. 그런데 책 내용 중, 어떤 문장을 읽고 무척이나 놀라웠고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장 발장’과 ‘레미제라블’이라는 제목을 가진 이야기가 사실은 같은 이야기임을 명확하게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사실 흐릿하게는 알고 있었을지도 모른다. 겹치는 등장인물이 있음을 알고는 있었기 때문에. 하지만 그에 대해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같은 이야기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이처럼 내가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이 꽤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이는 책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에서도 자주 일어날 수 있는 일이므로.

 

마지막으로 어떤 내용이 나에게 배신감을 가져다주었을까? 바로 「마지막 수업」이라는 동화였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라는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 수업」이라는 제목을 읽었을 때 처음에는 낯설었다. 그래서 내가 읽어보지 못했던 이야기를 다루는 내용이구나 하면서 읽었었다. 하지만 더 읽다 보니 점점 내용이 생각났다. 알고 보니 읽었던 책이었고, 유명한 이야기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에 신나서 읽어나가던 나는 배신감을 느끼게 되었다.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읽기 전까지는 인지하지 못했던 이상함과 오해 때문이었다. 「마지막 수업」에 대한 부분은 「마지막 수업」에 대한 오해를 사람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한 가정으로 시작한다. 작가가 해당 가정을 넣지 않았더라면 이해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렸거나 이만큼 배신감이 들지 않았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 어쩌면 아 그렇구나 하고 그저 그런 내용을 읽은 것처럼 무심코 넘겨버렸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글을 쓰는 지금 생각해 보면 이게 바로 공감대 형성의 중요성인가 싶다. 해당 가정으로 나에게 더 가까운 이야기로 와닿지 않았더라면 이렇게까지 공감하지 못할 것이고 배신감을 크게 느끼지 못했을 것 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많은 생각과 감정이 들게 했던 「백마 탄 왕자들은 왜 그렇게 떠돌아다닐까」를 읽고 나서 나는 또 다른 숨겨진 이야기에는 무엇이 있을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다른 이야기 다른 역사 시리즈의 2편인 서양사 심화 편 「고양이는 왜 장화를 신었을까」를 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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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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