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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겨울의 느린 도착, 그리고 일상의 속도 [사람]

by 이수진 에디터
2024.11.29 01:38

 

 

올해 겨울은 마치 천천히 고민하며 걸어온 듯하다. 보통 수능 즈음이면 한파가 몰아치고 롱패딩으로 무장한 학생들이 거리를 채우기 마련인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

 

가을이 예상보다 길게 머물렀고, 마치 겨울이 올까 말까 망설이는 것처럼 따뜻한 날씨가 계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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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이번 주 첫눈이 폭설처럼 쏟아지며 순식간에 겨울이 시작됐다.

 

이 갑작스러운 변화는 색다르게 느껴졌다. 언제나 빠르고 일정했던 계절의 흐름이 이번에는 머뭇거렸고, 그 덕에 나도 자연스럽게 일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다. 겨울이 느리게 온 만큼, 나도 올해 조금 느리게 걸어가는 삶을 배우고 있는 것 같다.

 

 

 

새로운 도전 속에서의 성장


 

이직은 늘 큰 변화다.

 

올해 나 역시 새로운 분야로의 도전을 선택하며 큰 결정을 내렸다. 처음에는 걱정도 많았다. 익숙하듯 익숙하지 않은 환경을 뒤로하고, 완전히 새로운 영역에서 나를 다시 증명해야 한다는 부담이 컸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점점 적응했고, 좋은 동료들과의 협업 덕에 자신감을 하나 둘 느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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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올해 느낀 건 스스로를 대하는 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였다.

 

예전에는 “더 잘해야 해”라는 압박 속에서 내 부족함만 바라보았다면, 이제는 “이 정도면 충분히 잘하고 있어. 더 잘할거야”라는 인정과 격려를 스스로에게 줄 수 있게 되었다. 새로운 곳의 분위기 또한 이런 방식의 응원을 조용히 전해주기 때문에 나 또한 더 열심히 스스로 할 일을 찾아가는 과정에 있는 것 같다.

 

이런 변화로 조금씩 과정 자체를 즐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매일 작은 성취를 이루며 스스로에게 “잘하고 있어”라고 말할 수 있는 지금이, 예전보다 훨씬 행복하다.

 

일이라는 것이 단순히 성과를 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과정에서 내가 어떻게 성장하고 있는지를 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배운 한 해였다.

 

 

 

예술, 그리고 관심의 확장


 

올해는 예술을 보는 시야가 한층 넓어진 해이기도 했다. 작년에는 발레에만 관심이 있었는데, 올해는 무용 전반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었다.

 

특히 무용 경연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를 통해 무용수들의 삶과 열정을 가까이 볼 기회가 있었다. 그들의 움직임은 단순한 동작을 넘어, 표현의 언어였다. 한국무용에서 느껴지는 섬세한 선과 전통의 무게, 현대무용의 자유로운 몸짓에서 전달되는 강렬함은 모두 나에게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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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공연을 자주 보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쉽지만, 내년에는 더 적극적으로 예술과 가까이하려는 다짐을 하고 있다.

 

내가 어떤 형태로든 예술을 경험할 때마다 삶이 조금 더 풍요로워지는 것을 느낀다. 공연장의 어두운 조명 아래서,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생생한 움직임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삶의 또 다른 가능성을 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여행의 즐거움


 

올해는 유난히 여행이 많았던 해였다. 코로나로 꽁꽁 묶였던 시간이 풀리면서, 한동안 누리지 못했던 자유를 마음껏 만끽할 수 있었다. 호주에서는 끝없이 펼쳐진 자연과 도시의 조화 속에서 느긋함과 여유를 배웠고, 필리핀에서는 현지인들의 환한 미소와 시원한 바다에서 느린 삶의 기쁨을 맛봤다.

 

무엇보다 연말에는 유럽으로 떠나는 크리스마스 여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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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그 안에서 얼마나 새로운 나를 발견할 수 있느냐의 문제였다.

 

낯선 곳에서의 작은 골목 현지 가게의 경험, 낯선 나라에서의 익숙한 감정이 모두 내 안의 다른 감각들을 깨우곤 했다. 그 과정에서 나는 나를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삶을 보는 시야도 조금씩 넓어졌다.

 

여행은 이제 나에게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삶의 중요한 축이 되고 있다.

 

 

 

느리게, 그러나 충만하게


 

올해를 돌아보면, 나는 처음부터 빠르게 달리려고 애쓰지 않았다.

 

겨울이 천천히 온 것처럼 나도 조금 느긋하게 삶의 흐름을 따라갔다. 덕분에 더 많은 것들을 발견할 수 있었고, 매 순간을 더 온전히 느낄 수 있었다.

 

새로운 도전에서 얻은 성취, 예술로 확장된 시야, 그리고 여행으로 채워진 경험들이 모두 모여 올해를 특별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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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에도 이런 느림의 미학을 이어가고 싶다. 세상이 빨리 움직이더라도, 나는 나만의 템포를 유지하며 소소한 행복과 충만한 순간들을 하나씩 채워갈 것이다.

 

느리지만 꾸준히, 삶을 풍성하게 만들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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