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스크린에서 느꼈던 감동, 공연장에서 만나다 - 한스 짐머 영화음악 콘서트2024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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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음악계의 거장,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는 한스 짐머다. 영화관에서 들리는 그의 광활한 음악 스펙트럼은 늘 감탄을 자아내게 만든다. 스크린에 압도되어 음악이 묻힐 법 하지만, 오히려 그의 음악은 장면을 뚫고 섬세하게 들린다. 적재적소에 맞는 장면에서 울려 퍼지는 사운드는 생생한 몰입감을 더해준다.
참고로 필자는 영화 <듄>을 애정한다. 한스 짐머의 음악 덕분에 5번 관람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음악은 평범하지 않다. 한스 짐머가 출연한 다큐멘터리에서도 보았듯이, 오랜 고뇌와 성찰 끝에 탄생한 작품이다.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알 것이다. 그가 만들어낸 음악은 우리 귓가에 이미 친숙할 정도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첫 도입부만 들어도 한스 짐머의 음악이라는 걸 단박에 알아채는 행위는 그의 뛰어난 천재성을 설명해 준다.
한스 짐머의 대표 곡이 담긴 영화 <인터스텔라>, 영화 <인셉션>, 영화 <캐리비안 해적> 등 할리우드 영화계를 휩쓴 작품이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의 웅장한 음악 세계를 재현해 줄 'WE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공연이 올 11월 서울에서 콘서트가 개최되었다. 2021년 첫 공연을 보인 '한스 짐머 영화 콘서트'는 뜨거운 반응을 얻어 22년과 24년에 관객들을 다시 찾았다. 벅찬 감동을 안고 갔다는 관객들의 호평을 통해, 오케스트라 공연의 위상을 체감할 수 있다.
본 공연은 단순한 영화 음악을 재현한 공연이 아니다. 클래식, 대중음악, 전자음악 등 다양한 악기의 조화로 만들어낸 음악을 오케스트라 공연으로 만날 수 있다. 'WE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만의 웅장함과 한스 짐머의 광활한 음악세계가 만나, 관객들에게 신선한 음악을 선사했다.
극장에서 듣다가, 공연장에서 영화 음악을 접하게 되면 감동 포인트가 다르다. 영화관에서는 장면에 몰입해 주인공에게 감정 이입했다면, 공연장에서는 오로지 음악에만 집중하게 된다. 잔잔했던 음악이 점점 커져 감정의 기폭을 오르락내리락하게 만든다. 필자에겐 꽤나 신선한 경험이었다. 공연 초반에는 영화 장면이 내내 떠올랐는데, 공연이 무르익어 갈수록 음악에 온전히 집중했다. 모르는 곡이 절반 정도 됐음에도 불구하고 감동의 크기는 여전했다.
특히 가장 인상 깊었던 음악은 영화 <탑건 매버릭> 재현한 곡이었다. 인기 많은 작품이기에 곡 도입부가 주는 설렘은 누구나 다 느꼈을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공연장을 가득 메 일렉기타 소리는 온몸에 전율을 느끼게 만들었다. 여담이지만, 같이 본 지인도 일렉기타 소리에 반해,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우리가 생각한 일반 오케스트라 연주에서 전자음악까지 더하니, 매력적이었다. 단지 글로만 감동의 크기를 전하자니 너무 아쉽다. 꼭 공연장을 찾아, 오케스트라의 음악을 듣길 바란다. 연주 끝나고도 내내 귓가에 울릴 것이다. 필자는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아직도 여운에 잠겼다. 한스 짐머의 그의 음악은 감격과 벅차오른다는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을 정도다.
음악을 듣자마자 영화의 장면이 머릿속에 재생된다는 건 대단한 일이다. 몇 년 아니 몇십 년 전에 봤던 영화를 잊고 살아감에도 불구하고, 음악만 들으면 다시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맞다, 한스 짐머의 음악이 그렇다. 그의 음악 세계는 단순히 영화라는 형식을 넘어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을 준다.
잠시 일상을 사느라 영화를 오랫동안 보지 못했던 나에게, 이번 공연은 다시 영화를 애정하게 만들어줬다. 영화가 있기에 삶을 사유할 수 있고, 음악이 있기에 다시 장면을 곱씹을 수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오랜 영화 팬이라면 다음에 열릴 한스 짐머 음악 콘서트를 찾아가길 바란다. 스크린에서 느꼈던 감동과 차원이 다를 것이다.
[이지은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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