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owflakes] blueno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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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어진 나뭇잎이 길을 가득 메우는 요즘입니다. 이제 2025년이 다가오는 느낌이 서서히 들기 시작합니다. 개인적으로는 2024년에는 뭘 했고, 2025년에는 뭘 할지 걱정도 듭니다. 점점 남들과 나를 비교하게 되고, 의심하게 되는 일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림을 완성하고 보니, 이번에 그린 페인팅에서는 제가 가진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고 있는 것 같네요.
[bluenote], 30.8 x 41.0, Oil on Canvas, 이상헌
블루스와 재즈에는 bluenote라는 음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스케일에서 벗어난 음이죠. 스케일이 포함된 음은 음악이 자연스럽게 진행되고, 이상하게 들리지 않게 해줍니다. 라이브 재즈 혹은 블루스 바의 연주자들은 이 스케일을 바탕으로 즉흥연주를 이어 나가고 다양한 그루브를 섞어 관객들에게 전달하죠. 하지만, 이 스케일 위에서만 계속 연주하게 된다면, 분명 관객들에게 지루함을 주는 순간이 오게 됩니다. 그럴 때 사용하는 것이 바로 "bluenote"입니다.
"bluenote"는 분명 스케일에서 벗어난 음이지만, 스케일과 적절히 섞여 관객에게 전달될 때 예상치 못한 감동과 즐거움을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저 잘못된 음일 뿐이었지만 이젠 곡에 다양성을 더하고 심지어 포인트가 되기도 하는 음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잘못된 음"이라는 건 사실 존재하지 않았죠. 곡 안에서 앞과 뒷부분의 연결, 흘러가는 리듬, 분위기에 따라 얼마든지 다양하게 쓰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일이 본인의 인생에서 bluenote일 수도 있고, 혹은 자기 자신이 자신의 집단에서 bluenote일 수도 있죠. 다양성이 사라진 인생은 지루하고, 다양성을 잃은 집단은 도태되기 마련입니다. 남들과 같은 모양으로 자신을 끼워 넣지 않아도 됩니다. 억지로 모양 틀에 자신을 끼워 맞출 때, 더 작아지기 마련이니까요.
그래서 "때론 다름이 지루함을 덜어주고, 다양성을 더해주는 요소가 될 수 있음"을 페인팅으로 표현해 보았습니다.
[이상헌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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