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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인사이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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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인생에서 얼마나 많은 선택을 할까? 아침에 알람 소리에 눈을 뜰 때부터 대다수가 선택의 기로에 선다. "5분만 더 잘까, 말까?” 인간은 끝도 목적지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인생이라는 길을 걸어가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선택지를 마주한다. 아침 알람처럼 사소한 선택지면 큰 고민 없이 고르겠지만, 인생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인생 일대의 선택지가 예고도 없이 우리를 찾아온다. 매우 중요한 선택에 놓이게 된 인간은 자꾸만 ‘만약’을 찾게 된다. ‘만약 다른 선택을 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이 꼬리를 문다.
 
 
 
‘만약’으로 시작해 리즈와 베스로 나눠진 두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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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과 끝 만남과 이별
갈라진 길 갈라진 마음
만약 모든 미래를 알 수 있다면
넌 어떤 길을 따라갈까?
선택은 하나뿐이야
 
- WHAT IF
 
 
뮤지컬 <이프덴>은 위와 같은 질문의 결과를 무대 위에 구현한다. 미국 뉴욕을 배경으로 서른아홉을 눈앞에 둔 평범한 여성 엘리자베스의 인생을 독특한 방식으로 그려낸다.
 
주인공 엘리자베스는 이혼 후 새로운 삶을 위해 뉴욕으로 돌아온다. 10여 년 만에 뉴욕에 온 첫날, 메디슨 스퀘어 파크에서 새로 사귄 이웃 케이트와 대학원 동창 루카스를 동시에 만난다. 케이트는 엘리자베스를 ‘리즈’라는 애칭으로 부르고, 루카스는 ‘베스’라고 부른다.

엘리자베스는 기타 연주를 감상하러 가자는 ‘케이트’와 주거환경 개선 시위에 참여하자는 ‘루카스’ 중 누구를 따라나설지 선택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작품은 엘리자베스의 선택에 따라 ‘리즈’와 ‘베스’로 갈라지는 두 삶의 여정을 나란히 배치해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일과 사랑’ 중 리즈는 사랑에, 베스는 일에 집중하며 다른 듯 비슷한 두 삶의 여정이 펼쳐진다.

 
 
엘리자베스가 이끌어 나가는 ‘16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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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이라는 실패를 겪은 후에 시작되는 <이프덴> 속 엘리자베스의 삶은 여전히 망설임과 갈등이 혼재한다. 엘리자베스는 도시 계획학과라는 전공 특성상 끊임없이 확률을 계산하고 철저한 설계를 지향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런 그녀는 언뜻 보기에 부족함 없이 멋지고 당당한 커리어 우먼이다. 그러나 엘리자베스의 인생은 설계 계획대로 순탄히 흘러가지만은 않는다. 마흔을 앞둔 나이임에도 실수를 겪고 예상치 못한 우연과 일들에 당황하는 엘리자베스를 보다 보면 묘한 위안을 얻기도 한다.
 
<이프덴>은 인터미션을 포함해 160분이라는 긴 러닝타임으로 진행된다. 주인공인 엘리자베스는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거의 모든 장면에 등장한다. 특히 리즈와 베스라는 두 인생의 서사를 모두 보여줘야 하는 극 특성상 캐릭터 전환과 감정선의 변화가 쉴 새 없이 이뤄진다. 즉, 극을 이끌어나가는 엘리자베스역 여성 배우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대다수의 대극장 및 중극장 뮤지컬이 남성 배우와 남성 주인공 역할을 전면으로 내세운 것에 반해, 30대 후반의 평범한 여성의 삶을 조명하는 <이프덴>은 조금 특별하게 느껴진다.
 
 

‘다양성’을 포용하는 뉴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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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프덴>은 리즈와 베스의 삶을 중심으로, 엘리자베스 곁에 다양한 사람들이 어우러져 지내는 뉴욕의 모습을 그려낸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은 마주하게 되는 사랑과 우정, 이성애와 동성애, 결혼과 비혼 또는 이혼, 출산과 죽음, 공익과 사익, 개발과 환경 등의 여러 키워드를 다룬다. 작품의 배경이 되는 뉴욕 속 다양한 사람들의 정체성과 도시가 지닌 양면성을 자연스레 보여준다.
 
레즈비언 커플인 케이트와 앤, 게이 커플인 루카스와 데이빗이 그 예이다. 루카스는 뉴욕시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시민단체 활동가이기도 하다. 같은 세상에 공존하지만 약자 혹은 소수자라는 이유로 쉽게 지워지는 비주류의 목소리를 담아냈다는 점은 <이프덴>의 또 다른 매력 포인트이다.
 
 
 
수많은 ‘선택’ 끝에 결국 남는 것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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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모든 순간은 이 순간에 일 분 일 초 모두 이곳에
지금의 날 만든 선택들 다가올 사건과 사고들
모든 것이 내 안에 있어 
내 마음 속에 나의 생각 속에
 
- ALWAYS STARTING OVER
 
 
매 순간의 선택에 ‘만약 ~하면(IF)’과 ‘어떻게 될까(Then)”을 고민하는 우리의 모습은 조금이라도 더 ‘좋은’ 선택을 하고 싶은 마음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이프덴> 속 엘리자베스의 계속되는 선택에는 절대적인 ‘좋음’도 ‘옳음’도 없다. 리즈와 베스 모두 인생 속 일련의 선택으로 인해 고통을 겪게 된다. 자신의 선택이 모든 걸 망쳤다고 말하며 자책하기도 한다.
 
후반부에 이르러 ‘만약 처음으로 돌아간다면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라는 질문에 엘리자베스는 더 이상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돌아보고 후회하지 않기를 ‘선택’한다. 그 수많은 선택과 아픔, 상처, 그리고 깨달음을 얻음으로써 지금의 엘리자베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과거의 선택을 고민하던 모습에서 벗어나, 엘리자베스는 지금 이 순간에 놓인 인생과 미래를 향해 또다시 나아가기로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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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눈 앞에 나타난 삶에 
망설이지마 뛰어 들어
그래 기회는 한 번뿐이야
너의 선택 하나 뿐이야
 
- WHAT IF
 

‘내가 선택한 순간, 세상이 바뀌었다’. 초연 때부터 <이프덴> 포스터에서 빠지지 않은 문구이다. 우리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건 무엇일까? 매 순간의 ‘선택’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선택을 내리는 ‘내’가 아닐까? 타인의 말에 흔들리지 않고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체적인 선택을 내리는 것, 그리고 그런 나를 믿고 삶에 적극적으로 뛰어 드는 모습이 인생에 정말 필요한 자세라는 생각이 든다.
 
다가오는 연말에 어떤 뮤지컬을 볼지 고민이 된다면, 주저 없이 <이프덴>을 ‘선택’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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