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여성 솔로 아티스트 시대가 도래했다?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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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국내부터 해외를 전부 강타한 음악이 있다. 바로 에스파 카리나의 솔로곡 ‘UP’이다. 이는 콘서트에서 퍼포먼스가 처음으로 공개된 후부터 댄스 챌린지를 통해 큰 인기를 얻었고, 음원을 원하는 팬들도 많았다. 지난 10월 9일, ‘UP’ 음원을 정식으로 발매한 후 단숨에 음원 차트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카리나의 첫 솔로곡이자, 단독 작사로 큰 화제가 되었다.
특히 기존의 에스파 컨셉과 정체성을 저해하지 않으면서도, 카리나의 매력을 살릴 수 있는 곡으로 그룹과 솔로 둘 다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었다. 특히 카리나 특유의 카랑카랑하면서도 허스키한 음색과 피지컬에 어울리는 안무 등 모든 부분에서 아쉬운 것이 없을 정도로.
카리나와 더불어 여자 솔로 아티스트의 컴백 시기가 겹치게 되며 현재 '여자 솔로 아티스트의 시대'라고 불릴 만큼 나란히 큰 인기를 끌었다. 그중 특히 블랙핑크 멤버들이 개별 활동을 시작하며 본격적인 솔로 아티스트로 대중 앞에 서게 되었는데, 제니와 로제의 곡을 중점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여성들을 위한 주문, 'Mantra'
10월 11일 발매한 제니의 ‘Mantra’는 제니가 개인 소속사 설립 이후 처음 내놓는 곡이라 의미가 깊다. 무엇보다 세계 소녀의 날에 발매하며, 오직 여성 댄서들만 등장하는 이 곡에는 여성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이 담겨져 있다. 한 마디로 예쁜 여성들을 위한 주문. 당당하게 본인만의 매력을 만들어가는 것을 응원하며, 여성의 독립성과 자신감을 주제로 한 곡이다. 또한 ‘여성들을 다 지킨다’는 일부 가사를 통해 여성들 간의 우정에 대한 메시지도 전달한다.
그동안 남녀 간의 사랑 이야기를 전했던 그룹 활동 때와는 다르게 주체적인 여성들 간의 우정을 노래하며 많은 대중의 놀라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소속사 설립 이후 첫 곡이자 제니가 작사, 작곡에 모두 참여한 모습을 통해 그동안 제니가 하고 싶었던, 제니만 할 수 있는 이야기로 돌아온 듯하다. 전체적인 곡의 분위기나 영어 가사 등을 봤을 때 해외를 겨냥한 곡으로 보였지만, 한국 음악방송에도 출연하며 국내 팬들과의 소통도 꾸준히 이어갔다.
하지만 대중의 생각이 각각 다른 만큼, 이들의 곡이나 컨셉을 부정적으로 보는 대중도 존재했다. ‘Mantra’ 가사에 등장하는 ‘pretty girl’을 두고 예쁜 여성만을 대상으로 말하는 것으로 해석하거나, 기존 제니가 보여왔던 ‘SOLO’, ‘You & Me’와는 완전히 다른 컨셉에 거부감을 느낀 것이다. 이는 아직 미디어 상 여성들 간의 우애 및 우정과 관련된 소재를 많이 다루지 않을 뿐더러, 이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확립되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슈스들이 말아주는 B급 감성, 'APT.'
블랙핑크 로제 또한 12월 6월 첫 정규 앨범으로 돌아오는데, 그 전 브루노 마스와의 듀엣곡 ‘APT.’를 선공개하며 화제가 되었다. 이는 로제가 한국 술게임 중 하나인 ‘아파트’에 착안하여 만든 곡이라고 전해졌다. ‘APT.’는 지금까지 보여준 로제의 곡 및 분위기와 다르게, 통통 튀고 장난스러운 곡이다. 후렴에서 ‘아파트’라는 단어가 반복되는 이 곡은 수능 금지곡이라고 불릴 만큼 중독성이 높아 누구나 쉽게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팝스타와 브루노 마스와 함께한 곡인 만큼 ‘슈스들이 말아주는 B급 감성’으로 인기가 확산되었다. 이후 아파트 게임은 물론, 한국 술까지 인기를 얻으며 어쩌다 보니 K-술게임 홍보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하지만 가사가 별다른 의미 없이 반복되며 챌린지성 음악 같다는 등 곡의 퀄리티 차원에서 실망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정규 앨범 발매 전 선공개곡으로는 이목 끌기 좋은 곡이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APT.'가 로제의 음색이 R&B나 재즈 같은 곡에만 잘 어울린다는 대중의 편견을 완벽히 깨주는 곡이었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경쾌한 락 음악 장르에도 잘 어울리는 음색이며, 로제가 소화할 수 있는 장르의 폭이 넓다는 점도 대중에게 알릴 수 있었다.
또한 로제가 부르던 창법이 달라진 점도 신의 한수라고 볼 수 있다. 평소 로제의 독특한 음색을 좋아하는 필자 또한 가끔 로제의 창법이 소리 내기 힘겨워 목이 상할 수도 있겠다고 느꼈는데, 이번 'APT.'를 통해 그러한 점이 개선되고 적절한 톤을 찾은 것 같아 다행이었다. 팬 입장에서도 더 듣기 편해지고, 로제 또한 더 편안하게 부를 수 있는 창법이 아닐까. 개인적으로 조금 더 시원시원하게 들리고, 앞부분에서는 툭툭 내뱉는 듯한 느낌도 좋았다. 브루노 마스가 로제의 보컬 디렉팅에도 참여했다고 밝혀졌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좋은 방향으로 개선된 것이 아닐까 감히 예상해본다. 실제 정규 앨범은 어떤 컨셉과 장르를 보여줄지 아직 모르겠지만, 로제의 새로운 도전이 돋보였던 곡이라고 생각한다.
블랙핑크 리사 또한 ‘Moonlit Floor’로 신곡을 발표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수 또한 소속사를 설립하는 등 블랙핑크는 개별 활동 또한 성공적으로 해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블랙핑크 멤버 전부 각자의 자리에서 끝없는 도전을 하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점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앞으로 K-POP 솔로 아티스트의 전망은?
약 몇 년 전에 여성 솔로 아티스트의 시대가 도래했던 것처럼, 요즘 다시 그 시대가 온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사실 솔로 활동은 그룹 활동에 비해 더욱 주목받거나 자리잡기 어렵기에, 함부로 '솔로 아티스트의 붐'이라고 표현하기 항상 어렵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요즘에는 그룹 활동 중간에도 솔로로서의 활동에 도전하는 아이돌도 많아지며, 조금 더 많은 아티스트들이 솔로 활동에 도전할 수 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룹 활동 때와는 다른 컨셉과 분위기로 솔로 활동을 이어오는 아티스트들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더 많은 아이돌이 솔로 활동을 통해 그룹 활동에서 보여주지 못했던 자신만의 매력, 음색 등을 최대한 보여주길 바란다.
[정민경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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