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Runaway: 칸예가 건네는 불완전한 이들을 위한 축배사 [음악]

글 입력 2024.10.17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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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Kanye West는 한국에서 열린 리스닝 파티에서 그의 첫 번째 정규 앨범 The College Dropout 부터 가장 최근에 발매 했던 Donda 까지, 총 53곡을 연달아 부르는 등 말 그대로 영혼을 쏟아넣은 예상치 못한 공연으로 화제가 됐습니다. 또한 그는 한국에 대한 애정을 꾸준히 드러내고 있는데요. 한 인터뷰에서 그는 한국의 높은 자살률과 낮은 행복도를 언급하기도 했으며, 리스닝 파티에서 “모두 괜찮아질 거야” 라는 말과 함께 기도를 올렸다고합니다. 이는 한국을 향한 그의 따뜻한 마음을 엿볼 수 있는 순간이었으며, 그런 그에게 감사의 뜻을 담아, Kanye의 커리어를 대표하는 곡 “Runaway”를 소개합니다.

 

 

 

 

Kanye West와 Runaway의 탄생

 

2010년 My Beautiful Dark Twisted Fantasy가 발매될 당시, Kanye West는 세간의 혹독한 비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그의 잦은 논란과 파격적인 언행은 끊임없이 대중과 미디어의 구설수에 오르내렸고, 그는 하와이로 도피하듯 떠나 앨범 작업에 몰두했습니다. 그 속에서 탄생한 “Runaway”는 미디어와의 불편한 관계, 연인과의 갈등, 그리고 스스로 드러내기 두려운 내면의 추악함에 대한 Kanye의 고백과 투쟁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곡이 단순한 자전적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 이유는, Kanye가 그 투쟁의 대상을 인종이나 국적, 성별을 초월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도록 의도적으로 모호하게 남겨두었다는 점입니다.

 

 

음악적 구성과 감정의 표현

 

“Runaway”는 단순하지만 아이코닉한 피아노 연주로 문을 엽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부서질 듯한 단음의 피아노 소리는 곡의 긴장감과 불안한 감정을 자아내고, 뒤이어 나오는 낮고 무거운 신스 베이스와의 대조적인 음향은 감정의 복잡성과 내적 갈등을 표현하며, Kanye의 곡 전반에 흐르는 내면의 혼란과 불안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합니다.

 

 

자기 직면의 외침

 

“Look at ya!, Look at ya!, Look at ya!”

 

인트로에서 Kanye가 반복하는 이 구절은 단순한 외침이 아니라, 너 자신을 똑바로 보라는 자기 직면의 외침입니다. 스스로의 실수와 결함을 회피하지 말고 직시하라는 메시지로, 곡을 관통하는 중요한 주제를 드러냅니다. 그는 Runaway를 통해 자신의 결점을 숨기지 않고 되려 관객 앞에 적나라하게 펼쳐 보이며, 그 속에서 느끼는 자기파괴와 구원의 갈망을 솔직하게 노래합니다.

 

 

Runaway: 바보들을 위한 축배

 

“And I just blame everything on you.”

(난 또 네 탓을 하겠지)

“Let’s have a toast for the douchebags.”

(바보들을 위한 축배를 들자)

 

Kanye는 한 인터뷰에서 "Toast for the douchebags"(바보들을 위한 축배)라는 표현으로 Runaway를 함축했습니다. 이 축배는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남 탓을 하며 문제를 회피하는 어리석은 이들에게 바치는 일종의 자조적인 선언입니다. 그는 자기 자신을 포함해 우리 모두가, 어느 순간엔 그러한 ‘douchebags’가 되기도 한다고 고백합니다. 누구나 실수하고, 문제의 책임을 외면하거나 다른 사람에게 떠넘기며 살아갑니다. 하지만 Runaway에서 Kanye는 단순히 이런 실수를 꾸짖는 대신, 그 부족함을 인정하고 되려 축배를 듭니다. 이 축배는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 실수를 하고도 고개를 들지 못하는 이들, 그리고 불완전함을 두려워하는 우리 모두를 위한 것입니다.

 


불완전함을 끌어안다.

 

저도 때때로 자신을 이기적이고 부족하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그런 바보들을 위한 축배라니, 이 곡이 더 와닿는 이유입니다. 누구나 스스로가 싫어질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결점을 직시하고 인정하는 용기,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게 조금 더 너그럽게 대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지는 것입니다. 모두는 부족하다는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여전히 축배를 들 자격이 있습니다. Runaway는 그런 바보들을 위한 축배이자, 그 모든 사람을 위한 용서의 제스처입니다.

 

 

[국범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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