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툴루즈 로트렉: 몽마르트의 별 - 톨루즈 로트렉 탄생 160주년 기념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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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슬비와 함께 찾아온 가을날, 툴루즈 로트렉: 몽마르트의 별을 관람하기 위해 마이아트뮤지엄으로 향했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은 프랑스 귀족 가문의 출신 미술가로, 현대 그래픽 포스터의 선구자이자 세계 미술사의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벨 에포크' 시대 파리 밤 문화를 특유의 매혹적이며 도발적인 필체로 표현했다. 전시 포스터를 통해 짐작해 볼 수 있듯이 그는 석판화로 유명한 작가이다.
지하에 있어, 전시회장의 규모가 작을 거란 예상과 달리, <툴루즈 로트렉: 몽마르트의 별>은 총 159점의 석판화 명작들로 가득 차 있었다.
위대한 예술가의 전시회에서는 무언가를 느껴야 할 것만 같은 나름의 강박을 갖는다. 하지만 <툴루즈 로트렉 : 몽마르트의 별> 전시는 달랐다. 전시회장에 들어서자마자 마주한 초록색 벽면은 부담을 갖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주는 것 같았다.
전시는 4부로 구성되었다. 보헤미안, 휴머니스트, 몽마르트의 별 순으로 툴루즈 로트렉의 작품이 펼쳐졌다. 석판화 특징이 잘 드러나는 작품의 과정까지 경험해 볼 수 있었다. 작품마다 그려져 있는 로트렉의 사인이 독특했다. 개인적으로 2부 휴머니스트 전시장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유럽의 어느 미술관을 가더라도, 하층 계급의 사람들을 그린 그림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로트렉 역시 매춘부와 같은 하층 계급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하지만, 그의 작품들은 편안하며, 따뜻하다. 귀족 가문 출신이지만, 유전적 결함과 유년 시절의 사고로 인해 갖게 된 장애 때문일까.
그는 사회적으로 소외된 사람들에게 깊은 공감을 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그 결과 그의 작품들에 나온 사람들은, 사회적인 편견에서 벗어나 자유로워 보인다.
마지막 전시장에는 로트렉과 함께 동시대 프랑스 아르누보 포스터의 황금기를 이끈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볼 수 있었다. 누구나 평등하게 예술을 누릴 수 있다는 아르누보의 철학이 바탕이 된 작품들은 로트렉과 유사성을 보이면서도 고유한 미감이 분명하게 드러났다.
특히 타로 그림처럼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로 가득 찬 알폰스 무하의 <사계>가 눈길을 끌었다.
<툴루즈 로트렉 : 몽마르트의 별> 전시를 보며 프랑스 예술의 시대를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 볼 수 있었다. 무겁고 진지하기만한 작품이 아닌,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그려낸 그의 작품은 왜인지 친근했으며 흥미로웠다.
최근 인테리어 소품들이 과거 유럽풍의 포스터를 모티브로 제작되어서 그런지 툴루즈 로트렉의 포스터 작품은 반가웠다. 읽지 못하는 글자를 한 자 한자 읽어보겠다며 노력 비슷한 집중을 하기도 했다. 그만큼 그의 작품엔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
36세의 이른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예술에 대한 열정이 가득했던 툴루즈 로트렉의 전시는 2025년 3월 3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최서영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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