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툴루즈–로트렉 : 몽마르트의 별> 전시가 9월 14일부터 마이아트뮤지엄에서 시작되었다. 툴루즈-로트렉 탄생 1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된 이 전시에서, 작가의 작품을 통해 ‘휴머니즘’을 엿볼 수 있었다.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은 프랑스 출신 미술가이다. 그는 현대 그래픽 포스터의 선구자이자 세계 미술사의 위대한 예술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힌다. 이 전시를 보기 전까지 그의 그림에 대해 잘 몰랐지만 1부부터 4부까지 짜인 전시를 찬찬히 둘러보며 그의 눈으로 바라보았던 세상을 짐작할 수 있었다.
1부에서 마주한 작품은 그림 속 인물의 표정과 그들의 생각이 생생히 드러나는 작품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물랑 루즈의 영국인 신사>였다. <물랑 루즈의 영국인 신사>를 보며 ‘왼쪽의 여인은 왜 비스듬한 자세를 취하고 있을까?’하는 궁금증이 들었는데 작품 해석을 보며 그 답을 알 수 있었다.
여성에서 쏠려있는 듯한 자세를 보이는 남성은 로트렉의 친구이다. 이 그림은 성적인 분위기를 포함하고 있다. 짧은 순간을 포착하여 사실적이되 보는 사람이 어렵지 않게 장면을 그려 넣어 인상 깊었다. 더불어 사람들로 하여금 두 여성과 남성이 어떤 이야기를 나눴을지 궁금하게 만드는 작품이라고 보았다.
<단두대 앞에 서서>라는 작품 또한 기억에 남는 그림이었다. 단두대 앞으로 끌려가는 죄수와 그를 이끄는 집행자의 모습이 드러난 작품인데 사형수의 얼굴 묘사가 인상적이었다. 병사들에게 둘러싸인 사형수는 어두운 표정으로 단두대를 향해 걸어간다. 죽기 직전 사형수에게 드리운 표정을 그림에 잘 담아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2부에서는 매춘부를 그린 작품들이 제일 기억에 많이 남았다. 생각해 보지 않았던 영역을 성적인 접근 없이 평범하게 그려 넣은 게 흥미로웠다. 로‘트렉은 자신이 직접 가까이에서 관찰하고 경험했던 매춘부 여성의 일상생활을 친밀하게 묘사’하였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을 보면 머리를 푸는 사람, 침대에 누워있는 사람 등 일상적인 행위를 하는 인물들뿐이다.
물론 역동적인 동작을 하는 무용수들을 그려낸 작품도 있다.
<에글랑틴 무용단>이라는 작품에서는 4인조 무용단이 등장한다. 그들은 각자의 옷을 입고 춤을 추고 있다. 보다 큰 동작을 하는 무용수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 넣어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그림에서 자세히 보아야 할 것은 무용수들의 얼굴이다. 그들의 표정은 굳어있거나 어두워 보인다. 서로를 의식하고 있으나 친분이 두터워 보이진 않는다. 해석에서는 ‘그들 사이에서 벌어진 경쟁의식 심리를 반영’한 것이라 적혀있었다.
역동적인 동작을 함과 동시에 서로를 의식해 경쟁하는 인물들의 심리가 한 폭의 그림에 잘 드러나 그림이 무척 재밌다고 느껴졌다.
[3부] 로트렉은 신경이 쇠약해지며 그림을 그릴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계속해 그려나갔다. 이때 그는 과거의 추억을 그림으로 담아냈는데 바로 서커스에 관한 추억이다.
로트렉은 아버지와 함께 관람한 서커스를 떠올리며 작품을 창작하였다. 전시에는 서커스를 하는 인물들의 모습이 담긴 작품이 여럿 있었는데 그가 어떤 마음으로 자신의 과거를 펼쳐보았을지 짐작하게 하였다.
[4부] 마지막 섹션에서는 프랑스 아르누보 포스터의 황금기를 경험할 수 있었다. 화려한 색채와 인물들의 동작, 배경과 그들이 어떤 것을 홍보하는지 너무나도 눈에 잘 들어왔던 작품들이었다. 이미지와 서체와 잘 어우러져 보는 눈이 즐거웠다.
섬세하게 묘사된 옷 주름과 배경의 디테일, 그리고 눈에 단번에 들어오는 색채를 활용하여 인물을 살린 점도 인상 깊었다. 특히 귀여웠던 작품은 <뱅잔의 멸균 우유>라는 작품이었는데 작가가 자신의 어린 딸과 반려묘를 모델로 그린 그림이었다.
세 마리의 반려묘와 예쁜 드레스를 입고 우유를 마시는 아이의 모습이 묘하게 잘 어울려 전시회를 나가기 전까지 눈에 담았던 작품이었다.
이 전시회를 보며 몰랐던 미술 기법과 여러 작가를 알게 되어 좋았다. 로트렉의 생애와 그의 생이 담긴 작품을 볼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