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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드풀과 울버린> 인트로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1편의 인트로 같은 느낌에 다른 히어로라면 꿈도 못 꿨을 미친놈 같은 모멘트가 더해져 기대치를 올렸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 인트로가 제일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는 생각 못 했다.


또 또 그놈의 멀티버스다. 이제 멀티버스가 아니면 다룰 소재가 없나 싶을 정도로 최근에 나온 마블 영화 몇 개만 떠올려 봐도 대부분이 멀티버스 소재다. 처음에야 신선했겠지만 몇 번이고 되풀이되니 그저 식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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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버린의 등장은 반가웠지만 내가 기억하고 있는 울버린은 <로건> 속 울버린이라 그런지 이 영화 속 엑스맨 울버린과 매치가 잘 안됐다.

 

그래서일까. <로건> 속 로건과 로라 서사도 어딘가 얄팍하게 바뀐 것 같았다. 로라가 알고 있는 로건과 로건이 알고 있는 로라는 다르지만 함께 많은 일을 겪었던 사람과 완벽하게 똑같은 외관을 가진 사람이 나타나면 반가우면서 아련하고 기억 못 할 걸 알지만 말 한 번 걸어보고 싶지 않나?


그런데 영화 속 로건과 로라, 특히 로라는 ‘님이 왜 여기..?’하는 표정으로 로건을 바라본다. 로라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시답잖은 말장난으로 시간을 질질 끌더니 막상 로라가 나오고 나서부터는 전개가 빠르게 진행된다. 아무래도 울버린 단독 영화가 아니니 그런 거겠지만 로라를 비롯한 다른 히어로들도 일회성으로 출연한 것 같아 아쉬웠다. 이렇게 등장시켜놓고 이렇게 끝이라고?


1, 2편부터 나왔던 저작권, 판권 드립은 여전히 이번 편에서도 나오는데 너무 쉴 틈 없이 나와서 이제 그만하고 이야기나 진행하라는 말이 턱 끝까지 나왔는데 다 보고 나니 왜 저작권, 판권 드립만 원툴로 쳤는지 알 것 같았다. 곱씹어 보니 데드풀의 입이 쉴 새 없이 움직인 것에 비해 웃겼던 건 고작 몇 번 그것도 대부분 저작권, 판권 드립이었다.

 

내가 서양권에서만 이해할 수 있는 드립을 이해 못 해서인 것 같지만. 데드풀의 입을 통해 마블, 디즈니 상황을 자조적으로 언급하는데 전편들을 볼 때는 그냥 웃기다고 봤는데 요즘 진짜 바닥으로 꼬라박고 있는 마블, 디즈니를 보니 웃다가도 떨떠름해졌다.


어중간하게 이야기가 늘어지는 걸 제작진도 알긴 알았는지 데드풀의 입을 빌려 ‘영화 곧 끝나’라는 대사를 넣는다. 그래 데드풀은 이게 개연성이다. 진작 그러지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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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아메리카를 맡기 전, 같은 마블 유니버스 <판타스틱 4>에서 조니 스톰을 맡았던 크리스 에반스가 캡틴 아메리카가 아닌 <판타스틱 4>의 조니 스톰으로 나와 같은 배우로 돌려 막기 하는 마블을 돌려까는 듯한 장면이 나온다.

 

엔드게임에서 아이언맨의 죽음으로 하차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가 둠스데이에서 빌런으로 돌아온다는 기사를 본 후에 데드풀을 봐서 여전히 한 번 합을 맞춰본 배우들로 돌려 막기 하는 마블의 발전 없는 제작 방식이 웃기면서 어이없었다. 배우가 넘쳐나는 할리우드에서 굳이 한 번 얼굴을 비춘 배우를 다시 쓰는 이유는 뭘까? 그놈의 ‘의리’는 헐리웃도 만만치 않나보다.


연기야 다들 잘 하는 배우들을 데리고 왔으니 제외하고, 데드풀을 보고 남은 건 60살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20대보다 더 좋은 몸을 한 휴 잭맨과 별점 한 개를 더 주게 만든 도그풀, 카산드라의 두상 정도인 것 같다. 그리고 크레딧에 잠깐 나온 엑스맨 시리즈 배우들.


데드풀은 요즘 마블이 왜 맥을 못 추는지 여실히 느껴지는 영화였다. 대사를 보면 본인들도 문제점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긴 한데 왜 개선을 못하는지. 한때 좋아했던 것들이 감을 잃고 헤매는 걸 보는 건 언제나 고통스럽다. 예전의 마블 영화처럼 캐릭터 이름과 설정만 대충 알고 있으면 어느 정도 이해가 가면서도 가볍고 재밌는 마블 영화를 다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어중간하게 이야기가 늘어지는 걸 제작진도 알긴 알았는지 데드풀의 입을 빌려 ‘영화 곧 끝나’라는 대사를 넣는다. 데드풀마저 이렇게 오묘한 영화가 될 줄 몰랐다. 아쉽기도 하고 출연진들이 아깝기도 하다.

 

아무래도 이번 주는 가슴을 뛰게 만들었던 예전의 마블 영화를 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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