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행복’. 페스티벌에 가는 이유 – 사운드베리 페스타 Soundberry Festa' 24

글 입력 2024.07.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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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0일, 21일 KBS아레나 일대에는 강렬한 여름이 찾아왔다. 그 주인공은 바로 실내형 프리미엄 뮤직 페스티벌 ‘사운드베리 페스타 24’였다. 실내에서 하는 공연이라니, 이렇게 무덥고, 날씨가 오락가락 하는 때 딱 적합하지 않은가? 비를 피해 쾌적하면서도 강렬하게 여름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사운드베리 페스타에서 ‘쾌적하게 놀 수 있다’는 것 외에 가장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것은 잔잔하고 청량한 인디부터, 독창적인 음악색을 자랑하는 힙합, 폭발하는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밴드까지 다양한 라인업을 한 번에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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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은 KBS아레나 홀에서는 ‘COOL Stage’, 제2체육관에서는 ‘Fresh Stage’를 테마로 하여 2개의 공연장에서 나누어져 진행이 됐는데, 원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에 따라 이동하며 볼 수 있는 구조였다. 이렇게 구성한 것은 아마 무대가 끝나고 밴드 셋팅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 시간동안 쉬거나 다른 공연을 볼 수 있게 선택권을 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좋았던 것은 공연장이 바로 앞에 붙어 있어서 이동하는 게 편했다는 것이었다. 조금이라도 쉬지 않고 보겠다고 부지런히 이동하며 다녔는데, 공연장 별로 아티스트 느낌이 달라서 그런지 다양한 음악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다.

 

이번 ‘사운드베리 페스타’를 통해 정말 절실히 깨닫게 됐던 것은 ‘역시 심장을 뛰게 하는 것은 밴드 사운드다’ 였다. 종종 페스티벌을 한 번씩 가면 느끼기는 했는데, 이번 공연은 실내에서 진행되다 보니 야외보다 음질을 더 잘 들을 수 있어서 밴드 음악의 매력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실내를 꽉 채우는 웅장한 밴드 소리가 고막을 지날 때 ‘우와 사운드 뭐지’하는 감탄을 하게 했고, 마침내 심장까지 닿으면서 감정의 울림을 선사했다.

 

최근에 밴드의 붐은 온다는 의미의 ‘밴드붐온’이라는 말이 유행인데, 괜히 이런 말이 유행하는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밴드 사운드에 대해 크게 와 닿았던 공연은 각 스테이지의 헤드라이너 ‘I.M’과 ‘CNBLUE’의 무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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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의 무대에 대해 이야기하기 전에 솔직히 고하자면, 이번 페스티벌을 가겠다고 마음먹었던 이유는 하나였다. 몬스타엑스의 아이엠 무대 보기. 그렇다 나는 몬베베(몬스타엑스 팬덤 이름)로서 아이엠을 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공연을 보러 갔다. 공연 시작 전부터 설레던 감정이, 공연이 시작되자 마자 즐거움으로 바뀌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이번 공연에서는 최근 발매했던 앨범의 노래 위주로 들려줬었는데, 평소 듣던 음원과 참 많은 차이가 있어서 놀랐다. 늘 들었던 음원과는 달리, 사운드베리 페스타에서는 밴드 사운드로 편곡이 되어 있어서 더욱 풍성하고 다채로운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무엇보다 라이브 연주에서 오는 현장감은 귀를 더욱 사로잡으며 온전히 무대에 빠져들게 만들었다.

 

몬스타엑스 그룹의 멤버들 모두 밴드 사운드를 좋아하고, 언젠가 밴드와 함께 공연을 하고 싶어하는 이들이라는 것은 알았는데. 이렇게 편곡된 것을 현장에서 들으니 사운드에 꽤나 진심인 것을 다시 한번 느끼며 공연을 즐겼다. (문제는 밴드 사운드에 익숙해진 나머지, 음원이 심심하게 느껴진다는 것. 이래서 사람들이 밴드 공연을 찾아다니는구나 다시 한번 느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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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하나하나에 즐거움과 행복감이 차오르던 한 시간이 지나고 나니, 마지막으로 남은 건 ‘CNBLUE’ 공연 하나. 일찍부터 노느라 꽤 지치긴 했지만, 그래도 알차게 즐기자는 마음으로 제2체육관을 퇴장함과 동시에 자연스럽게 KBS아레나 홀로 입장했다.

 

이때까지는 몰랐다. 페스티벌을 끝나고 나오는 길에 씨엔블루 무대에 대해서 엄청난 충격을 받게 되리라고는.

 

그냥 적당히 추억을 되살리는 신나는 무대일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 이게 웬걸. 입장하자마자 미친 듯한 성량과 에너지에 놀라고 말았다. 온 무대를 뛰어다니면서 관객들과 호흡하며 노는 광경을 밴드에서 볼 거라고는 생각 못했다. 미친듯이 기타를 연주하기도 하고, 마이크 하나만 들고 온 무대를 휘졌고 다니기도 했다. 방금까지 오른쪽 관객석에서 노래 부르던 사람이 정신 차리고 보면 왼쪽 관객석에 가 있고, 또 다시 정신 차리면 드럼 옆에서 방방 뛰며 노래하고 있었다. 그리고 끝없이 외쳤다 ‘Everybody 뛰어!!!!’. 그러다 보면 굉장한 텐션과 에너지 앞에 홀린 듯 열심히 뛰면서 소리지르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여기 온 관객분들이 씨엔블루의 매력을 알고 공연까지 찾아오게끔 만들고 싶다던 그들의 포부가 실력에서 나온 자신감이었음을, 무서울 정도로 생기가 돌던 눈빛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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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보니 매년 한두번은 페스티벌을 가는 사람으로서, 왜 페스티벌을 가는지에 대해 묻는다면 이번에 함께 갔던 친구의 반응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지금 되게 행복해’

 

한창 공연을 보며 즐기고 있던 때였다. 노래를 집중하며 듣던 친구가 문득 말을 걸어왔다.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다며, 데려와 줘서 고맙다고. 갑작스럽게 들은 말에 놀라기도 했지만 다시 되물었다. ‘행복하냐고’.

 

친구는 말했다. 최근에 일적으로도 개인적으로도 일이 많아서 힘들고 지쳤었는데,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노래를 들으며 웃고 즐기니까 행복이 별 게 아니라는 걸 알았다고. 그냥 이렇게 한 번씩 일상 속 특별함을 즐기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하며 말을 이어갔고, 그 말을 이어가는 친구 얼굴에는 행복감이 만연하게 퍼져 있었다. 마냥 노래에 집중하며 즐겁기만 한 때였는데, 그 순간이 나도 특별해지게 됐다.

 

아마 이 페스티벌에 온 사람들의 목적은 다 다를 수 있겠지만, 궁극적으로 행복함을 느끼기 위함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이렇게 행복감을 느낄 수 있게 해 준 사운드베리 페스타, 베리 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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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미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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