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나'를 지키는 것

나를 잃지 말자
글 입력 2024.06.08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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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든다는 건 단지 시간이 흐르는 것에 지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모든 것을 놓아버린 채 살아가면 무의미한 시간이 흐르겠지만, 뚜렷한 목표가 있다면 충분히 가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그래서 언제나 다짐한다. 수십 번 반복해도 지나치지 않은 다짐. ‘나를 잃지 말자.’. 사소할지라도 가치 있는 삶을 위한 뚜렷한 목표다.


삶은 결국엔 ‘나를 지켜내는 것’이다. 인정 욕구, 자아존중감 등의 감정은 누군가를 돕고 사랑하며 지키는 행위의 이유가 되기도 한다. 타인을 위한다고 말하는 것의 끝은 결국 ‘나’라는 의미다. 그러니 나 자신을 지키며 나이 들어가겠다. 철저히 자기중심적, 이기적인 삶이 아니라 온전한 ‘나’를 지켜낼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겠다.

 

‘나’를 지키기 위해서는 좋아하는 것을 이어가고 싫어하는 것을 제거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너무도 간단하여 당연하다고 느낄 방법이다.

 

 

 

1) 사랑해 마지않는 것


 

좋아하는 것을 나열해 보니 그 모든 것의 공통점은 ‘심장이 뛰는 것’이었다. 음악을 듣는 것, 좋아하는 영화를 다시 보는 것, 드라마를 보고 타인과 감상을 나누는 것, 비 오는 날 베란다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며 책을 읽는 것, 청명한 하늘 아래 헤드셋을 낀 채 산책하는 것, 하고 싶은 일을 하며 낭만 있게 사는 것. 이 모든 것은 오래도록 나의 심장을 뛰게 했다.


우울은 시간을 좀먹고 결국 삶을 집어삼킨다. 최대한 우울감에 잠식되는 시간을 줄여야 한다. 심장이 굳어가지 않도록 좋아하는 것을 지키며 살아가야 한다. 우울감에서 탈출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오며 살았다. 지금까지 다양한 탈출구를 찾았고, 앞으로도 그러할 예정이니 사랑해 마지않는 것들을 지키고자 한다. 영화와 드라마를 본 후에는 열띤 토론을 하고, 계절과 날씨를 온전히 즐기며 삶을 채워가고자 한다.

 

 

 

2) 피하고 싶은 것


 

무례한 것, 불안정한 것, 부정적인 것. 번지기 쉬운 감정이자 양상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 최대한 마주하고 싶지 않고 소유하고 싶지 않다. 무례해지고 싶지 않고 불안정해지거나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싶지 않다. ‘나’를 지탱하는 모든 것을 흩뜨리지 않기 위해서는 피해야 하는 것들이다.


그 때문인지 그러한 상황과 감정을 위로해 주는 것들이 좋다.


총체극 <도리안 그레이의 초상>의 넘버인 ‘편지’에 이러한 가사가 있다. - [영원할 것만 같았던 아픔들도 사라져 간다]


aespa의 첫 정규 앨범 수록곡 ‘Live My Life’에 다음의 가사가 있다. - [내가 선택한 삶의 주인공은 나]


김청귤 작가의 경장편 소설 <재와 물거품>에 다음의 구절이 등장한다. - [“세상은 다정한 사람들 덕분에 유지되고 있는 게 분명해.”]

 

긍정적인 문장의 힘을 느낀다. 흔들리던 중심이 바로잡히고 어지러운 머릿속이 정리된다. 번지기 쉬운 만큼 떨쳐내기도 쉽다면 좋겠다. 그것이 힘들다는 것을 알기에 앞으로도 ‘쉽게’ 살아가고자 한다.


*

 

‘나’를 온전히 지켜내어 맑은 눈빛을 유지하고 싶다. 나이가 들며 어쩔 수 없이 약해지는 신체를 따르고 싶지 않다. 노인의 지혜가 무엇인지 몸소 증명하고 싶은 욕심도 있다. 지혜로운 노인, 총명한 사람으로 나이 들기 위해서 ‘나’를 잃지 않을 것이다.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고 ‘나’를 지켜내며 긍정적이고 행복한 시간으로 채워가고자 한다.

 

 

[박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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