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각자의 의류수거함을 찾아서 - 오즈의 의류수거함

글 입력 2024.05.30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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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걷던 밤 마법처럼 나타난 빛나는 '의류수거함'. 소설 '오즈의 의류수거함' 뮤지컬로 재탄생.

 

외로움의 연대가 만들어내는 '치유의 힘' 흥미로운 소재와 탄탄한 구성, 안정된 문장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관객들의 체온을 따뜻하게 합니다.

 

 

제3회 자음과모음 문학상 수상작에 빛나는 유영민 작가의 베스트셀러 장편소설을 뮤지컬로 각색한 작품 〈오즈의 의류수거함〉이 대학로를 온기로 물들이고 있다.

 

대학로 시온아트홀에서 5월 3일부터 6월 2일까지 막을 올리는 공연은 문학작품으로서의 가치뿐만 아니라, 웰메이드 공연으로서 인정받으며 연령층을 불문하고 따스한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네이버 4.9점, 인터파크 10점의 관람 평점을 기록하면서 장르를 넘나들며 작품성을 인정받고 있어 그야말로 '믿고 보는' 공연이다.


공연을 통해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활동도 창출하고 있다. 올해에는 청소년기 학생들의 문화공연 관람을 지원하는 서울시 '2024 공연 봄날'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학생들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주는가 하면, 작품 속 오브제인 의류수거함을 활용하여 재단법인 아름다운가게와의 '리본(Re-born)' 프로젝트를 전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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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수거함은 관객들이 자유롭게 안입는 옷을 넣을 수 있도록 공연장 로비에 설치되었고, 이는 모두 아름다운가게에 기부된다. 옷을 기부한 관객들에게는 다른 이벤트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프로젝트는 공연의 모토에서 시작되었는데, '자원의 재순환과 나눔'을 통해 공익 활동의 의미 있는 한걸음을 함께하고 관객들에게도 재사용과 나눔에 대한 인식과 더불어 공연을 향한 좋은 기억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작품이 가지고 있는 메시지와 방향성이 맞닿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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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에서는 다른 의미의 '리본(Re-born)' 프로젝트를 전개한다. 프로젝트는 '외로움과 연대가 만드는 치유의 힘'을 여실히 보여준다. 도로시와 그녀를 둘러싼 관계 속에서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계기가 만들어진다.

 

도로시는 밝고 당당한 인물로 묘사된다. 그러나 사실은 외고 입시에 불합격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그런 그녀가 루틴처럼 하는 일이 한 가지 있는데, 돈을 벌어 호주로 떠나기 위해 매일 밤 의류수거함을 찾아 헌 옷을 빼내어 구제 의류삽의 사장 마녀에게 팔아넘기는 일이다. 그녀에게는 의류수거함을 찾는 일만이 유일한 낙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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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인생이 극단에 치달아있다고 느끼던 도로시는 숫자 195가 적힌 의류수거함을 샅샅이 뒤지던 중, 누군가의 수첩과 책을 발견하게 되고 그 사람이 자신을 포기하려 한다는 걸 직감하게 된다. 그 사람은 도로시에게 195로 기억되고, 자신을 위해 사람들을 동원하여 '리본(Re-born)' 프로젝트를 계획한 그녀와 대면하게 된다.

 

195는 도로시와 그녀 주위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경쟁사회에서의 생존을 강요당한 어린시절의 상처를 치유받고 잃어버렸던 웃음을 되찾는다. 마음의 문을 열게 되면서, 자신을 살리기 위해 찾아와준 타인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게 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이 실패한 게 아니었다고, 쓸모없는 존재가 아니었음을 깨달으며 살아갈 힘을 다시 충전한다.

 

나는 '그럴 수도 있지'라며 어려움을 극복하곤 한다. 자기합리화 같기도 하지만, 이 말을 스스로에게 건네면 심각한 상황도 금새 아무것도 아닌 일이 되어버리곤 한다. 나 자신을 극단적으로 몰고가지 않기 위해 걸어두는 하나의 장치라고나 할까.

 

〈오즈의 의류수거함〉은 '그럴 수도 있지'가 담고 있는 긍정의 메시지를 뮤지컬로 잘 풀어내고 있어 인물의 대사와 상황을 헤쳐나가는 행동에서 많은 위안을 받았다. 도로시와 195, 마녀와 마마, 숙자와 멀티까지 무대 위의 모든 이들과 무대 밖의 사람들이 위안처로 삼을 각자의 의류수거함을 찾길 바라면서 공연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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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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