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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야외에서 즐기는 뮤지컬, WONDERLAND PICNIC 2024

정상급 뮤지컬 배우들의 하모니

by 박호연 에디터
2024.05.19 1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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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페스티벌이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2022년 국내 정상급 클래식, 재즈, 뮤지컬 아티스트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야외 공연으로 시작된 ‘원더랜드 페스티벌’은 작년과 올해 실내형 뮤지컬/크로스오버 페스티벌인 ‘원더랜드 시어터’를 성공적으로 선보였고, 올해 5월 ‘야외에서 소풍하듯 즐기는 뮤지컬 음악’이 테마인 ‘원더랜드 피크닉’으로 돌아왔다.

 

원더랜드 시리즈가 야외로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던 나로서는 ‘원더랜드 피크닉’을 반기지 않을 수 없었다. 11일과 12일 노들섬에서 열린 ‘원더랜드 피크닉’은 기존 ‘원더랜드 페스티벌’ 못지않은 라인업과 함께 정상급 배우들의 듀엣, 트리오 등의 새로운 콘텐츠가 있었던, 뮤지컬 팬들의 기대를 완벽하게 충족한 공연이었다.

 

 

 

민경아, 박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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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시카고>의 록시 역으로 돌아오는 민경아 배우와 예능과 뮤지컬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박진주 배우의 무대는 사랑스러움 그 자체였다. 두 배우 모두 청아한 음색이 돋보였는데, 민경아 배우는 <시라노>의 ‘마침내 사랑이’ 같은 넘버에서 드러나는 섬세한 표현력이 정말 뛰어났고, 박진주 배우는 <영웅>의 ‘이것이 첫사랑일까’ 같은 넘버에서 드러나는 꾸밈없는 느낌이 인상적이었다. 두 배우의 스타일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라 듣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인지 함께 노래할 때 두 배우의 합이 정말 좋았다. 두 명의 안나가 함께 부른 <겨울왕국>의 ‘태어나서 처음으로’와 <레드북>의 ‘나는 나를 말하는 사람’은 각자의 장점이 확실하게 드러나면서도 서로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곡이었다. 과거 김세정 배우가 ‘안나’ 역을 맡았을 때 <레드북>을 본 적이 있었는데, 민경아 배우와 박진주 배우의 ‘안나’는 어땠을지 무척 궁금해지는 무대였다.

 

 

 

유리아, 정선아, 조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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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스티벌 첫날의 마지막은 처음 ‘원더랜드 피크닉’의 라인업을 봤을 때부터 무척 기대하고 있었던 무대였다. 이 정도 되는 배우들이 한 무대에 오르는 걸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한 명 한 명이 대극장 주연급인 세 배우가 따로 또 함께한 무대는 모든 순간이 경이로웠다.

 

<레 미제라블>의 ‘I Dreamed a Dream’과 <지킬 앤 하이드>의 ‘Once Upon a Dream’으로 따뜻한 음색과 뛰어난 호소력을 보여준 조정은 배우의 무대와 록의 색채가 진한 넘버부터 오페라에 가까운 넘버까지 깔끔하게 소화하며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 정선아 배우의 무대도 좋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의 가장 큰 발견은 유리아 배우의 무대였다. 앞의 두 배우의 역량은 다른 공연과 무대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유리아 배우도 이에 전혀 뒤지지 않았다.

 

소울이나 R&B 가수를 떠오르게 하는 독특한 음색과 기교가 뮤지컬 쪽에서는 쉽게 보기 힘든 특징이라 무대 시작부터 눈길이 갔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가요와 뮤지컬 넘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소화력이었다. R&B 버전으로 편곡된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에서는 화려한 기교가, <노트르담 드 파리>의 ‘달’에서는 묵직한 음색과 성량이 돋보였다. 유리아 배우가 뮤지컬 씬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를 알 수 있었던 무대였다.

 

그런 세 배우가 함께 부르는 <알라딘>의 ‘Speechless’는 이날 공연의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충분했다. 누구든 입을 막으면 그대로 부숴버릴 것 같은 폭력적인 화음에 공연장이 떠나가는 듯했다. 정선아 배우의 탄탄한 가창을 중심으로 유리아 배우의 독특한 음색과 조정은 배우의 호소력이 더해진 무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옥주현, 이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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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둘째 날의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은 역시 이지혜, 옥주현 배우의 무대였다. <프랑켄슈타인>의 ‘혼잣말’과 <몬테크리스토>의 ‘온 세상 내 것이었을 때’처럼 맑으면서도 단단한 음색이 돋보이는 넘버들로 시작한 이지혜 배우의 무대는 <마타하리>의 ‘마지막 순간’, <마리 퀴리>의 ‘또 다른 이름’ 등 폭발적인 가창력이 필요한 넘버들로 꽉 찬 옥주현 배우의 무대로 이어졌다.

 

두 배우가 함께 꾸민 무대 역시 인상적이었다. 사적으로도 돈독한 두 배우의 우정을 그대로 묘사하는 것 같은 <마리 퀴리>의 넘버 ‘그댄 내게 별’은 어느 쪽도 묻히지 않는 안정적인 화음이 돋보였고, 두 엘리자벳이 함께 부른 ‘내가 춤추고 싶을 때’는 두 배우의 탄탄한 가창력이 유감없이 발휘된 무대였다.

 

*

 

양일간 공연을 즐기면서 든 생각은 원더랜드 시리즈가 점차 대체 불가능한 공연 프랜차이즈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었다. 아티스트들이 한 명씩 올라와 무대를 꾸미는 형태에서 벗어나 서로 접점이 있는 배우들을 한 블록으로 묶어 듀엣, 트리오 등의 다양한 무대를 선보인 것은 뮤지컬 팬으로서 몹시 반가운 기획이었다. ‘원더랜드 페스티벌’ 때부터 조금씩 시도해 온 방식을 적극적으로 발전시키고 있는 모습에서 이 시리즈의 지속 가능성을 엿본 느낌이었다.

 

탄탄한 라인업과 과감한 콘텐츠로 매년 더욱 뛰어난 공연을 보여주고 있는 원더랜드 시리즈가 머잖아 봄 하면 떠오르는 페스티벌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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