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라인 피드백 모임] 더 풍요로운 나를 만드는 과정

소중한 시간을 되돌아보며
글 입력 2024.05.09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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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다는 것은 꽤 자주 나를 부끄럽게 한다. 글을 쓰는 과정은 물론이고, 글을 쓰고 난 후 결과물을 보는 심정은 가끔 참담할 정도로 부끄럽다. 한없이 얕은 사고의 깊이, 부족한 어휘, 매끄럽지 않은 문장의 연결까지 내가 이걸 세상에 내놔도 되는가, 하는 마음이 들 때가 많다. 어찌 되었든 내가 내놓은 아이인 만큼 사랑해 주어야 마땅한데 그러기가 쉽지 않다. 혼자 드는 생각만 해도 이러할진대, 다른 사람에게 내 글을, 그것도 직접 얼굴을 맞댄 상대에게 보여준다고 했을 때 느껴지는 부담이야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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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마음이 정점에 달했던, 아트인사이트에서의 오프라인 피드백 모임에 처음 참여한 순간이 떠오른다. 반쯤은 어색하고 반쯤은 설레는 기류 속에서 각자 피드백을 받고자 하는 글을 정하는 순간이었다. 아무래도 처음 선보이는 글이다 보니 어느 정도는 다른 사람에게 내보일 수 있을 만한 글을 고르고 싶었다. 그런데 웬걸, 모든 글이 그렇게 형편없어 보일 수가 없었다. 이 글은 주제가 마음에 안들고, 이 글은 내용의 유기성이 부족하고, 이 글은 아니 어떻게 이런 글을 썼지! 싶을 정도로 얼굴이 붉어졌다.

그래도 최대한 괜찮아 보이는 글을 고르고 골라 피드백의 단상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피드백을 받는 과정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나의 안 좋은 글쓰기 습관, 고려하지 못했던 글의 허술한 구성까지 부족한 부분이 낱낱이 드러났다. 창피했다. 내가 무슨 자신감으로 오프라인 모임을 신청했을까 후회도 되었다. 지독하게 상투적인 표현이지만, 쥐구멍이라도 있으면 들어가고 싶다는 게 이런 마음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쥐구멍 입구까지 들어갔다 나왔던 그 순간은 잠깐이요,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즐거움이 더 커졌다. 처음에는 내 글에 대한 지적만 귀에 들어왔지만, 조심스러운 지적은 일부였고 긍정적인 감상이 오히려 더 많았다. 그리고 어떤 문장을 특정해, 그 문장을 썼을 때의 사고의 흐름이 궁금하다 질문해 주실 때는 그 시점을 돌이켜 생각해 보며 나도 몰랐던 부분을 발견할 수 있었다. 혼자 고민하며 글을 쓰고 내보내는 과정에서는 느껴볼 수 없던 신선한 경험이었다.
 
함께 참여한 다른 분의 글을 보며 의견을 나누는 과정도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나를 더 풍요롭게 해주는 경험이었다. 이는 다른 사람의 글을 보고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이 분은 이런 과정을 거쳐서 이렇게 글을 쓰는구나, 그 과정에서 이런 문장과 이런 흐름이 나오는구나를 느끼는 것에 가까웠다. 그 과정에 나를 대입해 보며 나였다면 어땠을까 고민해 보는 것도 재미의 한 요소였다. 실제로 우리 피드백 모임에서는 서로의 글에서 아쉬웠던 부분에 대해 각자 본인이었다면 어떻게 썼을지를 얘기해 보기도 했는데, 각자의 성향에 따라 쓰고자 하는 방향이 달라 함께 얘기를 나누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웠다.

그리고 아트인사이트라는 곳에서 함께 글을 쓰고,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만큼 서로 이야기 나눌 것도 얼마나 많던지, 글에 대한 얘기가 일상에 대한 얘기가 되고, 일상에 대한 얘기가 다시 글에 대한 얘기가 되며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었다. 그래서인지 몇 번 만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친근하게, 오래 만난 사이처럼 서로를 대할 수 있었다. 처음 모임을 나가기 전, 부담스러웠던 순간이 언제였나 싶을 정도로 다음 모임이 기다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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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오프라인 모임이 공식적으로 끝을 맺은 지금, 마무리를 위한 글을 쓰면서도 다시금 느낀다.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귀하고 소중해지기 마련이다. 그런 관점에서 아트인사이트에서의 오프라인 피드백 모임은 정말 놓치기 아까운 기회다. 이처럼 귀한 시간을 누릴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하며, 더 많은 사람이 이런 시간을 함께 공유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유지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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