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익숙한 것에 새로움을, 그리고 아름다움을 -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클래식

글 입력 2024.03.21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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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3월 전국투어로 돌아온 지브리 애니메이션 OST와 쇼팽 음악의 만남. 세기를 초월한 이러한 접점을 피아니스트 송영민과 ‘퍼스트 앙상블’이 따뜻한 멜로디를 선사한다.

 

 

본격적으로 공연에 관해 이야기하기 전에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내가 제일 모르는 영역 중 하나가 바로 ‘음악’이다. 그렇다고 음악에 전혀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일상생활 내내 음악을 틀어 놓을 정도로 듣는 것을 좋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음악에 대해 이론과 역사를 알아보거나, 다른 지식이 있는 것이 아니기에 누군가 나에게 음악에 관해 묻는다면 아무래도 지식보다는 그 작품에서 느끼는 나의 감상이 주가 되지 않을까 한다.

 

오늘의 글은 이렇게 듣는 것만 좋아하는 내가 좋은 기회로 접하게 된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에 대해서이다.

 

 

[통합 포스터]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jpg

 

 

내가 이 연주회에 처음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아무래도 ‘지브리 OST’ 때문이지 않을까 싶다. 이미 모두에게 유명한 지브리 스튜디오의 작품을 나 또한 매우 좋아하는 편에 속하는데, 작품의 완성도를 높여주는 하나의 축이 바로 음악이라고 생각한다.

 

작품 특유의 분위기와 서정적인 느낌을 잘 아우르게 해주는 OST는 주로 히사이시 조가 맡고 있는데, 이번 연주회에 등장하는 OST 또한 모두 그가 맡은 작품이다. 그는 주로 뉴에이지 스타일의 음악을 작곡하는데, 이번 연주회에서는 그의 곡을 쇼팽 스타일로 편곡해서 선보인다.

 

프레데릭 쇼팽은 ‘피아노의 시인’으로 불리며, 아름다운 선율을 특징으로 삼던 낭만 시대의 대표 작곡가이다. 이렇게 정보만 나열한다면 시대적으로도 상당히 먼 거리에 존재하는 작곡가들인데, 어떻게 서로의 스타일을 섞어 편곡할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 들게 된다. 평소 클래식 또한 즐겨 듣는 편이라 쇼팽의 음악 또한 알고 있어 대체 연주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했는데, 연주회가 시작되자 이러한 의문이 한방에 풀리는 것과 동시에 이 연주회의 장점에 대해 깨달을 수 있었다.


<쇼팽으로 만나는 지브리 앙상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나처럼 아무런 지식이 없는 사람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연주회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연주자이자 이번 연주회의 해설을 맡으신 송영민 씨는 연주가 시작될 때마다 연주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세세하게 설명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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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는 먼저 쇼팽의 곡을 연주해주고 이러한 쇼팽의 분위기에 맞추어 편곡한 지브리 음악을 들려주는데, 장이 바뀔 때마다 이번 곡에서 집중해야 할 부분, 구성, 어떤 비슷한 점이 있는지 등등 세세하게 알려주고 연주를 시작한다. 그 덕분에 관람하는 이들은 지금 듣는 음악이 어떻게 변화되었고,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즐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구성은 클래식 공연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상냥한 구성이라고 생각하는데, 나 또한 클래식 공연을 즐겨 듣는 편이 처음엔 아니라 내가 공연에 잘 따라갈 수 있을까 걱정했었다. 하지만, 편안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는 연주는 이런 걱정을 쏙 들어가게 해주었고, 왜 이 연주회가 6년이란 기간 사람들에게 사랑받아 왔는지 알 수 있었다.

 

연주회가 진행될수록 곡 또한 점점 풍성해지고 화려해지는데, 개인적으로 ‘에튀드 3번 마장조’와 ’천공의 성 라퓨타‘의 주제곡에서 정점을 달성하지 않았나 싶다. 그 뒤이어 연주한 폴로네이즈 53번과 ‘인생의 회전목마’ 또한 뛰어난 스킬을 요구하는 화려한 곡이었지만 피아노 단일 연주였던 것과 비교해, ‘천공의 성 라퓨타’ 주제가는 합주로 진행되었기에 더 화려하고 풍성함을 느꼈던 것 같다.

 

실제로, 연주가 끝났을 때 가장 큰 환호와 박수가 들려왔고, 이러한 열기가 이어져 연주회의 앵콜곡으로 다시 한번 등장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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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매체가 발달함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음악을 언제 어디서나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어떠한 음원이라도 현장의 분위기는 이길 수 없다고 생각한다. 미술 작품을 사진으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것처럼, 음악 또한 음원과 연주회는 큰 차이를 가지고 있다.

 

조용한 준비된 공간 속에서 쏟아지는 화려한 여정의 첫 음이 주는 전율을 나는 아직도 잊을 수가 없고 앞으로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정소형1.jpg

 

 

[정소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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