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리 시대의 부모 - 뮤지컬 피에타

글 입력 2024.03.20 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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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피에타_포스터.jpg

 

 

사순 기간에 예술의전당에서 피에타라는 공연이 열리는 것을 보고 관심이 갔다.

 

약속의 레파토리라는 제작사의 공연으로 그동안 '갈매기 비밀 리허설’, ‘수탉’ 등 시의성 있는 공연을 제작해왔다. 과연 어떻게 피에타를 재해석했을까. 궁금증을 가득 안고 토요일 2시에 예술의전당으로 향했다.

 


배우 김사라(원 캐스트).jpg

 

 

배우는 마리아역의 김사라 원 캐스트로 2017년부터 지금까지 뮤지컬에서 탄탄한 커리어를 만들어나가고 있다. 2022~23년까지 뮤지컬 영웅에서 주인게이샤 역을 맡기도 했고, 2023년엔 뮤지컬 킴즈의 에이미 역을 맡기도 했다.


리플렛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단국대 출신들이 대거 함께한 공연이라는 것이다. 배우 김사라는 서울대 성악과를 졸업해 단국대에서 공연예술학부 석사를 마쳤다. 작/연출을 맡은 이대현 단국대 공연영화학부 교수, 작곡에 윤선명(단국대 문화예술학과 문화예술학 박사, 현 안양대 실용음악과 조교수), 기획에 김언(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조교수), 음악감독에 전병곤(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부교수) 등 주요 직책에 함께하며 공연의 전반을 책임졌다.


극은 예수의 어린시절부터 죽음까지를 마리아의 관점으로 연출되었다. 예수가 아닌 지금까지 들을 수 없었던 마리아의 목소리를 조명한다는 부분은 신선했다. 그러나 마리아가 상징하는 고요한 어머니상에 대한 연구와 해석이 더 이뤄졌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린시절이 조금 긴가 싶었는데, 예수의 죽음을 더욱 고조시키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듯 하다. 이후에 예술로서 사회의 부조리함, 잘못된 사회 구조를 중심으로 피에타를 새로 해석하나? 싶었던 부분은 후반으로 갈수록 미혼에 임신출산 경험이 없는 내가 몰입하기 어렵단 생각이 들었다.

 

무대의 주요 소품으로는 커다란 열린 문을 중앙에 배치해놓았다. 문을 중심으로 조명 등이 녹아들어 극을 한층 화려하게 장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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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을 관람하는 내내 우리 시대의 부모상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최근 몇 년, 사회적 살인을 당한 자식을 둔 부모님들의 울분을 많은 매체에서 접해왔다. 그러나 그것은 자극적이기에 보도되고 보여지는 것이다. 주목을 위한 주목인 것이다.

 

역으로 우리가 주목하고 응원해야 할 부모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역할이다. 반복되는 출퇴근을 50-60년 지속하고, 이 고물가 시대에서 서로를 위해 더럽게 비싼 딸기와 나날이 값이 오르는 치킨을 사면서도 웃음이 나는 일상말이다.


그러나 미디어와 대중이 주목하는 것은 박탈된 일상의 폐허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예술만은 MSG를 뺀 싱거운 맛을 주목해봐도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일상을 박탈하는 자, 혹은 권력, 혹은 담담하고 싱겁게 흘러가는 일상을 지켜내는 사람 냄새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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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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