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클로버필드 세계관의 분석, 혹은 시리즈와 장르에 대한 내 생각들 [영화]

현대판 <환상특급>이 되었어야.
글 입력 2024.02.2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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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이는 <클로버필드> 시리즈를 아는가? 마지막 편이 나온 지 6년이 되었지만 이 시리즈, 그중에서 첫 작품인 2008년 <클로버필드>는 적어도 들어보기라고 했을 것이다. <미션 임파서블 3>와 <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의 J.J. 에이브람스 감독이 기획하며 시작한 이 시리즈는 에이브람스의 작품답게, 미스터리들로 가득 찬 작품이다. 작품 자체뿐 아니라, 작품을 기획하고 공개하는 제작과 마케팅에서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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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나긴 역사를 일일이 설명하지는 않겠다. 클로버필드의 마케팅, 8년 후 속편 <10 클로버필드 레인>의 갑작스러운 공개, <클로버필드 패러독스>의 공개. 그리고 그를 둘러싸고 점점 커져간 팬덤의 크기와 가설들. 이들을 잘 설명하는 영미권 영화 유튜버들의 영상들이 많이 존재한다. 근래 글을 쓰면서, 내 생각을 표현한다기보다는 내가 특정 영화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들을 요약해 놓는다는 자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추구하는 방향과는 맞지 않기에, 나는 이 글을 기점으로 그런 사실, 역사, 타임라인을 늘어놓는다기보다는 나만이 쓸 수 있는, 개인적인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나도 몇 년 전 클로버필드 시리즈에 빠졌던 때가 있다. 그렇게 길지는 않았지만 대략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였다. 그때는 중학교 졸업과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나는 그때 블록버스터 영화만 보던 경향에서 벗어나 더 많은 영화들을 보기 시작했고, 영화 시야를 넓히고 잊을 수 없는 인상적인 영화를 보고 많은 감정을 느꼈다. <베이비 드라이버>, <에이. 아이>, <프레스티지>, <덩케르크> 등. 그리고 그 겨울방학 시기에 본 수많은 영화 중 마지막으로 본 작품들이 <클로버필드> 시리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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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클로버필드 레인>은 위에 언급한 영화들과 나란히 놓을 정도로 재미있게 봤다. 후반부의 쫄깃한 긴장감, 그리고 강렬한 영화의 마지막 숏 (결말)까지. 이후 <클로버필드>와 <클로버필드 패러독스>까지 이어 감상했지만 두 작품은 내 입맛에는 밋밋하고 그다지 재미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시리즈에 빠져들게 되었고, 유튜브 등을 통해 다양한 이론들, ARG(대체 현실 게임), 그리고 시리즈의 미래에 대해 기대를 갖게 되었다.


그해 (2018년) 개봉 예정이던 <오버로드>가 클로버필드 유니버스의 영화라고 확정되고, 5월에는 정식 속편 <클로버필드 2>의 제작도 확정 났다. 세계관의 다섯 번째 영화에 대한 루머도 퍼졌다. 하지만 그게 마지막이었다. <오버로드>는 J.J. 에이브람스를 제작자로 두었으며 SF 호러 장르 작품일 뿐, <클로버필드> 시리즈와는 연관이 없는 영화로 밝혀졌다. (물론 잘 만든 영화긴 하다) 6년이 가까이 되도록 <클로버필드 2>나 시리즈와 관련 소식은 전혀 없다.


자연스레 시간이 흐르면서 소식이 없자 나 역시 클로버필드 시리즈를 잊게 되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난 지금, 이 시리즈를 되돌아보고 어떤 잠재력을 가지고 있었는지에 대해 내 의견을 풀어보고자 한다.


<클로버필드 패러독스>가 개봉한 이후, 가장 큰 비판 중 하나는 설명이 말이 되지 않는다, 답을 준다기보다는 미스터리만 계속 던진다는 것이었다. 여기서 시작해서 만약 내가 J. J. 에이브람스였다면, 내가 <클로버필드> 시리즈의 설계자였다면 어떤 기획을 했을지를 말해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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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필드> 시리즈는 다양한 창작자들로 하여금 자기만의 SF 및 공포 이야기를 들려주도록 하는 하나의 장(章)이 되었을 것이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같은 다른 제작사의 세계관처럼 공장식으로 작품을 찍어내거나, 감독의 비전보다 프랜차이즈 자체가 먼저 오는 일은 없도록 한다. 감독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와 그들의 비전을 존중하며, 그렇게 다양한 이야기들이 공존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클로버필드 유니버스가 되는 것이다. 현대의 <환상특급> 같은 것 말이다.


물론 같은 세계관인 만큼, 각 작품마다 일종의 크고 작은 이스터 에그들을 넣을 수는 있을 것이다. 그렇게 하면 더 많은 이론들과 추측들이 생겨나고, 팬들의 입장에서 좋은 영화를 감상할 뿐 아니라, 그 이후 생각을 하고 이론을 짜내는 재미도 커질 것이다. J. J. 에이브람스가 중시하는 영화 철학은 '미스터리 박스', 미스터리가 영화의 이야기나 인물들을 이끈다는 것이다. 그것을 조금 반영해서 모든 미스터리가 깔끔하게 풀리도록 하지는 않는다. 이 세계관에는 여전히 의문점과 생각거리가 남아 있어야 한다. 답을 아예 안 줄 수는 없지만 전부 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나치 좀비 영화인 <오버로드>는 클로버필드 세계관은 아니었지만 좋은 영화로 탄생했다. 이 외에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의 <언더워터>, 파라마운트사의 <콰이어트 플레이스> 등이 클로버필드 유니버스의 영화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은 작품들이다. 물론 장르나 분위기적인 유사성을 제외하면 클로버필드 유니버스와는 관련 없는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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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워즈> 시퀄 시리즈의 주인공인 데이지 리들리, J. J. 에이브람스와 연이 깊은 만큼 그녀가 주연하고 에이브람스가 제작하는 영화 <콜마>가 클로버필드 유니버스의 다섯 번째 영화가 아니냐는 설이 돌기도 했다. 사고로 남편을 잃은 여인의 이야기를 다룬 <콜마>는, 그녀가 죽은 이후 사고가 나던 날로 돌아가 다시 사는 것 그리고 사후 세계에서 남편과 재회하는 것 중 하나를 고르는 선택을 마주하는 판타지 영화로 알려졌다. 현재 <콜마>는 제작이 중단되거나 취소되었는지 소식 하나 들리지 않으며, 데이지 리들리가 아직 주연인지도 알 수 없다.


앞으로 이 시리즈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아예 신작이 나오기는 할지 모르겠지만, 이 글을 쓰며 <클로버필드> 시리즈의 ARG와 이론들이 다시 떠오른다. 오늘 밤은 유튜브를 훑어보며 예전에 본 영상들과 이론들에 다시 푹 잠겨 봐야겠다. 어쩌면 <클로버필드> 시리즈가, 혹은 새로운 창작자나 시리즈가 판타지 및 공포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풀 수 있는 새로운 장을 마련해 줄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쨌든 데이지 리들리는 레이 역으로 <스타워즈> 시리즈에 복귀하는데, 그런 만큼 J. J. 에이브람스와도 다시 만나 <콜마>가 제작될 일은 없을까? 나는 아직 포기하지 않았다. Love You Daisy!

 

 

[하지석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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