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불완전한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끄는 관계 - 뮤지컬 '위키드' [공연]

너로 인하여 달라졌어 내가
글 입력 2023.12.25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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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든 싫든 수많은 사람을 만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처를 받기도 하고 좋은 영향을 받아 성장하기도 한다.

 

여러 관계 속에서 나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성장하게 해주는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런 운명 같은 관계가 있다. 바로 뮤지컬 ‘위키드’ 속 엘파바와 글린다의 관계이다.

 

두 주인공 중 글린다의 성장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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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위키드는 엘파바와 글린다 두 사람에 대한 이야기로 전개된다.

 

밝고 사랑스러운 성격으로 모두가 좋아하는 글린다와 초록 피부를 가져 가족에게조차 사랑 받지 못하고 어린 시절부터 외톨이로 지내온 엘파바는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맞는 부분이 하나도 없어 보인다. 그렇게 절대 가까워질 일이 없을 것 같던 두 사람은 대학에서 룸메이트가 되어 부딪히게 된다.


평생을 사랑만 받고 자라온 글린다는 자신과 정반대의 삶을 살아온 엘파바를 이해하지 못하고 엘파바를 비웃는다. 글린다는 엘파바를 골탕먹일 생각으로 엘파바에게 일부러 우스꽝스러운 모자를 선물하고, 그 모자를 쓰고 오라며 무도회에 초대 한다.


그러나 엘파바가 자신을 위해 마법 수업을 듣게 해주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글린다는 자신 때문에 무도회장에서 비웃음거리가 된 엘파바를 보며 미안한 마음과 안쓰러운 마음이 들게 된다. 그래서 글린다는 엘파바에게 다가가 함께 춤을 춘다.

 

남들의 시선을 아주 중요하게 생각하고, 늘 사랑받고 싶어 하는 글린다가 엘파바에게 손을 내밀고 모든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함께 춤을 추는 장면은 엘파바의 선의로 인해 글린다가 성장하는 첫 장면이다.


글린다는 본성이 악한 인물은 아니지만 불완전한 인물이다. 분명 상냥하고 친절한 사람이지만 자신과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기적인 부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엘파바를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에서 나와는 전혀 다른 타인을 진심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내면적으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된다.


타인을 이해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글린다처럼 탄탄한 아스팔트 길만 걸어온 사람이 평생을 비포장도로만 걸어온 사람을 이해하기란 더더욱 어렵다.

 

그러나 글린다는 엘파바를 통해 변화했고 상대의 편에 서서 볼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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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우연이란 없는 거라 사람들은 운명을 찾아내어 자석처럼 서로를 끌어 당겨서 힘을 준대 성장할 수 있도록, 어제와 다른 나의 인생은 여기까지 오게 된 거야, 널 만났기에 태양에게 이끌리는 작은 혜성처럼 바위를 만나 휘도는 시냇물처럼, 너라는 중력이 손을 내밀어 난 너로 인하여 달라졌어. 내가.]

 

글린다와 엘파바가 함께 부르는 'for good'이라는 넘버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부분의 가사이다.

 

이렇게 ‘너로 인하여’ 달라지는 관계는 ‘나’를 변화시키고 성장하게 만들어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게 해준다. 극이 끝나고 나면 나를 이루고 있는 관계를 돌아보게 되고,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 사람인지 돌아보게 된다. 그리고 결론적으로는 좀 더 좋은 사람이 되고 싶어진다.

 

공연 내내 환상적인 마법 세계가 펼쳐지지만, 극이 끝난 후 관객이 느끼는 이러한 감정이 어쩌면 위키드가 부리는 진짜 마법이 아닐까 싶다.

 

내가 정말 사랑하는 뮤지컬 위키드는 곧 다가올 2024년에 한국 공연 10주년을 맞는다. 10주년 공연을 한다는 소식은 없지만 언제라도 위키드가 돌아온다면, 한 번쯤 이 공연을 보고 서로가 서로를 통해 성장하는 아름다운 모습을 꼭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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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예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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