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그림 읽는 법 - 쉽게 읽어보아요

글 입력 2023.12.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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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읽는 법_표지.jpg


 

아트인사이트에서 문화초대 활동은 거의 이년이 다 되어 간다. 이동이 어려운 경기도민(아직 뚜벅이다)이라 주로 도서를 선택했다. 덕분에 책장을 새로 사야 할 판이다.

 

책을 찬찬히 살펴보니 미술 서적이 많았다. 수준은 전공보단 교양 정도? 문화 초대 카테고리가 미술에 국한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손이 가는 것들을 분류하니 그것이 쌓여 관심사로 리네이밍됐다. 그렇다고 스스로 미술에 관심이 있는가? 를 질문하자면 확답하기 어렵다. 나에게 미술은 의무교육과 취미가 전부였고, 잠시 미대를 희망하여 준비했던 6개월의 입시학원이 경험의 전부였다.

 

식견을 갖기엔 주입식 교육 세대로서 조금 어려운 얘기. 하지만 심심찮게 듣는 1만 시간의 힘, 누적의 힘이 발휘하여 ‘아, 저게 그 그림이고 작가는 이 사람이었지!’가 자연스레 떠오른다. 아는 척은 못 해도 고개 정도 끄덕일 수 있게 됐다.

 

예를 들어 영화 어카운턴트(2010년, 벤 에플렉 주연)를 보다 그의 집 천장을 가득 메운 잭슨 폴록의 액션페인팅을 보고, 아! 하면서 씬이 말해주고 싶은 메시지를 조금 더 깊게 이해할 수 있다는 거다. 하지만 미술사는 여전히 어렵고 깊게 탐구할 이유도 없다. 필자는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어 여러 권을 읽어봤지만, 남들은 한두 권 완독도 힘들 수 있다.

 

그렇지만 이왕 호기심에 손을 뻗어봤으니 이대로 물러서긴 아쉽다. 그러면 미술사를 조금 더 ‘쉽고’, ‘편하게’ 접해볼 수 없을까? 이러한 생각에 미칠 텐데, 널리고 널린 미술책 중 우리가 가장 느낄법한 일차원적인 시작부터 짚고 가는 책을 발견했다. ‘유치원생도 이거보다 잘 그리겠다.’ 어른들이 이해할 수 없는 작품을 보고 상투적으로 뱉는 구어체로 스토리텔링을 강조해 부담 없이 하루에 한두 챕터씩 슬슬 읽으면서도 흥미가 떨어지지 않고, 독자가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한 <그림 읽는 법>을 접하게 됐다. 기쁘게도 아는 작가 반, 모르는 반이더라. 예전이었다면 두세 명 알까 말까 했는데.

 

나는 <그림 읽는 법>을 읽으면서 대학 시절이 떠올랐다. 모두가 숨죽이며 대기하던 수강 신청 날, 전공보다 널널하게 선택하던 교양 과목. 시키지도 않았는데 듣고 싶은 마음에 담아본 강의. 아마도 미학과 관련된 수업으로 기억한다. 미술에 대해서 깊게 배우진 않았지만, 상경 계열을 전공 중인 나한테 실증보다 본질을 따지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이 낯설었다. 청강했던 감정이 남아있을 뿐, 기억이 정확하지 않아 글에 담을 수 없어 아쉬울 뿐이다.

 

뇌과학자 박문호 박사의 유튜브에서 말하길 기억은 곧 감정이 된다는데, 작가는 파리 1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책에 녹여서 독자들에게 자신의 감정을 전해준다. <그림 읽는 법>은 우리가 기억하기 쉽도록 작가의 특징에 따라 목차가 구성됐다. 시대상에 따르지 않고 작가가 추구한 미학에 따라 이어져서 시그니처 파악이 쉬웠다. 책은 현대미술을 마지막 메시지로 던지면서 미학적 개념을 설명한다.

 

[각 감상자가 가지고 있는 개인의 미학적 개념에 질문을 던집니다. 미학적 개념이란 말은 ‘무엇이 예술인가?’라는 철학적 의문을 말합니다.] - <그림 읽는 법> 중 193쪽

 

그리고 작가는 현대미술 감상에 있어 개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토론하길 기대한다.

 

[다시 말해 현대미술 감상에 있어서 단 하나의 정답은 없습니다. 보이는 대로, 느껴지는 대로, 취향에 맞게 자유롭게 즐길 수 있게 된 것이죠. 이렇게 생각하면 어떨까요? 르네상스 미술이나 바로크, 고전주의 등의 도상 해석이나 알레고리를 외우지 않아도 되니까 오히려 감상의 자유를 얻었다고 말이죠.] - <그림 읽는 법> 중 191쪽

 

그런 시작을 위해 운영 중인 유튜브 채널 <예술 산책(Artwalk)>이나 책으로 미술에 대한 딱딱한 편견을 죽이고자 다가왔을 수도 있다.

 

필자처럼 미술사에 호기심이 든다면, 시험 없는 교양과목인 <그림읽는 법>으로 쉽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다.

 

 

[이서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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