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너는 역시나 여기 없었다. - 너는 여기에 없었다 [영화]

You are never “really” here
글 입력 2023.11.23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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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유년기와 전쟁 트라우마로 늘 자살을 꿈꾸는 청부업자 ‘조’. 유력 인사들의 비밀스러운 뒷일을 해결해주며 고통으로 얼룩진 하루하루를 버텨내던 어느 날, 상원 의원의 딸 ‘니나’를 찾아 달라는 의뢰를 받고 소녀를 찾아내지만 납치사건에 연루된 거물들에게 쫓기는 신세가 된다. 그렇게 다시 사라진 소녀를 구하기 위해 나서는데…

 

죽어도 아쉬울 것 없는 살아있는 유령 같은 인생에 조용히 나를 깨우는 목소리 “Wake up, Joe!”

 

 

 

# You are never “really” he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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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초반, 나는 영화의 제목을 보고 큰 고민에 빠졌었다. “너는 여기에 없었다”라.

 

대체 네가 누구며 어디에 없었다는 것일까? 그리고 이 제목을 딱 들었을 때 느껴지는 것은 “너는 있어야 할 자리에 없었다”가 아닌 “너는 여기에 있으면 안 된다”라는 의미로 해석이 더 되었다. 영화의 흐름과 줄거리를 점점 더 따라가 보니 내가 왜 그렇게 더 느꼈는지 설명이 되기도 하였다.

 

두 주인공은 큰 공통점을 갖고 있다. 바로 어린 시절 큰 학대의 경험과 또 하나는 그 경험들이 트라우마로 남아서 현재까지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 트라우마가 조를 움켜쥘 때마다 그는 방 안으로 들어가 어렸을 적 그가 그랬던 것처럼 힘들어한다.

 

영화 초반 내내 조는 자살을 끊임없이 다양한 방법으로 시도한다. 트라우마를 잊기 위해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하는 모습이 너무 마음이 아팠고 그 시도를 하는 조의 모습이 트라우마에게 “너는 여기에 없었던 거야” 동시에 트라우마가 조에게 “넌 여기에 없었던 거야”라고 대화하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더불어 니나도 매음굴에 납치당해서 영화 살 적나라하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잊지 못할 끔찍한 사건을 당하고 그 사건이 큰 트라우마로 남았다. 마치 이 두 주인공들의 트라우마가 그들에게 말하듯이 그리고 주인공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난 이후에는 주인공들이 트라우마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이중적인 이 영화의 제목은 단순히 이 영화를 스릴러로만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더 다양한 의미를 생각하게 해주는 제목이었다고 생각한다.

 

 

 

# 거울에는 뭐가 보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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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는 조와 니나가 거울이나 창밖 같은 자신의 모습이 비치는 것을 오랫동안 쳐다보는 장면이 많다. 나는 반복해서 이러한 장면이 등장하는 이유가 궁금해졌다. 거울이란 물체는 이 영화에서 대체 무슨 의미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거울을 어떨 때 사용할까? 자신의 외모를 점검하거나 자신의 모습이 어떻게 생겼을까 궁금해질 때 우리는 거울을 들여다보곤 한다. 하지만 그럴 때 우리의 표정은 어떨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니나와 조는 굉장히 어두운 표정으로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았다. 자신이 겪은 끔찍한 사건들, 끔찍한 사건들을 목격한 사람들의 눈 속에는 대체 어떤 슬픔이 거울에 비칠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거울은 단순히 사람의 외형만 담는 물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슬픈 날에는 나의 슬픈 두 눈이, 아픈 날에는 나의 아픔이 담긴 두 눈이 나의 내면을 들여다보기에 가장 적절한 오브제가 바로 거울이 아닐까? 조와 니나가 거울 앞에서 제일 슬플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그들의 내면에 깊게 자리 잡고 있는 어둡고도 깊은 슬픔이 그 거울에 가득 차서 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였다.

 

 

 

# 보이지 않는 끔찍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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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를 보기 전 나는 굉장히 무서웠다. 스릴러라는 장르의 이름만으로도 공포감을 나에게 주기는 충분했다.

 

하지만 막상 영화를 볼 때 장면이 주는 공포감보다 적나라하게 보여주지 않고 오히려 밝은 음악, 뜬금없는 영화 배경의 톤이 이 영화가 주는 공포감을 극대화했다고 생각한다.

 

직접적으로 관객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보다 이렇게 작은 소품이나 간접적인 각도로 잔인한 장면을 비춤으로써 관객들이 그 장면을 더 크게 상상할 수 있게 하는 이 영화의 연출법은 이 영화가 더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가 아닐까 싶었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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