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내가 만드는 나 [사람]

나와의 대화에 진실하기 위해
글 입력 2023.11.21 00:21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sekatsky-OwR9cyMNe4c-unsplash.jpg

 

 

하나에 시간을 들인다는 것이 관심이고 지속함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를테면 봤던 영화 다시 돌려보기, 손으로 직접 달력 그리기, 누군가에게 편지 쓰기 등. 상대방이 뭘 좋아하고 취미가 무엇인지 굳이 소리 내 말하지 않아도 그가 혼자 보내는 시간을 어떻게 채워가는지를 본다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 수 있다.

 

나는 어떤 사람일까. 나의 정체성에 대해서 스스로 고민하다가 답은 생각보다 간단할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하루 중 내가 제일 많이 보내는 시간, 온전히 나와 내가 대화한다고 느껴지는 때, 그게 나였다. 그렇게 생각하니 좀 더 나답게 살고 싶어졌다. 좋아하는 것을 더 많이 하고, 되고 싶은 모습에 더 가까워지고 싶어졌다. 일차원적일지 몰라도 읽는 사람이 되려면 읽어야 했고 노력하는 사람이 되려면 노력해야 했다. 내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기 위해서 소중하게 시간을 써야 했다.

 

사람은 자신만 보는 일기에도 거짓말을 쓴다는 말이 있다. 하이네는 믿을 만한 자서전이란 거의 있을 수 없다고, 인간이란 스스로 자신에 대한 거짓말을 늘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것이 거짓인지 진실인지 나는 안다. 아무도 모르는 진실이란 없다는 뜻이다. 내가 자신에게 거짓을 계속 말하는 한, 나는 계속 외롭지 않을까. 나만이 진위를 아니까. 결국 나와의 대화에서 왜곡을 들킨 셈이다. 그것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그 또한 하나의 삶의 방식일 테니. 그러나 나는 적어도 거짓으로 나를 지우는 것이 아닌 진실로 나를 채우고 싶었다.

 

무엇이 되고 싶은 사람과 무엇인 사람은 다르다. 쓰고 싶은 사람과 쓰는 사람은 다르다. 달리고 싶은 사람과 달리는 사람은 다르다. 진실하고 싶은 사람과 진실한 사람은 다르다. 결국 진짜로 행동하는 것만이 그런 사람이 된다. 스스로 나는 어떤 사람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나는 부끄럽지 않기 위해 완전하지 않아도 조금씩 채우고 또 비우며 균형을 맞추고 있다.

 

 

[김지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8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