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단순하지만 깊은 의미가 담긴 - 세르주 블로크展

글 입력 2023.11.20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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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블로크, 그는 어떤 사람인가.

 

프랑스에서 유명한 일러스트레이터이다. 또한 그림책 작가이자 설치미술가까지 활동하고 있으며 아주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그의 작품 특징은 단순하고 쉬운 이해다. 그림을 심오하게 볼 필요가 없다. 관객들은 있는 그대로 감상하면 된다. 그가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만들었는지 볼 뿐만 아니라, 각 개인만의 해석을 창작하여 즐길 수 있는 의미 있는 전시다.


[Everybody is creative, not only artists. I think that creativity is everywhere. (예술가뿐만 아니라 누구나 창의적인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창조성은 어디에나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 Serge Blo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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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출판된 <나는 기다립니다> 작품이다.

 

세르주는 비행기에서 이야기의 실을 어떻게 연결할지 생각하던 도중, 질문에서 실을 이용하여 그림책 만드는 방법을 생각해 냈다. 그의 고된 창작 끝에, 실을 통해 삶에 맞닿아 있는 일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그림이 단순해 보일지라도 사소한 의미가 담겨있다. 빨간 실을 통해 사람은 연결되어 있어, 만남이 있고 또 다른 삶을 이어 나가는 그림이 드러나 있다. 전시관에서 이 그림책을 영상으로 볼 수 있어 더 실감 나게 와닿았다.

 

작품을 보며, 동양에서 전해져오는 '붉은 실'이 떠올랐다. 운명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붉은 실로 연결되어 있으며, 수많은 인연이 개개인과 이어져 있다는 하나의 설(說)이 떠올랐다.

 

물론 작가의 의도와 다른 해석이지만, 나만의 깊은 해석을 덧붙여 작품을 감상하니 그림이 더 풍부하게 와닿았다.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삶의 방향과 인연은 빨간 실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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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로 fin은 '끝'을 의미한다. 하지만 스펠링 하나를 바꿔 fil이라는 단어를 넣었다.

 

불어로 '실'이라는 뜻이다. 비슷해 보이는 단어일지라도 전혀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작가가 작품에서 말하는 붉은 실의 의미를 깊이 있게 전할 수 있는 참신한 방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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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는 타임지, 워싱턴 포스트, 월스트리스트 저널 등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여러 신문과 잡지에 삽화를 그렸다.

 

작가가 작업한 여러 잡지 특성상 딱딱해 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데, 그림을 통해 한층 더 가볍게 보이도록 만들었다. 물론 잡지의 본질을 잃지 않았으며, 각 과월호 표지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의미를 특색있게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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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관에 놓여 있는 세르주의 질문이다.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탄생시키기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건넸다.

 

그의 작업 철학을 읽고 있으면, 그림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바가 무엇이었는지 천천히 곱씹을 수 있다. 단순하고 가벼운 그림같이 보일지라도 어떤 목적을 가지고 만들었는지 하나씩 생각할 수 있다.

 

세르주 블로크의 세계를 풍부하게 느낄 수 있는 전시를 꼭 봤으면 한다. 누구나 즐길 수 있고, 작가와 관객은 가까운 거리에서 대화하는 듯한 느낌을 받을 것이다.

 

전시는 내년 3월까지, 뉴스뮤지엄 연희 에서 진행된다. 세르주의 독창적인 세계에 빠질 준비가 되었다면 전시장을 찾길 바란다.

 

 

[이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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