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자유 여행의 묘미 (1) [여행]

부푼 마음을 가득 안고
글 입력 2023.10.29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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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에 떠난 자유여행. 10년 지기 동창들과 5년 만에 가는 두 번째 여행이었다. 목적지는 고민은 거듭한 끝에 결정한 '홍콩'. 출국 일주일 전, 홍콩에 사상 최악의 폭우가 쏟아져 물난리가 났다는 뉴스에 기상상황에 대한 걱정이 컸다. 계획해둔 루트가 엉망이 되진 않을지, 비가 많이 와 호텔에만 틀어박혀 있어야 하는 건 아닐지 노심초사하며 여행 시작 전까지 날씨를 확인하기 바빴다.

 

 

 

DAY 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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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도착한 홍콩. 확실히 9월의 우리나라보다 습해서 그런지 조금 더 더운 느낌이었다. 우려와는 달리 비가 조금밖에 내리지 않았다. 소나기도 아닌 이슬비 정도여서 우산을 쓰지 않고도 걸어 다닐 수 있을 정도였다.

 

다만 문제가 있었다면 날씨가 아닌 교통이었다고 할 수 있겠다. 구글 지도에서 호텔로 안내하는 경로는 공항철도에서 내려 버스로 환승을 해야 했다. (이제 보니 지하철이 훨씬 빠른 경로였던 것 같다) 홍콩은 버스의 종류가 우리와 비슷하게 3~4종류로 나뉘는듯했다.

 

하지만 한국의 마을버스보다 홍콩의 미니버스의 크기는 더 작았고, 더 큰 문제점은 정류장을 안내하는 전자게시판, 그리고 하차벨이 없다는 점이었다. 찾아보니 손을 들고 큰 목소리로 하차를 해야한다는 것같았다. 언어가 통하지 않는 우리로썬 퍽 난감한 상황에 직면한 것.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던 우리는 다행히도 버스 옆자리에 앉아계시던 분의 도움을 받아 내릴 정류장에 헤매지 않고 하차할 수 있었다. 너무나도 감사한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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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호텔에 무사히 도착한 우리는 짐을 풀고 허기진 배를 달래러 발걸음을 옮겼다. 역 근처에 있다는 유명한 딤섬집인 '딤딤섬'으로 향했다. 만두의 종류가 메뉴판만 봐도 엄청났다. 순식간에 입에 침이 고였다. 배고팠던 우리는 짧은 상의 끝에 메뉴를 정하고 주문을 완료했다. 딤섬은 맛있었고, 홍콩의 밤거리는 번화하고도 이국적이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걸었을까, 우리는 숙소에 돌아간 뒤 단잠에 빠져들었다.

 

 

 

DAY 2 ✍ 


 

우리가 왔다는 걸 환영하기라도 하듯 홍콩의 하늘은 맑고도 화창했다. 여행에서 날씨가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사람으로서, 하늘에 감사했다. 모든 일정이 이대로 순조롭게 흘러갔으면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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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을 타고 현지인들과 함께 이동하는 건 언제나 설렌다. 그 나라의 사람들이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는지, 우리나라의 2호선 같이 붐비는 라인은 어디일지 생각하게 된다.

 

우리는 보통 큰 버스와 지하철을 주로 이용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없는 '트램'도 있었다. 북유럽에서 봤던 낭만적인 느낌은 아니었으나, 언젠가 SNS에서 봤던 홍콩 느낌이 물씬 풍기는 외관을 가졌더랬다. 에어컨이 내부에 없다는 이야기에 도전하진 못했지만, 다음에 또 오게 된다면 꼭 타보고 싶다. 비록 특별할 게 없을지라도 말이다.


둘째 날의 일정은 침사추이 투어. 침사추이 역 근처를 둘러보고 M+에 가서 전시를 즐긴 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소호 벽화거리를 돌아본 다음 피크트램을 타고 전망대에서 야경을 관람하는 루트였다.

 

침사추이 역 근처에 쿠키로 유명한 베이커리가 있다는 소식에 지도를 켜고 찾아갔다. 건물이 굽이굽이 얽혀있는 홍콩 도심 특성상 길 찾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셋이 뭉치니 안 될 게 없었다. 관광객들로 꽉 들어찬 긴 줄이 인기를 실감하게 했다. 공항 면세점에도 있을 것 같았지만 왠지 불안한 마음에 쿠키 두 박스를 구매했다. 철로 된 박스에 들어있어 무게가 상당했는데, 이제 와서 보니 그때 사길 잘했다 싶다. 홍콩 공항에서는 제니 베이커리를 찾을 수 없었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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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근처를 걷다 숲처럼 나무가 우거진 곳을 발견할 수 있었는데, 그곳은 바로 '구룡 공원'이었다. 한국의 공원과는 약간 다른 분위기를 가졌고 생각보다 넓어서 산책하기 아주 좋아 보였다. 생각지도 못한 좋은 장소를 찾아 기쁜 마음에 한껏 들뜬 기분이었다.

 

도시의 풍경과 대비되는 초록의 향연에 잠시나마 여유를 가지고 천천히 둘러볼 수 있었다. 조금 더 걸어 나가니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마음 한구석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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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날씨에 M+를 간 건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내부가 정말 넓고 시원했으며, 티켓값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많은 그림과 전시품들이 자리해 있었다. 들고 다니던 짐을 맡길 수 있는 보관함까지 있어 양손이 한동안 자유로울 수 있었다. 기념품 가게에서 구경하던 중, 마음에 드는 엽서가 있어 냉큼 집어 들었는데, 100HKD가 넘는 바람에 아쉽게도 데려오진 못했다. 몸도 마음도 여유로운 시간이었다. 이후의 일정이 없었다면 더 머물렀을 것도 같다.

 

M+에서 조금 이동한 우리는 소호 벽화거리로 향했다. 벽화가 그려져 있는 곳이 명확하게 나와있지 않아 찾지 못한 탓인지 생각보다 포토 스팟이 그리 많지 않았고, 관광객들이 많아 꽤나 인산인해였다. 또한 카페보다는 음식점 위주여서 '침 차이키'에서 맛있는 완탕면을 먹은 것 말고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다리가 너무 아팠는데 앉아서 소호 거리에서 커피를 마실 카페가 없었다.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계속해서 이동했는데, 끝도 없이 이어지는 길이에 놀랐다. 어떤 영화의 촬영지라고 하던데, 사전 정보가 없어 그런지 ‘난생 처음 보는 길이의 에스컬레이터’, 딱 그뿐이었다.

 

갈증과 피로를 해소하려 카페를 찾아 나섰다. 하지만 일요일이라 그런지 어딜 가도 만석이었으며 테이크아웃 전문이 아닌 카페를 찾기가 힘들었다. 더운 날씨에 무거운 쿠키까지 들고 다녔던 우리는 지칠 대로 지쳐버렸다. 멀티플렉스 안에 위치한 카페에 겨우 자리를 잡고 나서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평소 걷던 것에 몇 배는 더 걸었으니 그럴만했다. 하지만 여기서 멈출 순 없었다.

 

홍콩까지 왔는데, 야경을 보지 않으면 섭섭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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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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