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21세기가 해야 하는 일 [문화 전반]

일본과의 문화교류
글 입력 2023.09.28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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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인기가 많았던 애니메이션을 고르라고 한다면, 다수가 “최애의 아이”를 고를 것이다. 그만큼, 최애의 아이는 한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다. 최애의 아이가 인기를 얻는데 일조한 것이 있다면, 최애의 아이 OST인 idol이다. 


이 노래는 최애의 아이를 대표하는 대표곡으로 1화의 내용을 가사로 잘 담고 있고, 아이라는 인물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있기 때문에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애니메이션에 더 몰입할 수 있는 장치로 사용되었다. 그리고 이 아이돌이라는 노래를 부른 가수는 요아소비이다. 요아소비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일본인이다. 그리고 최애의 아이는 일본에서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그리고 9월 22일, 엠카운트다운에서 요아소비의 아이돌 무대가 방영되었다. 일본 애니메이션이나 일본 노래를 좋아하는 나에게는 이러한 문화교류가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여전히 “no japan”을 외치며 국산 문구류만을 고집하고 있는 나에게는 이러한 문화교류가 과연 기쁘기만 해도 되는 일인지 의문을 남긴다.

 

 


 

“no japan”이 한창 한국에서 유행할 때도, 나는 오래갈 것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언제나 그랬듯 우리는 일본에서 좋은 애니메이션이나 노래가 나오면 소비할 거고, 금방 잊고 편의를 위해 일제 필기구를 사용할 것이고, 인스타그램에 가보기 좋은 일본 장소 게시물이 올라오면 엄청난 ‘좋아요’를 동반하며 일본여행이 유행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생각했던 것처럼 됐다.


이럴 때마다 참 어렵다고 생각한다. 이미 오랜 시간이 지난 일을 갖고 너무 질질 끄는 것인가 싶다가도, 사과도 제대로 받지 못했는데 당연히 질질 끌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가도, 우리나라라고 털어서 먼지 하나 안 나올 만큼 깨끗한 것도 아닌데 싶고, 참 어려운 것 같다. 위안부 문제에 관해 처음 제대로 본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고등학교 교지편집부에서 취재차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그때 위안부 문제에 대해 심층적으로 알 수 있었고, 그리고 가장 지하에 있는 곳에서 베트콩과 관련한 소식을 접할 수 있었다. 처음 베트콩을 접했을 때는, 엄청나게 큰 충격에 빠졌었다. ‘우리나라도 그렇게 베트남 여성들에게 못할 짓을 해놓고, 일본에 사과하라고 돌을 던지고 있었다고?’라고 생각했고, 우리가 일본에 제대로 된 사과를 요구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베트남에 제대로 된 사과를 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리고 지금도 이러한 생각은 변함없다. 그러나 이러한 문화교류를 마냥 기쁘게 받아들일 수 없는 게 옳은 일인지에 대해서는 자신이 없다. 분명 우리는 역사적으로 일본과 일방적으로 부정적인 관계에 놓여 있다. 아주 오랜 역사가 남기고 간 상처에 대해서 우리는 어떠한 사과도 듣지 못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일본이란 국가와 아예 척을 지는 것이 옳은지, 옳지 않다면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이고 거절해야 하는지 알고 싶은데, 정부도 주위 사람들도 이에 관해 해답을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는 마냥 피하기만 할 때가 아니라, 이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터놓고 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재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중 단 10분만 생존해 있고, 한중합작 위안부 다큐멘터리 '22'가 다룬 피해자 22명 중 8월 말에는 현재 1명만 생존해 있다고 한다. 더 늦기 전에, 후손인 우리가 나서야 한다.

 

 

[이세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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