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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3분 진료 공장의 세계

by 신채은 에디터
2023.09.27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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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해주세요, 여기는 불편한 진료실입니다"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이 공장화된 이유라?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들에 대해 책으로 접하게 되어서 반갑기도 하고 재미있기도 했다. 한편으로는 쉽게 잘 이해하지 못했던 의사들의 냉철함과 불친절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불친절하고 틱틱거리는 의사들이 많기 때문에 책 내용 전반에 공감하지는 못했다. 물론 책에서의 입장이 세상 모든 의사들의 입장을 다 대변할 수는 없겠지만, 일부의 입장일지라도 각자의 자리에서 고군분투 중인 사람들의 노력을 알게 되어 좋았던 것 같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3장 3분 동안 오가는 마음의 <나쁜 소식 전하기>였다. 특히 2009년 의사국가고시에 도입된 <나쁜 소식 전하기> 과목이 매우 새로웠다.
 
실제로 환자들에게 나쁜 소식을 전달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의사들의 모습을 드라마에서 종종 봐 오고는 했다. 매일의 생사의 갈림길에서 투쟁하는 의사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일지라도, 처음 병의 소식을 듣는 환자에게는 하늘이 무너지는 소식과도 같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런 무거운 말들을 어떻게 전달할까, 어떠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할까와 같은 문제들은 의사들에게 아마 가장 커다란 고민거리 중 하나일 것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그게 의사 국가고시 실제 시험 과목에 들어가 있는 줄은 몰랐다. 신기했다. 국가적 차원에서도 다양한 방면에서 ‘공감하는’ 의사를 만들고자 노력하는 듯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진료실에서는 공감하는 의사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조금 씁쓸하다.
 
*
 
“암센터에서 전 그냥 번호로 불리는 존재입니다. 환자의 인생 따위에는 손톱만큼도 관심이 없는 주치의는 매번 엑스레이 사진과 혈액 수치를 보면서 두세 마디 건네고 끝입니다.”

심히 공감하는 부분이었다. 모두들 그랬을 것이다. 심지어 ‘주치의’라는 표현이 부담스럽다는 필자의 표현도 볼 수 있었다. 이 책은 의사들의 입장에서 그들이 겪고 있는 어려움 내지는 불합리함을 호소하고 있었다. 적어도 내가 사회에서 마주한 의사들은 다 자기 시간 챙기기 바빴고, 환자의 이야기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었다. 사실 진료라고 할 수 있을까? 그냥 기계적이게 내 증상을 30초 만에 뱉고, 재빠르게 약을 처방받는 식이 끝이니 말이다. 늘 모든 진료는 1분 안에 끝났다.
 
<양다리를 걸쳐라>도 흥미롭게 읽었다. 내 주변만 해도 큰 병에 걸리면 무조건 서울에 있는 가장 큰 병원으로 올라가는 사례를 종종 찾아볼 수 있다. 아무리 모든 인프라가 서울로 집약되어 있다고 할지라도, 동네 곳곳에 질 좋은 의료 시스템을 구축할 병원이 많을 텐데 사람들은 여전히 서울에 있는 큰 병원을 찾는다. 아무래도 당장 생명이 걸려 있다면 더욱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좀 뭐하다. 지방에 사는 사람들은 큰 대학병원에서 진료받기 위해 최소 몇 주 전에 예약해서, 적어도 이틀은 시간을 뺄 것이고, 몇 시간 기차를 타고 올라오고, 숙소를 예약하고, 1시간이 넘는 대기 시간을 기다렸다 겨우 검진을 받는데 진료 시간은 고작 3분이라니. 이때 ‘양다리 걸치는’ 방법으로 수고를 덜어 줄 수 있다는 점이 꽤 인상 깊게 남았다. 나도 언젠가는 그런 일에 대비할 때가 온다면, 동네 병원과 대학병원 사이에서 양다리를 걸쳐 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것 같다.
 
전혀 알지 못했던 의사들의 입장을, 의사들이 겪고 있는 노고를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은근 의외의 의료 꿀팁들이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는 점도 꽤 재미있었다.
 
지금 당장 본인이 환자이거나 아니면 가까운 사람 중에 환자가 있는 독자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도움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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