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볼수록 완벽한 궁합 -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도서]

미술관에 함께 가고 싶은 책
글 입력 2023.09.25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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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올리니스트가 그리는 음악, 글로 써 내려간 예술의 모든 것

 

새벽의 고요함 속에 찾아온 영감을 예술적 감각으로 풀어내다

 

"그림 그리는 바이올리니스트'라는 활동명에서 볼 수 있듯 그림은 저를 표현하는 도구이자 저만의 스트레스 해소 창구입니다." 바이올린 연주자, 클래식 해설 강연자 이수민의 첫 책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는 30년째 클래식을 친구 삼아 바이올린과 함께 한 예술적 여정을 기록했다. 무대에 서고 나면 흩어지는 감각과 환희는 꼭 새벽에 찾아와 많은 영감을 안겨주었는데, 그 벅차고 복잡한 마음을 그림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황량한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뒷골목이 연상되는 피아졸라 표 녹턴 [0시의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들으며 날 서고 바짝 마른 고양이가 쏘다니는 것 같은 느낌으로 강렬하게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도입부의 아리아를 감상하고 우주의 질서를 담은 듯 깊고 큰 울림을 그림으로 풀어내기도 한다. 비언어적인 것에서 언어적인 것으로, 청각에서 시각으로, 사라지는 것에서 기록되는 것을 이 책에 꾹꾹 눌러 담았다.

 

*

 

색다르지만 비슷한 음악과 미술. 나 이 두 분야를 참 좋아한다. 서로 같은 이념을 품고 있으면서도 자세히 들여다보면 가지고 있는 매력이 너무나도 다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확실한 공통점이 그들 안에 존재한다. 그것은 바로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준다는 것. 그 즐거움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영감을 선물하고, 삶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안정감을 심어준다.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제목을 보자마자 색다른 기대감이 피어올랐다. 엄밀히 말하자면 이번엔 어떤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까 기대되었다. 요즘 다양한 도서를 읽으며, 더 많은 인사이트를 갈구하는 ‘나’에게 더없이 완벽하게 다가왔다.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사람들로부터 오는 감상은 항상 나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기에, 이번에도 기대를 안 할 수 없었다.

 

제목 그대로, 예술가들이 만났다. 실존 인물들은 서로의 존재를 알지 못하더라도, 이 도서에서는 비슷한 삶과 주관을 가진 화가들과 작곡가들을 한 파트로 묶어 소개하고 있다. 그중에서 가장 큰 인상을 주었던 한 ‘커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토마스 안토니오 비탈리’와 ‘프리다 칼로’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비운의 삶을 살았던 여성 작가 프리다 칼로 그리고 우울한 음악을 대표적으로 작곡했던 비탈리, 이 둘의 교집합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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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서진 기둥>

 

 

기본적으로 어둡다는 이미지가 가장 많이 떠올랐다. 특히 프리다 칼로 같은 경우는, 어렸을 때부터 큰 사고를 당한 이후로 신체적으로 많은 고통을 받았다. 프리다 칼로의 대표적인 작품인 <부서진 기둥>을 보면, 교통사고를 당한 이후 그녀가 평생에 걸친 수술을 통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간접적으로나마 알 수 있다. 심지어 그녀는 남편인 디에고와의 갈등을 겪었고, 그 일로 아이를 유산하는 비극을 겪었으니, 개인적으로 그녀의 삶은 어둡기보다 참담했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그녀는 끊임없이 그림을 그렸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며, 사람들에게 자신의 삶 속으로 초대했다. 프리다 칼로는 꾸준히 거울을 보며 그녀의 모습을 그렸다고 전해진다. 만약 나라면, 그 어두운 상황에서 나의 모습을 마주하고 싶었을까 되묻게 된다. 어두운 상황 속에서도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컸기에 아픔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 대표적인 작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이 도서에서는 이러한 프리다 칼로의 작품과 생애에 어울리는 곡이 있다고 소개한다. 바로 비탈리의 <샤콘느>이다. <샤콘느>를 처음 들었을 때, 프리다 칼로의 <부서진 기둥>이 바로 그려졌다. 남의 고통을 잠시 귀를 통해 경험한 기분이랄까. 그러나 <샤콘느>의 진짜 매력은 거기 있지 않다. 책의 작가도 묘사했지만, <샤콘느>의 끝에 다가갈수록 한 사람의 절규가 느껴진다. 그 절규는 괴로움의 절규라기보다는, 이 어렵고 험난한 세상에 맞서 이겨내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그래서일까, 프리다 칼로의 작품과 생애가 생각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내가 이 도서를 보지 않았더라도 비탈리의 음악을 들은 후, 프리다 칼로를 더 사랑하게 되었을 것이다. 한 가지 더 확실해진 것은 서로가 서로를 더 사랑스럽게 만들어주었다. 각각의 아름다움은 유사하고 같은 정신을 품고 있는 것을 만났을 때, 더 극대화되는 아름다움을 탄생시킨다.

 

결론적으로 음악과 예술은 만나야만 하는 존재이고, 앞으로 그 콜라보를 적극 찬성할 예정이다. 그리고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더 많은 조합을 마주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직접 조합해보고 싶다고 말이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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