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 [도서/문학]

글 입력 2023.09.20 0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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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지고 재미있게 사는 이들은 하나같이 세련된 취향을 지녔다.”(p.16)

 

책의 문장에 아주 크게 공감했다. 올여름,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멋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었다. 축제에서 만난 사람들과 문화예술 이야기를 실컷 하며 다채롭고 깊은 취향을 여럿 만났다. 예술 그리고  취향에 관한 대화를 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넓고 깊은 주제로 대화를 이을 수 있었고, 그 과정에서 배우고 느낀 점이 많았다.

 

아도르노는 “취향을 가진다는 것은 고유한 속성으로서의 자신을 안다는 말”이라고 했는데, 비슷한 맥으로 취향이 확고한 사람들에게 자신에 대해 깊이 생각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그래서 누군가의 취향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 일은 아주 재밌다. 비근한 예로, 그 사람의 책 취향을 들으면 아주 조금 그 사람이 누군지 알 수 있을 거 같다. 음악, 공연 등도 마찬가지다. 취향으로 누군가의 전부를 짐작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지만, 누군가의 개략적인 모습을 그려보는 것은 재밌는 일이다.

 

물론, 취향에 관한 판단과 생각이 다른 영역으로 확고하게 번지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예전에 읽었던 「취향」이라는 책에서는 “취향에 대한 판단은 도덕적 판단과 구분되어야 한다.”라는 문장이 나온다. 취향의 이야기는 그 차원에서 마무리 짓거나 대략적인 수준에서 끝나야지, 다른 영역의 판단으로 이어지면 안 될 것이다. (앞의 문단의 내용도 어림의 맥락이지, 파악의 맥은 아니다.)

 

취향에 관한 이야기로 글을 시작했는데, 그 이유는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이 물건에 관한 작가의 취향으로 구성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20년 넘게 ‘생활명품’이라는 주제에 천착하고 있다. 물건이 쌓여있는 여러 장소를 넘어 세계 곳곳을 찾아다니며 도구와 물건에 관한 관심을 쏟았고 이 책은 작가의 깊은 관심과 애정의 결과물이다.

 

책의 모든 부분을 보지 않고, 흥미가 가는 부분을 주로 읽었다. 단순히 물건에 관한 이야기를 넘어, 작가의 이야기와 더불어 다양한 내용이 함께해서 지루하지 않았다. 어떤 물건에 관한 애정이 깊어지면, 그것과 얽힌 사연이 생기곤 한다. 나 역시 특정 책이나 음악에 얽힌 개인적인 이야기가 많다.

 

여하튼, 어떤 물성과 사연이 얽힌 이야기는 그 사람의 취향과 삶을 엿보는 느낌이 들어 재밌게 다가온다. 「윤광준의 생활명품 101」을 읽으며 물건과 사람의 이야기를 다양하게 접할 수 있어 좋았다.

 

작금은 정보의 바다라고 불리는 시대다. 트렌드도 민감하고 변화도 워낙 빠르므로, 개인의 취향을 만들고 유지하기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럼에도, 취향이 있다는 것은 삶에서 정말 큰 장점으로 작용하는 듯하다. 삶이 흔들리고 세상이 급변할 때, ‘취향’은 자신의 모습과 색을 지킬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해당 책을 읽으며, 나 또한 취향을 더욱 넓고 깊게 발전시키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하였다.

 

작은 물건에도 취향이 깃드는 날까지, 열심히 고민하고 노력해봐야겠다.

 

 

[김민혁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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