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감각의 기억과 예술

글 입력 2023.09.15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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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예술과 공연을 접하면서 예술가 혹은 관객들을 ‘감각하게 만드는’ 혹은 ‘감각하는 예술’과 같은 문장을 자주 마주했던 경험이 있다.

 

이처럼 예술가의 감각을 통해 새로운 무언가를 창작하거나, 관객으로부터 새로운 감각을 이끌어내는 것이 어떠한 영향을 주고받는가에 대해 궁금증을 느끼게 되어 ‘감각하다’와 ‘감각기억’의 어원과 개념, 그와 예술의 연관성에 대해 살펴보기 시작했다.


[감각하다]

: 사물에서 어떤 인상이나 느낌을 받다.

: 눈, 코, 귀, 혀, 살갗을 통하여 바깥의 어떤 자극을 알아차리다.


그렇다면 예술을 ‘감각하는’ 행위는 무엇인가? 개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보았을 때, 예술을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등 오감을 통해 예술 작품을 경험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일컫는다. 이는 작품을 보거나 듣는 것뿐만 아니라, 작품의 색, 소리, 시청각적 특징 등을 인식하고 감상자의 감각적 체험을 강조한다.


또, 예술가가 작품을 창작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감각적 경험과 표현력을 활용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작가는 자신의 감각적 지각을 통한 표현을 작품으로 전달하고, 이를 통해 관객에게 공유하는 것이 예술의 궁극적인 목표로 작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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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을 통해 예술에서의 감각하는 행위에 대해 알아봤다면, 그에 대한 연장선으로 감각기억의 개념에 대해 탐색해 보자.

 

앳킨스과 쉬프린의 다중 기억 모형 연구에서는 우리의 기억을 감각기억 → 단기기억 → 장기기억 3단계의 기억 저장소로 구분한다.

 

그 중 살아가며 겪는 수많은 정보와 함께 흘러들어온 자극들을 매우 짧은 시간 동안 기억하고, 이후의 과정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감각기억(감각 등록기)으로 정의하는데, 오감(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을 통해 입력된 물리적인 자극들의 감각적 특징이 1-3초 가량 순간적으로 저장되어 짧은 시간 동안 기억하는 것이 감각기억이다. 감각기억은 자극이 사라진 후에도 그 자극을 기억하며, 특징들을 감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능을 한다.


감각기억으로 들어온 새로운 물리적인 자극들이 망각되지 않고 이어진다면 단기기억의 단계로 이어지고, 단기기억을 통과하여 장기기억으로 들어온 기억들은 2-3분 이내의 짧은 시간이 아닌 오랜 기간 저장된다.


이처럼 오감(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을 통해 받아들인 경험을 기억하는 감각기억은 예술을 감각하게 하는 첫 번째 단추이자, 그들의 경험이 기억 속에 저장될 수 있도록 하는 과정의 단계라고 이야기할 수 있다. 이러한 감각기억은 예술가에게 중요한 자료와 영감의 원천이 된다. 즉, 예술가들은 자신의 감각적 경험, 지각을 기반으로 그들의 새로운 미적 시도들이 관객들의 새로운 감각으로, 감각하는 행위로, 감각기억으로 그들의 기억 저장소에 기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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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감각의 자극을 통해 향유하는 이들에게 미적 경험을 제공하고, 창작자와 향유자 간의 인간적 연결 관계를 형성한다. 두 관계의 긍정적인 상호작용과 예술경험을 위해 감각에서 시작된 기억이 장기기억으로 그들의 기억 속에 오랜 기간 보존될 수 있도록 하는 행위들이 우리가 감각을 해야 하는 이유이자, 예술과 감각의 힘이 되어야할 것이다.



 

[윤지수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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