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음식 만화계의 불멸의 고전 : 미스터 초밥왕 [만화]

글 입력 2023.09.08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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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두 편의 오피니언으로 이미 다뤘을 정도로, 나는 음식 테마의 만화를 굉장히 좋아한다. 오피니언으로는 웹툰들만 다루었지만, 상당히 고전적인 단행본 만화인 <식객>과 <미스터 초밥왕>도 내가 좋아하는 만화 중 하나이다.

그중 이번에는 <미스터 초밥왕>에 관해 이야기해볼까 한다. 사실 <미스터 초밥왕>은 나보다 남동생이 더 푹 빠져있던 만화였다. 처음에는 몇 권만 소장하고 있었지만, 동생의 열정에 결국 전권을 구매하기도 하였다. 나는 초밥이라는 소재에 재미를 느껴 입문하였지만, 만화의 길이 자체가 짧지도 않고 작은 크기의 종이를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기며 읽어야 하는 피로함에 지쳤던 적이 많았다.

그러던 중 이제 대학교를 졸업한 후 취업을 준비하면서 붕 뜨는 시간 속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오랜만에 <미스터 초밥왕>을 처음부터 다시 펼쳐보았다. 다소 반복되는 구조에 조금 지루해하다가도 전국대회 편으로 갈수록 그 화려함과 복선이 더해지더니 마지막은 거의 클라이맥스의 연속처럼 흥분감을 내게 안겨주었다. 그렇게 비로소 <미스터 초밥왕>을 완독한 후 마음속으로 기립박수를 치고 있었다.

<미스터 초밥왕>은 초밥과 생선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고 다양한 재료와 기술이 모인 초밥을 구경할 수 있는 요리 만화의 원초적인 재미뿐만 아니라, 요리 대결물의 기틀을 쌓은 만화인 만큼 대결과 성장의 스토리를 깊게 즐길 수 있는 만화이다.
 
 
 
1. 초밥을 만드는 데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미스터 초밥왕>에서 꾸준히 전달하는 메시지는 결국 하나로 귀결된다. 비싼 재료, 화려한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손님을 위해 맛있는 초밥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이라는 것.

<미스터 초밥왕>의 주인공 ‘세키구치 쇼타’는 자본력으로 가족의 초밥 가게를 누르려는 ‘사사 초밥’에 맞서기 위해 초밥을 만드는 수련을 하고 있다. 그래서 당연하게도 주인공이 전달하려는 메시지는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일 수밖에 없다. 사사 초밥은 쇼타가 사려는 재료를 먼저 사재기하고 다양한 명인들을 스카우트하는 등 그를 자꾸 방해하려 하지만 쇼타는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 그들을 격파한다.

객관적인 시선으로 보았을 때 쇼타가 초밥을 만드는 데 있어 천재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지만, 쇼타는 그 천재성을 빛나게 하려고 끝없이 노력한다. 어느 한 가지의 기술이라도 콱 물고 늘어질 수 있는 집착, 그리고 제 몸을 혹사해서라도 기술을 갈고 닦으려는 끈기를 엿볼 수 있다.

그중 쇼타의 스승이자 ‘오오토리 초밥’의 사장 ‘오오토리 세이고로’는 쇼타에게 직접적인 가르침을 주지는 않지만, ‘모든 것은 눈으로 직접 보고 배워라’라는 신념이 담긴 행위를 통해 간접적으로 교훈을 전달한다.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기본기를 연마하는 것, 그리고 거기에서 한발 더 나아가 틀에 박힌 생각에서 벗어나는 것. 쇼타는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기술을 꾸준히 발전시켜 나간다.

만화를 읽으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메시지가 있었다. 초밥 요리사는 수천수백 개의 초밥을 만들어야 하므로 모든 초밥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고된 작업일 수 있으나, 단 한 번의 실수로 만들어진 하나의 초밥이 그것을 먹는 손님에게는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것. 재료나 기술보다 중요한 것이 마음이라는 이야기가 다소 허황한 것처럼 들릴 수 있으나 위 메시지만큼은 납득할 수밖에 없었다.
 
 
 
2. 주인공을 더욱 빛내는 조연들


초밥 1인분에는 여러 가지의 초밥이 있다. 그중 클라이맥스를 상징하는 주역의 일품이 있고, 이를 든든하게 뒷받침하고 주역을 주역으로 만들 수 있는 조역들이 있다. 주인공 쇼타의 성장도 마찬가지로 조연들이 없었다면 이루어질 수 없었을 것이다.

우선 쇼타의 선한 마음에 영향을 받는 다양한 주변 인물들이 있다. 그들은 처음에는 마냥 어리숙한 쇼타를 무시하거나 믿지 못했지만, 쇼타의 선한 마음과 강한 끈기를 통해 도움을 받고 그 도움에 보답하고자 그를 도와준다. 선행은 또 다른 선행을 낳는다는 표현이 어울리는 광경이었다. 그렇게 주변 인물들의 선의가 모여 쇼타가 곤경에 처했을 때 이를 빠져나갈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였고, 결국 쇼타가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하였다. 이는 자본으로만 연결된 악역들의 얄팍한 연합과 대비되어 선은 결국 이긴다는 일종의 ‘권선징악’ 메시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안토의 구박이 언제나 쇼타를 성장시키려면, 그 주체인 안토 자신이 성장할 필요가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 딱 맞는 명언이 생각납니다. 「다이아몬드는 다이아몬드로만 갈 수 있다」. 쇼타가 다이아몬드이기 위해서는 사지 안토 자신이 다이아몬드가 되어야 할 필요가 있었던 것입니다.
 
(<미스터 초밥왕 – 전국대회 편> 8권, 작가의 말 中)
 

쇼타는 신인 초밥 요리사 경연 대회 도쿄 예선, 그리고 전국대회를 거쳐 결국 승리를 거머쥐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선의의 경쟁자와 악역이 공존한다. ‘선의의 경쟁자’ 캐릭터는 쇼타보다 압도적인 위치의 기술을 가지고 있는 모습으로 주로 묘사가 되지만, 쇼타의 탄탄한 기본기와 예상을 뒤엎는 창의력에 허를 찔린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 또한 쇼타의 모습에 경쟁심과 열정에 불이 붙어 기술을 더욱 갈고 닦으며 서로 잠재력을 끌어올려 주는 상호 러닝메이트의 역할을 한다.

반면 ‘악역’ 캐릭터는 막대한 자본과 굉장한 기술력을 자랑하지만 오만하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자본과 기술만을 믿고 발전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다가 그 오만함에 발목을 잡혀 쇼타로부터 패배의 굴욕을 맛본다. 하지만 결국 이 악역들도 쇼타의 열정 넘치는 모습을 지켜보며 쇼타를 인정하고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는 결말을 맞이한다.

이렇듯 다양한 성격의 캐릭터들이 쇼타에게 영향을 주고 또 쇼타로부터 영향을 받는 모습을 보는 것이 <미스터 초밥왕>의 가장 큰 묘미가 아닐까 싶다.

*

요리 대결물의 기틀이 된 만화인 만큼 지금 보았을 때는 클리셰가 가득한 만화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사람들을 매료시키는 요소들이 가득한 만화라고도 할 수 있다. 비현실적인 기술과 오버 액션이 있기도 하지만 오히려 그러한 점 덕분에 마치 액션 만화 혹은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경험을 할 수도 있었다.

요리 대결물의 특성상 반복되는 대결의 구조가 지루할 수도 있고, <미스터 초밥왕>이 일본 만화인 이상 한국인이 불편하게 느낄 수 있는 비판적인 요소(포경, 욱일기 바탕의 디자인, 제2차 세계대전 미화 등)가 몇몇 있었으나, 그럼에도 한 번쯤은 들여다 볼만한 가치가 있는 요리 만화계의 고전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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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성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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