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는 수많은 미술관이 있다. 미술관들은 해마다 다양한 사조와 작가를 주제로 전시를 여는데, 그중에서 단연 인기 있는 것은 인상주의와 신인상주의 그림들이라고 할 수 있다.
앙리 마티스 또한 신인상주의와 야수파를 대표하는 작가로서 우리에게 친숙하다. 해마다 그의 작품을 내세운 기획 전시가 한국 곳곳에서 열리고, 국외 유명 미술관들도 마티스의 그림을 내세워 자신들을 홍보한다.
![[크기변환]0-1. 작가소개.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8/20230813235347_bfkgklef.jpg)
앙리 마티스의 사진
그렇게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 마티스는 대체 어떤 그림을 그렸을까?
우선 그의 대표적인 작품세계를 설명하라 하면 야수파의 이름 그 자체, 즉 ‘야수’ 같은 화풍이 먼저 떠오른다. 기존의 미술사적 규칙을 무시한, 자유롭고 거침없는 화풍은 강렬한 분위기를 조성하며 앙리 마티스의 존재감을 확고히 한다.
하지만 마티스의 표현 세계는 오직 야수파로만 이루어져 있는 것은 아니다. 화가로서 그의 이름을 미술사적 맥락에 당당히 자리하도록 만든 계기는 분명히 야수파였지만, 노년기의 마티스가 보여준 새로운 작품 스타일은 야수파 못지않은 근사한 작품들을 남겼기 때문이다.
이번에 CxC 아트 뮤지엄에 진행된 전시<앙리 마티스, LOVE & JAZZ>는 이러한 마티스의 후기 작품들을 전체적으로 조망한다.
재즈와 서커스
마티스의 전기를 소개하는 방을 지나면 알록달록한 판화와 컷아웃 작품이 전시된 방에 들어서게 된다. 서커스를 주제로 하는 컷아웃 작품부터, 신화의 인물 등 다양한 주제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크기변환]2-3. 서커스.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8/20230813235108_bkkvpzgc.jpg)
<서커스>
마티스의 컷아웃 작품은 색감이 강렬하고 곡선이 자주 사용된다. 개인적으로는 미역과 같은 해조류가 떠오르기도 했다.
마티스는 왜 간편한 직선 위주의 컷아웃이 아닌, 복잡하고 다루기 어려운 곡선의 커팅을 사용했을까? 아마 일평생 자유로운 붓질로 자신의 그림을 표현해 오던 마티스였기에, 이는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것이리라 추측해 본다.
그의 작품들은 두 세기가 지난 현재 감상해도 탁월한 미적 감각이 느껴지는데, 그 이유는 원색의 강렬한 색감들을 사용하면서도 색감들의 무게가 쏠리지 않도록 조화롭게 사용했다는 점에서 비롯된다.
사랑과 선
다음 방에서는 간단한 선으로 된 삽화들을 감상할 수 있다.
그의 드로잉은 얇고 적은 선으로만 이루어진다. 펜 끝의 망설임도 찾아보기 힘든 드로잉은, 간단한 조합으로 구체적인 사람의 얼굴과 풍경을 재현해 낸다. 선의 개수는 최소한으로 사용되었으나 대상을 알아보고 인식하는 데에 전혀 모자람이 없는 것이 인상적이다.
![[크기변환]3-2. 샤를 도를레앙의 시.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8/20230813235422_xhqaiefk.jpg)
샤를 도를레앙의 시집에 삽입된 마티스의 그림
최소한의 선으로 최대한의 감각을 전달한 그의 그림들이 당시 사람들에게 주었을 새로움을 상상해 보며 작품을 감상했다.
한편으로는 색감과 질감이 거칠게 섞인 야수적 작품을 그려내던 그가, 후기에는 가장 깔끔하고 가벼운 그림을 그렸다는 사실이 재밌기도 했다.
마티스와 영감
이번 전시에는 마티스에게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디자인 작품을 전시한 섹션도 있다. 해당 섹션에서는 알레산드로 멘디니, 하이메 아욘, 브흘렉 형제가 마티스에게 영감을 받아 제작한 화병들을 전시하고 있다.
특히 알렉산드로 멘디니는 디자인이나 건축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이름을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디자이너다. 감각적인 색감과 창의적인 구성의 디자인을 만드는 그는 평소 마티스에 대한 애정을 자주 드러낸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 그가 직접 마티스에게 영감을 받아 디자인한 작품을 볼 수 있어서 매우 흥미로웠다.
![[크기변환]사진자료 09 앙리 마티스 특별전 전시 전경_미디어룸.jpg](https://www.artinsight.co.kr/data/tmp/2308/20230813235134_abukxcpt.jpg)
미디어 아트 또한 인상적이다. 디자인 작품 코너를 지나면 약 3분 정도의 영상을 감상할 수 있는 방이 있다. 평소 미디어아트를 선호하지 않는 터라 기대 없이 입장했는데, 안에는 놀랄 만큼 근사한 작품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영상은 크게 마티스의 <붉은 방>, <붉은 화실>, <커다란 붉은 실내>를 이용한 작품과 컷아웃 작품들을 전체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두 개로 구성되어 있다. 이 미디어 아트는 마티스의 작품을 완벽하게 재현했을 뿐만 아니라, 곳곳을 돌아다니는 고양이와 공간감 있는 디테일들을 추가했다.
장난꾸러기 고양이를 따라서 시선을 옮기다 보면 어느새 해당 작품에 푹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앙리 마티스 LOVE & JAZZ>는 2023년 12월 31일까지 CxC 뮤지엄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앙리 마티스의 다채로운 작품 세계를 염탐해 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