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열 손가락을 아름답게 만드는 선물 같은 시간 - 이루마 솔로 SOLO

글 입력 2023.07.30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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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루마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SOLO], 앨범 속 원곡의 감성을 그대로 담아낸 악보집 [SOLO_ORIGINAL]을 만나보았다. ‘Kiss The Rain’, ‘River Flows In You’, ‘Destiny Of Love’ 등 많은 사랑을 받았던 곡들과 ‘Joy’, ‘27 May’ 등 총 14곡이 수록되어 있다.


20주년이라는 말이 너무도 새삼스러웠다. 나의 어린 시절을 장식한 노래의 주인인 만큼 그 시간은 당연했지만 그 속도를 이제야 체감했다.


악보집을 받아보았을 때 처음 든 느낌은 ‘신기하다’라는 것이었다.

 

‘악보집’이라는 것 자체가 그러한 물건이었다. 그 어린 날에는 하루가 멀다고 보던 것이 악보였으면서, 악보집을 산처럼 쌓아두고 연습하던 날들이 있었으면서도 그랬다. 피아노 학원을 왜 그만두었는지 정확히는 모른다. 부모의 귀가 시간 이전에 내가 가 있어야 할 곳이 필요치 않아졌을 때인 듯했다. 내가 마땅히 홀로 있어도 괜찮을 때쯤 아마 피아노 학원을 그만두었던 것 같다.

 

이후로 피아노는 가끔 생각날 때마다 쳤다. 학원 피아노만큼은 아니었고 페달도 고장 났었지만 꽤 열심히 연주했다. 해야 한다는 의무 없이 즐기기 바빴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악보집을 계속 치자니 지겨웠고 수중에 있는 개별 악보는 몇 안 되었다.

 

그때부터 연주하고 싶은 곡의 악보를 따로 찾아 개별로 구매했다. 그것들이 쌓이고 꽤 많은 악보가 모였지만 그저 제목 없는 모음집에 불과했다. 무언가의 OST이거나 어떤 작곡가의 곡이라는 특정 주제로 모아둔 악보집은 생소해진 세월이었다.


이루마의 [SOLO_ORIGINAL]에는 악보뿐만 아니라 아티스트의 사진과 말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크기가 제법 큰 악보집 덕분에 사진이 삽입된 부분은 마치 화보 같기도 하다. 악보 하단에는 쪽 번호뿐 아니라 곡 제목이 적혀있다. 곡이 시작하는 부분이 아니더라도 어느 장을 펼치든 오른쪽 하단에서 제목을 안내해 준다.


수록된 곡들이 반갑기도 했다. 대중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Kiss the Rain’이나 ‘River Flows In You’ 같은 곡들은 나 역시 많이 듣고 많이 연주한 곡이었다. 반가우면서도 역시 신기했다. 악보 사이트에서 구매하여 어느 이면지에 출력해서 보았던 악보가 아니었다. 깔끔한 악보집에 수록된 단정한 악보였다.


‘River Flows In You’는 특히나 많이 연주한 곡이다. 굳이 악보를 보고 치지 않아도 연주할 수 있을 만큼 많이 연습했던 곡이었다. 계이름을 적어놓고 조표나 셈여림표를 색연필로 색칠해 두었었다. 덕분에 악보는 지저분해졌고 수없이 친 후에는 그 악보를 보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SOLO_ORIGINAL] 속 ‘River Flows In You’ 악보를 보니 다시금 피아노 덮개를 치우고 연주하고 싶었다. 강물이 흘러가는 것처럼 아름답게 흘러드는 선율을 다시 듣고 싶다.


그 시절을 생각나게 하는 곡을 포함해 여러 명곡이 수록된 [SOLO_ORIGINAL]. 이 악보집을 통해 나는 다시 취미 활동을 시작할 것이다. 유려한 선을 그리듯 흐르는 선율과 그 곡을 연주하는 나의 열 손가락이 아름답다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다시 맞이할 것이다. 이루마의 [SOLO_ORIGINAL]은 그런 선물이다.


 

[박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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