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성장하는 청소년들 [도서/문학]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VS "얌마, 도완득!"
글 입력 2023.07.30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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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교회에 있는 주인공 완득이가 자신의 담임 선생님(똥주)을 데려가 달라는 기도와 함께 시작된다. 17살 사춘기 남학생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어서 그런지 욕 또한 심심치 않게 나온다. 그의 언행에서 자신의 인생에 대한 무관심을 엿볼 수 있다.


그런 완득이가 이웃 주민이기도 한 담임 선생님으로 인해 점점 변화하게 된다. 책은 선생님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와는 정반대인, 수업에는 관심 없고 욕만 잘하는 사회 과목 선생님 똥주와 사춘기를 제대로 겪고 있는 학생 도완득 사이에서 생긴 흥미진진한 일들을 보여준다.


너무 자주 싸운 나머지 미운 정이라도 들었는지 원수였던 사이가 점점 달라진다. 오지랖 많은 멘토의 등장으로 도완득은 어떻게 변화할까.

 

 

 

인생에 있어선 꼭 필요한 성장 과정, 사춘기



사람이라면 누구나 거치는 시기 사춘기 - 사춘기라는 것은 참 이상하다. 어른들이 ‘지금 사춘기구나’하고 이야기할 때 정작 당사자는 그게 정확히 뭔지 잘 모른다. 이 책을 읽으며 문득 부모님이 평가하는 나의 사춘기가 궁금해져 물으니, 당시에 엄청 힘드셨다고 한다. 나는 내가 언제 사춘기였는지 잘 모르겠는데. 사춘기가 마치 슈뢰딩거의 고양이 같다.


어린 나이에 공부, 시험, 진로, 우정, 가족, 학교생활 등 미래를 생각하다 보면 가끔 머리가 복잡해서 서러울 때가 많았는데 그런 게 사춘기면 나는 아마 중학교 2학년 때 사춘기를 겪었던 것 같다. 고등학교 1학년 완득이 역시 여느 청소년들과 똑같이 사춘기를 겪는다.


완득이는 공부에는 관심 없고 어려서부터 조폭 아저씨들 밑에서 있어서 그런지 싸움만큼은 엄청나게 잘하는, 소위 말하는 양아치 같은 학생이다. 매일 담임 선생님과 부딪히기 바쁘다.


막 사는 듯한 완득이에게 슬픈 사정이 있다. 완득이는 학교에서 지정한 수급대상자로 친구들의 웃음을 사기도 한다. 또한 난쟁이같이 키가 작은 아버지와 언어 장애가 있는 삼촌과 함께 산다. 도마에 쉽게 오르내릴 만한 조건이 많아서인지 누군가 가족에 대해 언급하면 몸이 먼저 반응한다.


가난한 가정 형편, 다니기 싫은 학교, 마음에 안 드는 선생님. 설상가상으로 완득이는 선생님의 소개로 얼굴도 모르고 잊고 살았던 어머니와 마주하게 된다. 처음엔 받아들이기 힘들고 어색하고 멋쩍기만 했지만, 어느새 점점 어머니에 대해 마음을 열어간다. 그분이라는 호칭은 어느새 어머니라고 바뀌었고 나중에는 어머니에 대해 애틋함도 느끼게 된다.


또한, 킥복싱을 접하게 된다. 킥복싱을 통해 처음으로 하고 싶은 일이 생기게 된다. 전교 1등인 정윤하와 친해져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기도 한다. 첫사랑은 킥복싱하는 도중에 웃음이 터지다가도 짜증이 나게 만드는 복잡한 감정이었다. 어머니의 사랑과 첫사랑을 느끼며 완득이는 한층 더 성장한다.


이처럼 새로운 인물의 등장과 관계의 변화는 완득이의 인생을 바꿔 놓았다. 공부든 물론 딱히 관심 있는 대상이 없어 서로에게 피해 주지 않고 조용히 살다 죽는 게 장땡이라는 도완득. 철부지 학생이었던 완득이는 자신의 인생 목표를 새롭게 세운다. 담임 선생님의 도움으로 아버지와 삼촌과 댄스 교습소를 열게 되어 완득이의 생활에 활력이 생겼다.


책은 사춘기가 ‘그것 또한 다 지나가는 것’이라고 알려주는 것인 것 같다. 완득이처럼 현재 내가 너무 힘들고 환경도 좋지 않아도 안 좋은 것들도 다 지나간다고. 이것 또한 우리에게 있어서 성장하는 과정일 뿐이라고.

 

 

 

완득이가 알려주는 인생의 교훈


 

누구나 미래를 생각하면 머리가 아프다.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진정으로 내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는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모든 게 의문투성이고 복잡하다. 이 길이 맞는 건지 자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어쩔 수 없이 계속 해야 하는 경우가 있고 도전조차 망설여지는 때가 있다.


그럴 땐 책에서 알려주듯이 ‘이 또한 지나가리라’ 생각하자. 그렇게 지나가면 우리는 한 단계 또 성장하게 된다. 방황하고 있다는 것은 성장하기 위한 단초를 쌓는 과정과 같으니 힘든 상황에 집착하지 않고 자기 자신과 이야기하다 보면 내면에서 정답을 찾을 수 있다고 믿는다.


책 완득이를 읽으면서 많은 부분이 좋았지만, 이 부분이 제일 마음에 와닿는다.


 
“이 동네 집들 진짜 따닥따닥 붙어있다. 내가 세상으로부터 숨어 있기에 딱 좋은 동네였다. 왜 숨어야 하는지 잘 모르겠고, 사실은 너무 오래 숨어 있어서 두렵기 시작했는데, 그저 숨는 것밖에 몰라 계속 숨어있었다. 그런 나를 똥주가 찾아냈다. (중략) 흘려보낸 내 하루들. 대단한 거 하나 없는 내 인생, 그렇게 대충 살면 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이제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아도 좋다. 작은 하루가 모여 큰 하루가 된다. 평범하지만 단단하고 꽉 찬 하루하루를 꿰어 훗날 근사한 인생 목걸이를 완성할 것이다.”
 


난쟁이 아빠에 말 더듬는 삼촌과 가난. 자신이 왜 숨어야 하는지도 잘 모른 채 완득이는 세상으로부터 숨어왔다. 하지만 그런 완득이를 담임 선생님이 찾았다. 똥주가 찾아냄으로써 완득이는 세상으로 한 발짝 나아가게 되었다. 이 부분이야말로 책 완득이의 내용을 딱 간추린 것 같다.


처음엔 아무 관심도 없었던 자신의 인생.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거창하고 대단하지 않아도 좋으니 평범하지만, 단단한 하루하루를 살 것이라는 완득이의 다짐. 자신이 흘려보낸 지난 하루들은 잊으며 스스로를 묶어왔던 굴레들을 내려놓고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성장하는 완득이.


우리 모두 완득이처럼 너무 서두르지 않고 두려움을 마주하며 성장하길. 어차피 의미 있게 보내는 보내지 않든 우리의 인생이다. 혹여 나중에 그 의미를 늦게 찾았더라도 흘려보낸 하루들을 자책하지 않으면 좋겠다. 조금 늦어졌지만, 결국엔 찾아낸 것이니.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가며 근사한 인생 목걸이를 완성해 보자.

 

기대된다. 우리의 완성된 인생 목걸이.

 

 

[이도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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