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바래진 색감의 시대, 그 자체의 향기 [영화]

영화 <로슈포르의 숙녀들>(1967)
글 입력 2023.07.25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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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1900년대 문화를 참 좋아한다. 그 당시의 미국의 풍류 문화나 한량스러운 분위기를 동경하곤 한다. 소위 낭만의 시대라고 할까. 그 당시에 살던 사람이라면 그때보다 더 좋은 세상이 오리라 믿을 수 없었을테다. 필자 역시 비슷하게 생각한다. 현재는 그때의 영광보다 한참 못미친다고 생각된다.

 

어느덧 1920년대에서 100년이 지난 2020년대가 지나고 있다. 100년 전에는 어땠을까를 생각하며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물론 한국의 그때는 암울한 시기였다. 일본에 붙잡혀 힘도 못 쓰던 시기. 그런 와중 지구 반대편에서 문명의 발전을 실시간으로 즐기며 생활했다는 사실이 좀처럼 믿기질 않는다.

 

이제 시간이 흐르며 100년 전의 시기에 프랭크 시나트라가 위치하려 한다. 음악과 영화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던 팝스타들의 시대. 영화에서 한가락을 뽑으며 루이 암스트롱과 어깨를 메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깊다. 재즈의 시대가 흘러간다. 그렇게 20세기의 중반이 다가온다.

 

수많은 필름이 영화관에서 상영되었지만 특정 시대에 만들어진 작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 시대의 유행이 개인적인 취향에 들어 맞는 듯하다. 다른 이유로 과거의 작품은 오랜 시간동안 평가받고 세월을 거쳐 살아남은 작품들만 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시간이 직접 선별해준 작품을 보는 것은 참으로 축복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시간이 충분히 오랬동안 고려하고 평가해준 영화를 하나 소개하고자 한다.

 

 

 

항구의 청춘들, 그리고 화려한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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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세기 하고도 10년 전에 <로슈포르의 숙녀들>(원제: Les Demoiselles De Rochefort)이 세상에 나왔다. 뮤지컬 영화로서 큰 성공을 거둔 <라라랜드>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영화이다. 영화에 담을 수 있는 싱그러운 감성이란 무엇인지 잘 보여주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다 보면 반세기 전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 컬러 영화에 세련된 음악, 화려한 색감까지. 혹은 외국 영화를 자주 보던 사람이라면 익숙한 얼굴의 배우들까지 볼 수 있다. 생생한 이미지 안에서 시대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기에 충분하다. 과거에 취한 사람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그때의 순간에 익숙해진 나머지, 현재를 과거의 연장선으로 바라볼 뿐이다. 얼마나 긴 세월이 흘렀는지 생각지도 모른 채 말이다.

 

특히 싱그러운 색감에 주목하게 된다. 프랑스라는 나라에 환상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알록달록함은 물론이고, 필름으로 촬영하며 디지털카메라로 담아낼 수 없는 미묘함까지 갖추고 있다. 실제 '로슈포르'를 지도에서 찾아보면 환상과 다르다는 사실을 금세 깨달을 수 있다. 현실을 담은 영화가 환상으로 변모하여 보여진다. 이에 대한 진위여부는 확인할 수 없다.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이기에. 필름에 담긴 이미지가 그 당시였다고 믿게 되는 것이다.

 


 

그 시대가 담은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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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를 부르는 배우들은 그윽하게 카메라를 쳐다본다. 후시 녹음이기 때문에 배우는 노래보다 동작이나 표정에 집중할 수 있었다. 어떤 감정이 솟구쳐 오를 것인가? 항구 마을에서 연인을 만나게 되는 이야기 속에서 청춘을 느낄 수 있다. 젊은 에너지와 최대한으로 미화된 현실을 표현하고자 한 것이다. 이를 꼭 나쁘다고 할 수 없다. 결국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포착하기 위해 노력했다 보인다.

 

노래는 인생을 아름답게 표현한다. 현실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사람은 없다. 평범하게 걷고 대화한다. 이를 극적으로 나타내면 우리의 내면에 있던 욕망이 드러난다. 각자 가슴 속에 부르던 노래가 로슈포르의 항구에서는 부를 수 있게 된다. 여기서 몰입하게 된다.

 

사실 영화에 심도 있는 서사가 담겨있지는 않다. 그저 여러 연인이 비슷한 장소에서 서로를 고대하다 부딪히는 전형적인 스토리이다. 그렇지만 이는 분명 스테디셀러이다. 고지식한 몇몇을 제외하면 호불호 없이 소비할 수 있는 형태인 셈이다. 여기에 부드러운 시각적 자극과 함께 본다면 더할 나위 없다.

 

 

 

지나친 환상이 아닌 삶의 진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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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잠깐 언급했지만,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벌써 60년 전의 영화일 뿐이다. 필름 속의 장소는 색이 바랬고 다른 세상이 들이찼다. 만약 영화를 보고 프랑스와 청춘을 그렸던 사람이라면 실제에서 큰 괴리를 느끼게 될 것이다. 반대로 영화에서 표현된 세계를 동경하며 점차 그 안으로 빠져들게 된다.

 

누구나 이 과정을 겪고 있다. <로슈포르의 숙녀들>을 본 필자이든 책을 읽고 푹 빠진 독자이든 간에 나만의 이상적인 과거를 그린다. 내가 살아보지 못했더라도 잘 아는 것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누차 말하지만 이런 몰입은 충분히 긍정할만하다. 이상을 그리며 살아가는 원동력을 얻게 된다. 닿지 않을 결승선으로 달려가는 힘으로 세상을 살아가게 된다.

 

그런 고로 환상의 세계를 담은 예술을 자주 즐김을 추천하고자 한다. 과거의 시대를 열거하고 소개한 데에 이런 이유가 있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시대에 사는 우리는 낭만을 잊고 살아가게 된다. 지나친 낭만을 경계하는 세대는 오히려 그 존재 자체를 부정하게 된다. 차가운 현실은 그 자체로 행복하기 어렵다. 과거의 창고에는 낭만을 찾기 위해 노력한 수많은 흔적이 쌓여있다. 여기에서 단 하나의 DVD만 찾아내더라도 가슴이 가벼워지는 하루를 보낼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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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호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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