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앞으로 뛰어가, 카스미! - 보통의 카스미

글 입력 2023.07.21 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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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카스미는 사랑을 하고 있다.


연애 감정도, 상대방에게 성적인 매력도 느껴보지 않았다고 말하는 카스미는 영화 내내 사랑하는 방법을 찾아가고, 배우고, 그리고 사랑을 한다.


한편으로는 이 영화를 보고 '감히 카스미가 사랑하고 있다고 말해도 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사랑이라는 감정과 행동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사랑하는 대상이 누구인지, 무엇인지 아닌가? 카스미가 누구를 사랑했는지, 무엇을 사랑했는지에 대한 답은 영화를 감상한 사람의 시선에 따라서 달라질 거라 생각한다.


적어도 내 눈에 카스미는 자기 인생과 자기 모습 그대로를 가장 많이 사랑하게 된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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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카스미는 세 명의 사람을 만나서 각기 다른 관계들을 보여준다.


쇼핑하러 가자고 했던 엄마에게 이끌려 나간 곳에서 만난 맞선 상대는 카스미처럼 연애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었다. 상대방은 자기 일에 굉장히 열정적이었고, 카스미는 '연애에 관심이 없다'는 공통점을 배경으로 그를 굉장히 편하게 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온천 여행에서 서로 다른 생각과 감정이 있다는 걸 알게 되었고, 그 순간 카스미는 그와의 관계를 잃게 된다.


헤어질 때 카스미는 그에게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소리친다. 그때, 그 순간에 카스미는 자신의 존재 자체를 미안해했던 것 같다. 연애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자신이, 남들처럼 남자와 단둘이 있을 때 어떤 미세한 감정의 변화를 겪지 않는 평범하지 않은 자신이 너무나도 미안했던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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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소중한 관계 하나를 잃게 된 카스미는 우연히 해변에서 중학교 동창생 마호를 만나게 된다. 마호는 카스미에게 불편한 질문 하나 던지지 않는다. 그저 카스미와 시간을 보내며 그저 있어 주고 카스미의 있는 그대로를 인정해 준다.


카스미는 마호를 만난 뒤에 당당하게 자기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그게 바로 카스미 ver. 신데렐라 이야기였고, 타인에게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이는 방법을 찾게 된다. 남들과 똑같지 않더라도, 평범하고 보통의 자신이 아니더라도 당당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된 것이다.

 

마호를 만나고 나서 카스미는 맞선남에게 느꼈던 미안함이 불필요한 감정이었음을 알게 되었을 거라 생각한다. 그저 있는 그대로 카스미는 카스미 그대로니까, 그 누구에게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니까.


마호는 예상치 못한 방법으로 카스미와의 계획을 뒤엎어 버린다. 둘의 관계는 레즈비언 커플이라고 오해받기도 했지만, 순수한 그들의 우정은 어느 순간 끝을 맞이한다. 마호는 마호인 대로, 카스미는 카스미인 대로 앞으로 나아가는 방식이 그저 달랐던 것뿐이고, 두 번째 헤어짐을 통해 카스미는 더욱 성장하게 된다.

 

꼭 타인이라는 버팀목이 있어야 살아갈 수 있는 건 아니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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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에, 카스미는 새로운 직장 동료인 덴도를 만난다. 그리고 덴도는 그저 덴도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대로 있어도 되는 사람, 카스미와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 카스미는 마침내, 앞으로 전진할 수 있게 된다.

 

자기와 비슷한 사람이 있다는 것에 카스미는 약간 위안받고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꼈을까? 그럴지도 모르겠다. 아무래도 카스미는 더 이상 '보통의 모습이 아닌 자신'에게 불편함을 느끼지 않으니까 말이다.


카스미는 무거운 짐이나 사명을 어깨에 메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뛰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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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의 카스미>는 에이로맨틱한 사람을 주인공으로 세워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과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한다. 진부할지 몰라도, 이 이야기는 카스미가 주인공이기 때문에 특별하다.


카스미는 어떤 관계도 소홀하게 대하지 않았다. 한 명 한 명, 가족으로서, 친구로서, 직장 동료로서, 다양한 위치에서 사람과의 관계에 진심을 다했다. 그렇게 사랑했다. 그녀는 사랑하지 않는, 또는 사랑하지 못하는 사람이 아니다.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가장 보통의, 평범한 카스미를 목격하고 인정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카스미의 인생에 어느 한 부분이 그려진 이 영화에는 사랑이 가득했다. 뻔한 사랑을 기대하며 카스미에게 바라지 말자. 카스미는 카스미니까. 자신만의 신데렐라를 써내려 갈 줄 아는 사람이니까.


 

[이홍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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