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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에세이

 

 

어느 순간 내가 일상 속에서 '갓생'이라는 단어를 하루에도 수십 번 말한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오늘도 갓생 살아야지!", "갓생을 위해서 열심히 해 보는거야"라는 말을 하며 나는 갓생에 집착했다. 나는 왜 갓생에 집착하게 되었을까? 진정 내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갓생이라는 말에 대해


 

갓생. 어느 순간부터 이 단어가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아마 그 시작은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퍼지며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될 때였을 것이다.

 

약 3년 전 우리는 전혀 예상치도 못한 상황에 놓이게 되었다. 학교와 회사에 가지 않고 원격수업, 재택근무를 하게 되었고, 코로나19로 집에 거주하고 있는 시간이 길어지며 살이 갑자기 찐 사람을 칭하는 '확찐자' 라는 표현도 생겨났다. 달라진 일상생활 속 자기 관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이 높아졌다.

 

자기관리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아침 일찍 기상해 공부, 운동 등 자기 개발의 시간을 갖는 미라클 모닝이라는 생활패턴이 유행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코로나19라는 갑작스러운 전염병으로 인해 우리의 미래 또한 불확실해지며 갓생을 사는 것은 사람들에게 불확실함 속 작은 희망이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무기력해지는 나 자신을 보며 후회 없는 삶을 위해 갓생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 시작한 갓생이 나에게 자책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나는 TO DO LIST를 작성해서 오늘의 계획을 적고 하나하나 성취하며 하루하루를 살았다.

 

물론 TO DO LIST를 모두 성취한 날에는 기분이 정말 좋았다. 하지만 계획을 성취하지 못했을 때는 갓생을 살지 못했다는 생각에 그날 하루를 자책하기도 했다. 나는 남과 나를 비교하며 뒤처지는 내 모습이 싫어서 갓생을 살았던 것이다.

 

나는 그때 느꼈다. 내가 진정 원한 삶은 갓생이 아니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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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을 대하는 태도


 

영화 버킷리스트는 백만장자지만 일과 결혼한 외로운 사업가인 에드워드, 한평생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살아온 카터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 두 사람 사이에 공통점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지만 두 사람 모두 시한부 선고를 받게 된다. 앞으로 얼마 남지 않은 인생, 카터가 작성한 버킷리스트를 이루기 위해 여행을 떠난다.

 

에드워드는 가족, 카터는 자신의 즐거움이라는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왔다. 죽음을 앞둔 두 사람은 진정 자신들이 원했던 일들을 하나씩 이뤄간다. 버킷리스트에는 낯선 사람 도와주기, 눈물 날 때까지 웃기 등 소소한 일도 포함되어 있고, 버킷리스트를 이루는 과정 속 그들이 놓치고 살아온 즐거움 찾기, 가족과의 만남도 이루게 된다.

 

 

우리가 인생에서 가장 많이 후회하는 것은 살면서 한 일들이 아니라 하지 않은 일들이다.

 

- 영화 버킷리스트 명대사 중 하나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살아간다. 내가 더 높은 스펙을 가졌는지, 내가 살고 있는 집이 더 좋은 집인지, 내가 타는 차가 더 좋은 차인지 비교한다. 어쩌면 갓생은 남과 나를 비교하며 살아갈 때 조금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위로해 주는 삶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갓생이 나쁘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적당한 갓생 추구는 후회 없는 삶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적당함을 넘어서 갓생에 집착하고 남들에게 휩쓸려 내가 진정 원하는 것, 중요한 것을 놓치고 사는 건 아닌지 영화 버킷리스트를 통해 스스로 질문을 던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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