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고 시를 쓰면서 신나게 말을 타고 자유롭게

[뮤지컬] 엘리자벳
글 입력 2023.06.17 22:42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작년 8월 엘리자벳은 10주년 기념으로 무대에 올랐던 엘리자벳. 엘리자벳의 스토리와 뮤지컬 특징을 중심으로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엘리자벳 스토리


뮤지컬 엘리자벳은 ‘루케니’의 심판으로 시작한다. 황후 엘리자벳을 암살한 혐의로 쟆판을 받고 있는 루케니. 그는. 100년 동안 심판을 계속하여 심판을 받는다. 여기서 포인트를 잡고 봐야 하는 것은 그의 목이 매달려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벨트로 목을 매달아 자살하였다고 한다. 또한 그는 과학적인 연구를 위하여 보존되어있었는데, 그것이 대략 100년 정도이다. 루케니가 주장하는 것은 그녀가 스스로 죽음을 원했고, 사랑했다는 것이다. 그러며 그녀와 동시대를 살았던 죽은자들을 증인으로 불러낸다. 그렇게 시작되는 뮤지컬.

 

자유로운 환경을 꿈꾸며 살아가던 그녀는 엄격한 황실 규율에 적응하지 못합니다. 자유분방한 그녀가 마음에 들지 않은 시어머니 소피는 계속해서 그녀를 압박한다. 요제프마저 그녀를 지켜주지 낳는다. 자유를 줄 수 있다며, 죽음을 유혹하지만 그녀는 스스로 자신의 삶에서 자유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이 극의 포인트는 그녀를 실제로 암살했던 루이지 루케니의 입으로 시씨의 삶을 듣는다는 것이다. 그녀를 동화 속 공주가 아닌 현실 속에서 처절하게 갇혀있던 그녀의 비극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더불어 그녀의 삶에만 공감하는 것이 아닌 그 안에서도 그녀가 비판 받아야할 것을 집어주며 극을 전개한다.

 


극을 이끌고 가는 인물들

 

엘리자벳 - 황후 엘리자벳은 어릴 적 시씨라는 애칭을가지고 있다. 오스트리아 역사상 가장 아름다운 황후로 기억되며, 실존 인물 엘리자베트 폰 비텔스바흐이다. 어린 시절의 그녀는 아빠처럼 자유롭게 꿈꾸고 말을 타는 것을 바라던 소녀이다. 그러나 황제 요제프와 운명처럼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녀가 꿈꾸던 삶과는 반대 방향으로 흘러간다. 그녀를 아름답게만 바라보는 것을 비판하며, 그녀의 처절했던 모습을 보여주지만, 또 반대로 그녀의 사치스러움을 보여준다.

  

죽음 - 죽음이라는 캐릭터는 죽음 그 자체를 그 의인화한, 판타지적인 설정에 가지고 있다. 엘리자벳 곁을 계속해서 맴돌며 그녀에게 죽음인 자신을 선택하고 자유를 얻으라고 속삭인다. 어쩌면 이 캐릭터는 인간 스스로가 불러내는, 인간의 곁에서 늘 숨어서 존재 한다는 것을 의미할 지도 모른다. 그 이유는 엘리자벳이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상황에 대해 등장하기 때문이다. 그러한 그녀의 생각 속에서 만들어진 인물이 이 죽음이 아닐까?

 

루이지 루케니 - 실제로 엘리자벳을 살해한 인물로, 현실에서는 그를 ‘악인’이라고도 부른다. 그러나 이 뮤지컬에서 그의 역할은 조금 다르다. 극을 이끌어가는 해설가이자 중간자 역할을 하고 있다. 비판 받아야 할 인물과, 그 시대상의 부정적인 면을 고발하기도 한다.

 

 

엘리자벳에게 아름다움이란?


그녀에게 아름다움은 무기이자 권력이었다. 그녀가 처음부터 미모에 집착했던 것은 아니었다. 사람들은 늘 그녀의 아름다움을 칭송하였는데, 그것은 그녀의 남편 요제프도 마찬가지였다. 헝가리의 독립 요구로 복잡한 상황이 되었을 때, 요제프는 엘리자벳에게 ‘당신의 아름다움이 큰 힘이 될 것 같다’며 그녀가 헝가리에 함께 가주기를 부탁한다. 어쩌면, 그 시점부터 그녀가 자신의 아름다움에 집착하였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녀는 그것을 조건으로 빼앗겼던 양육권을 되찾아 오기도 하고, 헝가리의 독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아름다움이 그녀에게 죽음을 불러오기도 하였다. 나이를 먹은 후에도 계속해서 미모를 가꾸며 여행을 다니던 그녀는, 실제로 무정부주의자에게 길고 뾰족한 줄로 가슴을 찔리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그저 소매치기로만 생각을 하고, 가슴에서 일어나는 통증은 코르셋 때문이라고만 생각을 한다. 또 흐르는 피는 그녀가 늘 입고 있었던 검은 옷으로 인해 보이지 않는 상황이었다. 한참이 지나 배에 오른 후에야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고 코르셋을 벗지만 압박하고 있던 것이 풀어지자마자, 심한 출혈을 하게 되고 그녀는 그 자리에서 사망하게 된다. 유언마저 남길 수 없는 죽음이었다.



루이지 루케니의 시선을 따라서

 

#1-13. 밀크 "배가 고파 죽어가 아이들이"

 

루케니가 엘리자벳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비판하고 있는지를 보려면 그의 넘버를, 특히 그가 중심이 되어 등장하는 넘버를 보면 된다. 1부에서 등장하는 넘버 밀크는 굶주린 군중들과 함께 노래 부른다. 배가 고파 우유를 기다린다는, 또 배가 고파 아이가 죽어간다는 가사를 부르는 여자를 통해 이 넘버에서 우유는 즉, 빈곤을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넘버가 끝난 후, 다음 장면에서 우유로 목욕을 하는 엘리자벳을 보여주며, 그녀가 자신의 아름다움에만 집중하고 굶주린 백성들은 돌보지 않았다는 것을 고발한다.

 

#2-1a 키치 “진실 따위에 관심 있는 척하지 마요. 어차피 모두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듣는 세상이잖아.”


2막이 시작되고 가장 먼저 등장하는 넘버 '키치'는 천박하고 저속한 모조품, 즉 대량 생산되는 싸구려 예술품을 의미한다. 이 키치가 엘리자벳을 상징한다. 그녀가 사치스럽고 비정한 황후였음에도 불고 그저 아름다운 황후로만 소비되고 있는 것에 대해 비판한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넘버이기도 하다. 이 넘버를 할 때 루이지 루케니는 관람석에서 등장을 하는데, 이는 관객들이 극의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느낌을 준다.


관객들은 엘리자벳이 시어머니 소피에게 구박을 받는 다거나, 양육권을 빼앗기고 더불어 첫째 딸을 잃게 된다는 고난과 슬픈 부분을 공감 하고 그녀를 안쓰럽게 바라보게 된다.

 

그러나 계속해서 등장하는 그를 통해  그 흐름이 끊기는 효과가 일어난다. 그녀도 명백히 피해자만은 아니었다는 것을 주장 하는 것이다. 여기서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엘리자벳이 죽음을 맞이한 후에도 그도 자살을 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의 삶에서 그녀가 굉장히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것에 보여 주기도 한다.

 

 

20230622224652_mmymrxkt.jpg


 

리프라이즈 효과

 

리프라이즈는 뮤지컬에서 같은 곡의 분위기나 편곡을 달리 하는 것을 의미한다. 뮤지컬의 특징 중 하나이다. 극의 밀도나 강조 그리고 변화를 표현하는 방식인데, 관객은 이를 진부하게 느끼기보다는 익숙함과 편안함을 느끼며 더불어 그 안에서 새로움을 찾게 된다. 아무 때나 사용되는 것이 아닌, 극에서 중요한 이야기를 여러 번 반복해서 해야 할 때 등장을 한다. 마치 소설이나 시에서 중요하거나 강조하고 싶은 것을 여러 번 등장시키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방식은 서사적 기능을 강화시켜주기도 한다.

 

#1-1 당신처럼 “꿈꾸고 시를 쓰면서 신나게 말을 타고 아빠처럼 자유롭게”

 

1막에서 시씨의 첫 등장과 함께 나오는 이 당신처럼은, 아버지와 함께 등장하여 밝은 시씨의 모습을 보여준다. 아빠처럼 되고 이야기하는 시씨의 모습을 볼 수 있다.

 

#2-11a 당신처럼 리프라이즈 “나는 안 되죠 아빠처럼 자유롭게...”

 

그러나, 리프라이즈가 되어 다시 이 넘버가 등장했을 때는 시씨는 이미 비극적인 현실들을 마주하고 아버지까지 떠나버린 상황이었다. 거울 앞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며, 아빠처럼 될 수 없다고 이야기한다. 같은 반주와 비슷한 가사로 이야기하지만 다른 분위기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뮤지컬 엘리자벳은 이 효과를 굉장히 잘 활용한 극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만큼 리프라이즈가 된 곡들이 많이 등장한다.

 

 

20230622224614_txhvsmoy.jpg


 

처음 이 뮤지컬을 보았을 때는 그저 엘리자벳의 생애와 그녀의 아름다움 속에서 치열하게 원했던 자유에 집중해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루이지 루케니 시점에서, 죽음의 시점에서 이 스토리를 바라보는 것도 재밌는 요소가 될 것이다. 우리 곁에 또 다른 모습으로 재밌게 나타날 엘리자벳을 기다리며 글을 마친다.

 

 

[김지우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7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