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별곡’을 주제로한 2023 디자인 아트페어가 5월 27일부터 6월 4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 전관에서 열렸다.
마이아트예술기획연구소에서 주최하는 디자인 아트페어는 올해로 14년 차를 맞이했다. 페어는 참여작가전과 기획작가전, 해외와 국내를 아우르는 특별전으로 구성되었다.
다채로운 디자인은 물론 회화, 도자, 섬유, 금속, 일러스트까지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자리였다.
디자인 페어답게 곳곳의 부스에는 아티스트로 추정되는 사람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구경하고 있다보면 자연스럽게 말을 걸며 설명해주시는 분들도, 편하게 감상하길 권하는 분들도 있었다. 2023 디자인 아트페어에서 본 인상적인 작품과 작가를 소개한다.
PROJECT 20|Dimension과 New!
재밌게 감상했던 작품 섹션 중 하나는 PROJECT 20 부스. 털이 북슬북슬한 세라믹 상자의 물성에 끌려 흥미롭게 바라보다가 눈이 마주쳤다. 몬스터 같은 모습이지만 복슬한 털 때문인지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전하영의 ‘Dimension’은 존재의 탐구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주가을의 ‘New!’는 일기장에 적어 내려간 날것의 감정이 재밌게 표현된 작품이다. 그런 감정은 때론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으로, 혹은 나만의 비밀이 되기도 한다. 일기장 한 켠에 슬라임이 붙은 것처럼 진득하게 표현되어있다.
(Project 20은 20대 아티스트로 구성된 공예 기반 아트 프로젝트 그룹이다.)
전지윤
전지윤 작가의 ‘Be Careful’ 작품 중 바다와 해가 그려진 그림이 내 시선을 잡아 끌었다.
짙은 바다 위 떠 있는 해의 묘사는 장난끼가 가득해 비현실적인 느낌이 든다. 사탕처럼 알록달록한 해의 노란 에너지는 정적인 배경과 부딪히면서 영화 <트루먼쇼>의 한 장면을 연상케했다.
작가는 여행을 다니며 그곳에서의 감상을 담은 그림을 개제하기도 했다. 특히 도화지에 그려넣은 꽃 작품은 순수함이 가득 묻어났다. 그녀는 일상의 소재에서 영감을 받아 자극하는 경우가 많다고.
청파
가죽에 혼합재료를 사용했다는 청파의 ‘그래 좋아, 가보자’는 손바닥보다 조금 넓은 크기의 원형 작품이다. 가죽에 혼합재료를 사용했다는 독특한 청파의 작품은 또다른 세계를 상상하게 만들었다.
어떤 작품에서는 태풍이 몰아치는 장면이, 어떤 작품에서는 폭발 직전의 화산이, 지구도 아닌 또 다른 행성이 떠오르기도 하고 같은 시간 속 수십가지의 평행우주가 연상되기도 했다.
오묘한 작품 속의 형태와 색감을 마주하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유용범
유용범의 레이어드 소반, 사방탁자 등은 한국 전통 가구의 형태를 아크릴로 구현한 작품이다.
용도가 있는 가구는 작가의 손을 거치면서 하나의 오브제로 탄생했다. 레이어드 소반은 쌓이는 순간 또다른 작품으로 변하며 탑을 연상시키고 사방탁자는 조명을 통해 독특한 아름다움이 발산된다.
전통가구를 모티브로 만들어진 아트 디자인 작품이 반갑고, 전통가구의 개성있는 매력을 다시끔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
마상열
마상열 작가는 나무로 작품을 만드는 Tree Art, Tree flower 작가다.
그의 작품은 자연의 자연스러운 형태를 활용해 삶을 생각해볼 수 있는 사색의 시간을 선물한다. 뚫린 나무 안의 한송이 꽃, 걷는 사람 등을 넣어 견고하고 섬세한 작업이었음을 예상할 수 있었다.
특히 그의 앵글은 여백을 통해 생각할 거리를 준다. 군더더기 없이 미니멀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다.
자수정
자수정은 성신여자대학교 금속공예 전공생 26명으로 이루어진 그룹이다. 이들은 아트 주얼리의 독창적 표현과 적용범위의 확장을 고민하며 아트 주얼리 작품을 제작했다.
하나하나의 작품들은 형태적인 아름다움이 물성과 어우러져 은은한 존재감을 뽐낸다. 미니멀한 디자인 같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화려하고 뜯어볼 것이 많다.
이들의 작품은 하나의 오브제로 공간과 조화를 이루며 예술을 일상에 접목시키겠다는 목표가 느껴지던 디자인이었다.
이외에도 디자인 아트페어 2023에는 다양한 주제와 소재를 다룬 작품들로 풍성했다. 각기 다른 스타일의 작가 세계를 살피며 새로운 취향을 발견할 수도 있고 재밌는 이야기를 발굴할 수 있었다.
디자인은 예술의 영역 안에 있는 것일까, 연장선에 있는 것일까? 그 오묘한 경계선을 오가며 탐색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페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