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는 나에게 왜 각박할까 [사람]

유독 나를 만족하지 못하는 나
글 입력 2023.06.02 14:57
댓글 0
  • 카카오 스토리로 보내기
  • 네이버 밴드로 보내기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 플러스로 보내기
  • 글 스크랩
  • 글 내용 글자 크게
  • 글 내용 글자 작게

 

 

삶이 흘러가는 무수한 시간동안 우리는 많은 사람을 마주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떠오르는 사람이 있을 수 있겠다. 오늘 아침 길을 가다가 눈을 마주치며 웃은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고, 나를 밀치고 바쁘게 뛰어간 사람이 될 수도 있겠다. 그 사람들은 내게 만족스러운 사람일 수도, 만족스럽지 않은 사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나 스스로는 어떠한가? 당신은 스스로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가? 당신은 당신을 만족스러워 하는가?

 

 

 

나와 마주하면 어떤 마음이 드는가


 

씻으면서, 혹은 머리카락을 정돈하기 위해 거울을 들고 나 자신의 얼굴을 하루에도 여러 번 바라본다. 오늘따라 썩 괜찮아 보이는 나 자신을 향해 슬며시 웃어보이고 다시 활기차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하루도 있지만, 괜히 못나보이는 내 얼굴을 향해 입을 삐쭉 내밀고 답답한 마음으로 한숨을 내쉬는 하루도 있을 것이다.

 

필자는 대체적으로 한숨을 많이 내쉰다. 자존감이 높지도, 그렇다고 낮지도 않지만 요즘은 개인적으로 속앓이를 매일 했던지라 스스로를 향한 미운 마음이 어느새 가득차버린 모양이다. 그렇게 나 자신이 못나보일 수가 없어서 괜히 얼굴을 이리 저리 돌려보고 다양한 표정을 지어보지만 모든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아 착잡한 마음으로 거울 앞을 떠난다.

 

주변 사람들한테도 질문을 던져보았다. "넌 자존감이 높은 편이야? 나 자신을 생각하면 어떤 느낌이 들어?"

 

대답 자체는 다양했지만 스스로를 적어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자신을 바라보면 불만족스러워서 항상 남들과 비교하는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시야였다.

 

그래서 고민을 공유했다. "나는 나 자신이 너무 마음에 안 들어. 나 자신이 한심해."

 

이 푸념을 들은 모든 사람은 내게 "너 스스로를 사랑해야지!"라고 말했다. 허나 필자는 그 말의 실천이 너무나도 어렵다. 나 자신이 만족스럽지 않은데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가. 나 자신을 사랑해야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고 하지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은 내가 정말 좋아하고 존재 자체로도 날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들이고, 나 자신은 내게 행복을 빼앗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에 저 말의 실천이 쉽지 않다.

 

 

people-gf32365aff_1280.jpg

 

 

나 자신을 바라보고 웃은 적이 거의 없다. 존재 자체가 너무 미워서, 있는 그대로의 모습이 너무나도 부끄럽고 왜인지 모르게 마음에 들지 않아서, 언제나 화장으로 날 꾸미고, 괜찮은 조합의 옷으로 멋을 내지만, 그럼에도 정이 가지 않는다.

 

 

 

사랑해보려 했지만 쉽지 않아


 

그렇다고 필자가 스스로를 사랑하고 자존감을 높이려는 시도를 하지 않은 건 절대 아니다. 지금보다도 훨씬 더 암흑의 시간 속에서 힘들어하고 있을 때조차 스스로를 너무나도 사랑하고 싶어서 일기를 썼고, 스스로가 생각하는 장점을 나열하기도 해보았다. 물론, 말처럼 쉽게 시야를 바꿀 수 있다면 그건 연극일 것이다. 실패했기 때문에 그 시절의 시간들이 내게 암흑으로 남아버렸다.

 

재작년부터 지금까지는 나 자신에게 일어나자마자 "넌 멋지니까 오늘 하루도 끝내주게 멋진 모습으로 살아봐" 라며 암시 내지 최면, 혹은 세뇌를 했다. 정말 놀랍게도, 효과가 있었다. 스스로가 거는 주문에 취해 내가 생각하는 '멋진 모습'으로 살고 싶어졌고, 그 모습을 만족하게 됐다. 문제는 그 모습에'만' 만족했고, 번아웃이 오자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갔다는 것이었다.

 

최근에 있었던 마음 아픈 일들로 인해 자기 혐오감이 극점을 찍었었다. 가만히 있으면 분명 스스로를 향해 우울해지고 충동적인 태도를 지니게 될 것 같아서 말로든, 혹은 글로든 내 감정을 표현해 일부라도 그것을 해소했어야 했다.


그래서 나 혼자만 볼 수 있게끔 비공개 일기를 썼다. 내가 느낀 나 스스로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고 적나라하게, 직설적이고 명확하게 표현했다. 글을 쓰며 점점 감정이 격해져서 스스로를 향해 저주를 내뱉었다. 후반에는 그 혐오감에 질려 울컥하는 감정이 밀려옴에 나 자신이 상처를 받았다. 다 쓰고 나니 후련한 감정은 들었지만 이렇게까지 나 자신을 미워할 수 밖에 없게 된 상황에 서러웠다. 하지만 곧바로 후회할 행동을 한 나 자신에게 실망하면서 잘하고 싶었던 욕심을 지켜내지 못한 자신이 한심하고 또 다시 혐오하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나 자신을 스스로 갉아먹고 있었다.

 

 

 

여전히 답은 모르겠다만


 

불과 며칠 전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여전히 나 자신을 용서하지 않고 있다. 필자는 나 자신이 너무나도 싫고 만족할 수 없어서 스스로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가지고 있지만, 이것이 좋지 않다는 것은 명백히 자각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나 자신을 어떻게 사랑하고 어떻게 만족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나도 나 자신을 사랑하고 싶은데, 도저히 모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 글을 쓰는 목적은, Love yourself가 아니다. 필자는 "How to love yourself?"라는 질문을 던지고 싶어 이 글을 쓰고 있다. 여전히 답을 모르겠고, 여전히 나 자신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스스로를 사랑하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당신은 답을 알고 있을까? 혹은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을까? 만약 당신이 답을 알고 있다면, 당신 주변의 사람들에게 그 방법을 공유해주었으면 한다. 그렇다면 당신의 지인 중 스스로를 사랑하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사람이 있을 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만약 당신이 나와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다면, 우리 같이 고민해보자. 그 고민을 당신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분명히 기억하고 같이,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면서 천천히 스스로에게 접근해보자. 언젠간, 스스로에 만족하며 스스로를 사랑할 수 있지 않을까? 그 날이 빨리 올 수 있게, 우리 함께 고민해보자.

 

 

 

[아트인사이트] 명함_컬쳐리스트.jpg

 

 

 

[윤지원 에디터]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등록번호/등록일: 경기, 아52475 / 2020.02.10   |   창간일: 2013.11.20   |   E-Mail: artinsight@naver.com
발행인/편집인/청소년보호책임자: 박형주   |   최종편집: 2024.04.26
발행소 정보: 경기도 부천시 중동로 327 238동 / Tel: 0507-1304-8223
Copyright ⓒ 2013-2024 artinsight.co.kr All Rights Reserved
아트인사이트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제·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