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insight

아트인사이트에게
문화예술은 '소통'입니다.

[Review] 춘향 : 날개를 뜯긴 새

by 김히지 에디터
2023.06.01 00:34

 

 

춘향 컨셉 포스터 MAIN fin 0406.jpg

 

 

우리에게 익숙한 이야기 <춘향전>이 춘향의 시점에서 그녀의 사랑과 저항을 담아낸 이야기를 담아낸 공연 [춘향 : 날개를 뜯긴 새]로 우리 곁을 새롭게 찾아왔다.

 

이번 공연에서 주목할 점은 '춘향'을 주체적이고 자주적인 여성 캐릭터로 내세우며, 16세의 어린 나이에도 불구하고 권력에 맞서는 당당함과 억압을 헤쳐 나가는 힘의 생성에 집중해 자유를 갈망하는 '춘향'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는 점이다.


앞선 설명처럼 춘향이 삶과 사랑 모두를 자신의 의지로 선택하는 자기 주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춘향은 기생의 딸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남자들의 시선과 권력에 구속되어 왔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권한을 쥐었다는 사실을 잊지 않으며, 강압적인 시선과 권력에 굴하지 않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또한, 그녀가 선택한 사랑의 대상인 이몽룡은 춘향의 날개를 되찾아 주는 조력가 역할은 하되, 그녀를 구속하거나 의존시키지 않는다는 점에서 주체적인 춘향의 모습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국립정동극장] 춘향 날개를 뜯긴 새_ 공연사진 (1).jpg

 

 

무대적으로 인상 깊었던 점은 이번 공연이 전통적인 연희와 무용, 그리고 현대의 미디어아트가 결합하였다는 것이다.

 

악기 연주자들이 무대에 등장해 극을 더욱 입체적으로 만들어주었고, 무용수들의 몸짓은 등장인물들의 움직임과 감정을 절절히 표현해주었다.

 

사물놀이와 상모돌리기 등의 전통 예술은 춘향전에 녹아 있는 한국적 정서를 형상화해 주었을 뿐 아니라,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한 층 더 극적으로 만들어주며 관객들을 더욱 극에 몰입하게 만들었다. 

 

 

[국립정동극장] 춘향 날개를 뜯긴 새_ 공연사진 (3).jpg

 

 

LED 패널을 활용한 미디어아트는 등장인물, 특히 춘향의 움직임과 감정에 따라 변화하며 공연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였다.

 

춘향이 이몽룡과 만나는 장면에서는 하얀색으로 변하며 몽환적이면서도 밝고 따뜻함을 표현했고, 춘향이 옥에 갇혀 고통받는 장면에서는 어두운 조명을 사용하여 힘들고 고통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특히 춘향은 빨강, 이몽룡은 파란 조명으로 표현되다가 둘이 만나면 보라색으로 변하는 장면을 통해 조명의 색이 어떻게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표현해 내는지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공연은 가장 마지막 열에서 관람을 하였는데, 미디어아트와 무대장치를 한눈에 담을 수 있어 오히려 더 효과를 잘 관람할 수 있어 좋았다.

 

 

[국립정동극장] 춘향 날개를 뜯긴 새_ 공연사진 (5).jpg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극이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되었다는 것이다. 16세인 춘향이 이몽룡과 사랑을 나누고, 변사또에게 형벌과 매질을 당하는 장면이 너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조금은 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극에 나온 장면들을 쭉 복기해 보았을 때, 소설의 핵심적인 이야기만 구현된 것 같다. 음악과 몸짓으로 표현해야 하는 무용공연이기에 전체적인 이야기를 담기에는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춘향의 입장에서 극을 이끌고, 하이라이트 부분을 70여 분동안 이끌어가기 위한 고심과 노력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국립정동극장] 춘향 날개를 뜯긴 새_ 공연사진 (7).jpg

 

 

공연은 춘향의 날개가 다시 완성되며 끝이 난다.

 

다시 온전한 날개를 되찾은 춘향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한 선택을 끝까지 지키고, 그로 인해 견뎌야만 했던 고통과 시련을 이겨내며 끝내 자유로운 세상으로 날아가게 된 것 같아 조금은 울컥하고 또 한편으로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다.

 

 

<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