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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inion] 검은 개들의 왕 [도서/문학]

by 신채은 에디터
2023.06.25 11:34

 

 

검은 개들의 왕


 

책을 읽는 내내 어떤 것이 의식이고 어떤 것이 무의식인지 조금 정신이 없기도 하였고, 장르도 뒤죽박죽 뒤섞인 느낌에 조금 혼란스러웠다. 또 한편으로는 엽기적이고 환상적인 분위기에 압도되어 책장을 넘기는 게 조금 부담스럽기도 하였다. 특유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와 거친 느낌 덕분인지 이 소설이 지금까지 읽었던 다른 청소년소설들과는 사뭇 다르게 느껴졌다. 매우 난해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전에 읽었던 청소년소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것들이었고, 설정도 매우 독특했으며, 캐릭터들의 개성도 매우 강했다. 그래서인지 책을 덮고서는, 이 많은 것들을 아울러 결국에는 어떠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일까에 대한 고민이 깊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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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된 감정과 각자의 해소 방식


 

작중인물은 모두 가족에 대한 결핍을 느끼고 있었는데, 무엇보다 그들이 결핍을 해소하고자 하는 방법이 특히나 흥미로웠다. 우선은 함께 힘을 합쳐 야구부에게 복수하기, 홍두처럼 종교에 빠져 또다른 돌파구를 찾기, 귀신을 찾아다니기 등의 행위를 통해 각자의 방법 등으로 일차적인 해소가 이루어졌다.

 

하지만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세 소년 모두가 선택한 이차적인 방법이다. 세 사람은 모두 할머니를 통해 가족에게서부터 결핍된 감정을 채우고자 하였다. 지속적인 결핍을 경험했던 이들은 처음 느껴 보는 할머니의 따뜻함을 느끼면서 일말의 충족감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인지 할머니의 실종은 더욱 큰 충격이자 상실감이었을 테고, 그들은 할머니에게 더욱 집착하게  될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갑작스럽게 생긴 할머니의 빈자리에서부터 또 다른 결핍이 생겼을 테고, 거기에서부터 어머니의 기억을 회복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겹치며 그 결핍은 더욱 강화될 수밖에 없었을 것이며, 이것은 곧 마침내 할머니를 죽인 개에게 복수하고자 하는 결심에 다다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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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소설과 폭력성, 반생명성에 대하여


 

책을 덮은 뒤에는 검은 개와 두 개의 달의 상징, 그리고 그 기능에 관한 것에 대해 고민해 보았다. 검은 개와 두 개의 달은 무의식에서 가지고 있는 어떠한 공포감, 불안감, 그리고 폭력성을 뜻하는 듯하다.

 

그렇다면 검은 개는 이 세 아이들에게 교훈이 되고자 희생되는 존재일까? 이 검은 개를 처음부터 강한 악의 상징으로 보기에는 또 검은 개의 배경이 걸린다. 사실 읽는 내내 검은 개가 가엾기도 했다.

 

세 아이들이 검은 개를 처벌하는 행위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조금 더 윤리적인 방법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았을까? 왜 굳이 이렇게까지 잔인한 폭력을 선택하였던 것일까? 그 이유는 무엇일까? 검은 개를 죽인 뒤 이 세 아이들은 정말로 두려움에 맞설 수 있는 용기를 얻었을까?....... 할머니에게서부터 시작된 결핍 해소의 창구가 곧 개를 죽이는 폭력적인 행위로 변질된 것이 아쉬웠다.

 

그렇다면 과연 검은 개를 죽이는 행위 자체를 성장의 일부에 넣을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되었다. 나 스스로조차에게도 청소년의 성장을 주제로 다룬 글에서 어디까지의 폭력성과 반생명성이 허용될 수 있을지에 대한 판단이 서지 않기도 했다.

 

책의 교훈도 굳이 생각해 보자면, ’두려움에 대응하고 악에 대항하여 싸워나갈 수 있는 용기를 가져라’ 정도일 것이다. 세상은 아이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낭만적이지 않으며 맞서 싸워야 할 현실도 녹록지 않다. 그렇다면 여기에서 이야기하고자 하는 '두려움'은 아마 앞으로 청소년이 마주하게 될 부조리에 대한 경고 정도일 것이다.


또 그렇다고 해서 또 이 검은 개를 반드시 악의 상징이라고 볼 수는 있는지, 한편으로는 또 반드시 주어진 운명과 맞서 갈등을 격파하고 문제를 해결해야지만 성장하는 것인지와 같은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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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개와 두 개의 달


 

청소년소설이 반드시 성장소설이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성장이라는 측면이 청소년소설에 있어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이때의 성장은 매우 다양한 방법으로 묘사될 수 있다.

 

<검은 개들의 왕>에서 보여 주고자 하는 성장은 어른과의 단절된 관계에서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청소년들에게는 반드시 어른과 독립되어 혼자 선택을 하고 책임을 져야 하는 순간들이 오기 마련이다. 세 명의 작중인물도 그러한 순간을 마주했고, 그 과정을 통해 성장했다.

 

그러던 중 경험하게 되는 모든 두려움과 공포감은 오롯 본인의 몫이 된다. 그런 측면에서 본다면 ‘검은 개’는 등장인물들에게 어떠한 해방감이나 해결책이었다기보다는, 그저 단지 앞으로 그들의 삶은 더욱 순탄하지 않을 것임을 암시해 주는 동시에 ‘검은 개들의 왕에게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릴지, 아니면 맞서 싸울지 선택해야’ 할지 앞으로의 선택에 책임감을 부여하는 일종의 상징 같기도 하였다.

 

무엇인가 찝찝함이 남기도 하고, 많은 생각이 드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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