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서툰 도전은 빛을 본다 - 사랑하는 당신에게 [영화]

글 입력 2023.05.23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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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을 출 때면 당신이 곁에 있는 게 느껴져" 

 

사랑하는 아내를 잃은 제르맹. 그는 아내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현대 무용단에 입단한다. 자식들의 지나친 관심에도 불구하고 몰래 춤을 배우러 다닌다. 낯설어 했던 그는 조금씩 변화한다. 리허설에 꼬박꼬박 나가며 집에서도 연습에 몰입한다. 그의 진가를 알아본 감독 라 리보트는 제르맹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현대무용 작품 주인공이 된 제르맹. 그는 도대체 어떤 무대를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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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아픔을 덜어내다


 

사랑하는 아내의 죽음으로 새로운 도전을 시도하게 된 제르맹. 그의 아내는 취미로 무용을 즐겼던 사람이다. 하지만 아내가 갑작스럽게 떠나자, 제르맹은 슬픔에 잠긴다. 아내와 제르맹은 약속했다. 남은 사람이 떠난 사람의 일을 이뤄주자며.

 

그렇게 제르맹은 현대 무용단에 입단하게 된다. 그는 아주 큰 결심을 한 셈이다. 여기까지 관객들은 그의 사연에 이입하기 시작한다. 갑작스럽게 사랑한 아내를 잃은 슬픔. 이런 상황 속에서 제르맹이 잘할 수 있을지 걱정된다.


하지만 예상과 다르게 이야기는 흘러간다. 제르맹의 재치 있는 대사로 인해 극장 안에 웃음은 끊이지 않는다. 눈물겨운 사연을 담은 사람은 어디 갔는지. 관객들은 이제 초보 무용가 제르맹을 보기 시작한다. 그리고 한 마음을 담아 그를 응원하기 시작한다.

 

물론 나도 마찬가지다. 제르맹의 첫 도전을 응원하기 시작한다. 무용에 서툴지라도, 열정만큼은 누구보다 뒤처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습에 꼬박꼬박 출석한다. 자녀들의 지나친 연락에도 불구하고, 그는 몰래 연습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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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일상에 '춤'이 등장하다 


 

제르맹의 온 일상은 춤으로 가득 차 있다.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가 됐다. 오히려 춤을 추러 가지 않는 날 근질근질해진 그의 모습은 놀랍기만 하다. 그는 집에 있는 동안에도 안무를 되새긴다. 제르맹이 연습하는 안무는 단순해 보일지라도 많은 집중력이 필요했다.

 

파트너와 눈을 마주치는 모습 그리고 몸과 몸으로 대화하는 방법을 익혀야 했다. 처음에 그는 낯설어했지만, 점점 무용에 재미를 느껴간다. 같이 연습하던 단원들도 그의 진심을 알아챘다. 제르맹은 불평불만 없이 연습에 성실히 임했기 때문이다.

 

2020년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 사자상을 받은 현대 무용가 라 리보트가 연기에 참여했다. 그는 감독 역할을 맡았다. 실제 안무가가 참여했던 덕분일까, 마지막 무대는 하나의 작품 같았다. 그동안 연습해 온 안무를 잘 소화하는 단원들의 모습, 그리고 서로 마주치는 눈빛까지. 영화를 보며 무용의 진가를 알았다.

 

상대와 말하지 않고서 진심을 알아챌 수 있는 예술이라고 느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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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울리지 않는 조합은 없다 


 

할아버지와 현대무용 그리고 단원들과의 호흡. 나에겐 꽤 낯선 주제다. 심지어 무용 주인공이라니. 포스터를 보자마자 어떤 내용이 펼쳐질지 알 수 없었다. 제르맹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도대체 어떤 무용을 보여줄지 호기심이 가득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제르맹은 용기 있는 사람이었다. 새로운 변화를 즉각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단단한 용기 말이다. 사랑하는 아내를 위해, 공연장을 찾았던 제르맹. 그는 도대체 몇 번의 고민을 했을까? 무용에 대한 어떤 지식도 없던 그는, 자신의 슬픈 사연을 조심스레 꺼냈다.

 

그리고 단원들에게 절실하게 부탁한다. 아내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며. 그가 들춰낸 사연과 굳센 용기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차근차근 안무를 익혀가는 그의 모습은 인상적이다. 불평불만 없이 자신의 몫을 다 해낸다. 나중에는 춤에 열정이 생긴 그를 보며 흐뭇했다. 마치 제2의 인생을 맞이했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영화의 주제는 상실의 아픔을 이겨낸 남편과 노인의 낯선 현대무용 도전 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영화가 가진 메시지는 나이에 연연하지 않는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매우 낯설지라도, 한 번도 해보지 않았다고 겁을 먹고 있는 우리에게 용기를 주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완벽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해준다. 춤을 추는 제르맹은 다른 단원들보다 동작이 느리고 화려하지 않다. 하지만 그가 가진 진심 어린 마음 그리고 열정적인 눈빛은 자신을 돋보이게 만든다. 그렇게 무대는 성공적으로 끝난다.

 

시도하는 행위가 두렵다면, 제르맹이 당신에게 건네는 용기를 받아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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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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