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이것이 바로 내가 읽는 그림 [도서]

책 <내가 읽는 그림> 속으로
글 입력 2023.04.16 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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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의 프레임이 아닌, 오직 나의 감각으로 작품을 즐기는 법!”

 

데일리 미술 구독 콘텐츠, BGA 백그라운드아트웍스의 나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읽는 신개념 미술 교양서

 

BGA의 신개념 미술 교양서. 미술 작품을 보아도 어떻게 감상해야 할지 모르는 독자들, 나만의 미술 취향을 만들어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 ‘타인이 아닌 나만의 시선으로 작품을 읽는 새로운 미술 감상법’을 제안한다.

 

《내가 읽는 그림》은 매일 밤 11시마다 BGA에서 발행해온 콘텐츠들 중, 121편의 ‘작품 + 에세이’ 페어링 콘텐츠를 엄선하여 수록한 책으로, 평론가의 시선이 아닌 오늘의 내 마음에 가까운 미술 감상을 하도록 안내한다. 한마디로 ‘배우지 않고도 내 감각으로 작품을 즐기는 편안한 미술 감상 수업’이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숨겨진 명화부터 지금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동시대 작품까지 그 어느 때보다 스펙트럼이 넓은 미술 작품을 만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자신만의 안목과 취향을 갖게 될 것이다.

 

*

 

여러분은 전시회를 갈 때 무엇을 중심으로 감상하는지 궁금하다. 작품의 의도? 작가의 저명도? 혹은 그 그림의 기법? 사람마다 그 기준은 다르기에 서로에게 기준을 강요할 수 없는 장소가 있다.

 

그 수많은 곳 중 바로 한 곳이 난 미술관이라고 생각된다. 그 작가가 유명하던 유명하지 않던, 그 그림이 내 취향이건 아니건, 모든 미술품은 개인의 삶에 각자 다르게 적용된다. 이것은 누구나 공감할 만한 말일 것이다.

 

나는 미술을 사랑한다. 정확히 말하면 미술 작품을 내 멋대로 해석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래서 가끔씩 미술관에서 작품들을 감상할 때, 그 작품들을 보는 사람들에게 시선이 돌아가기도 한다. “이 사람은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진 않을까. 다르다면 얼마나 어떻게 다를까. 자세히 들어보고 싶다” 등의 다양한 생각들이 내 머릿속을 지배할 때가 많다.

 

그 시선을 엿볼 수 있는 책 <내가 읽는 그림>에 대해서 지금부터 감상을 펼쳐보고자 한다. 남의 생각을 엿본다는 것. 그것만큼 흥미로운 일은 나에게 없기 때문이다.

 

평론가의 글이 아닌 오로지 개인의 생각을 담은 <내가 읽는 그림>. 나는 이 도서 속에서 작가와 내가 비슷한 생각을 한 작품과 완전히 다른 생각을 한 작품이 있어 그 두 가지를 여러분과 나눠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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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작가와 내 생각이 일맥상통한 작품이 있다. 그것은 바로 작품 In Church이다. 빈 눈의 의지라는 제목으로 감상을 쓴 글쓴이는 어두운 배경에 흐릿하게 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을 ‘고통에 지나치게 억눌린 나머지 신자의 얼굴에는 희망, 경외와 같은 감정들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타락한 시대가 그림 속 인물의 두 눈에 스며들어 있으면서도, 목과 얼굴은 꼿꼿이 편 자세를 유지합니다.“라고 표현했다.

 

나는 이 그림을 보자마자 제목을 읽기도 전부터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이라고 예상했다. 내가 교회를 다니고 있어서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그녀들의 모습은 어딘가에 매료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대상이 눈앞에 실존하는 것이라면 이 그림은 조금 더 밝은 색채로 표현되었거나 그들의 표정이 무섭게 비치진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림 속에 그녀들은 ’우울‘하게 보이지는 않았다. 그녀들은 올바른 자세와 올바른 눈빛을 하며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믿고 있었다. 즉 그녀들은 보이지 않아도 믿을 수 있는 것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는 뜻이다. 내가 믿는 것을 믿는 용기, 그 담대함은 함부로 나올 수 없는 것이기에 그림 속 그녀들의 모습이 오랫동안 주시할수록 존경스러워지는 마법도 경험했다.

 

여러분도 이 그림을 미술관에서 마주쳤다면 그녀들의 올곧은 생각과 자세로 인해 저절로 허리가 펴지고 눈이 떠지는 현상을 경험하지는 않았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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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가 나와 다른 생각을 가졌던 지점도 분명히 존재했다. 그 지점은 바로 작품 Moon Light에서 발견할 수 있다. Moonlight, 우리 말로 월광. 달은 햇빛에 비해 어둡다고 느껴지지만 사실 밤의 달이란 우리의 앞을 유일하게 비춰주는 또 다른 해이다. 우울하고 어두운 이미지가 달에 씌워지는 순간 그것만큼 속상한 일은 없었다.

 

글쓴이는 이 작품을 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그림을 그린 작가의 고립은 단순히 갇혀 있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진정한 홀로는 막막한 어둠에서 밝아지는 것들을 알아본다. 가장 깊은 곳에서 오는 소리를 건져 올릴 수 있다. 그는 그 끌림을 따랐고, 많은 사람이 그의 작품을 모작했다. 그러나 끌림은 확신이 아니라 흔들림에 가깝다. 그럼에도 그것에 자신을 내어주는 것이다. 그는 빛의 고요한 떨림을 그렸다.”
 

 

맞는 말이다. ‘고립’이란 작은 변화를 가장 먼저 알아챌 수 있는 환경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만약 달이 뜬다면 주변을 늘 사람들로 가득히 이루는 사람보다 잠시 내 곁을 공허하게 비우는 사람들이 달빛의 첫 시작을 목격할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고립 자체가 사람들에게 끌림을 주고 그 끌림에 이끌려 자신을 내어준다는 부분은 공감하지 못했다. Moon Light를 감상했을 때, 난 오직 달빛과 그 달빛의 강렬함에 집중했다.

 

분명 물결 위에 달빛이 엄청 크게 떠 있는데 빛만 반사될 뿐 달의 형태 자체가 물에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무언가가 달을 막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림을 자세히 보면 달의 형태가 뚜렷하게 보이지 않고 희미하게 보인다. 이는 구름이 달을 둘러싸고 있기에 그렇다고 판단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빛으로 구름을 뚫고 나오는 달의 강인함이 마치 우리의 삶과 맞닿아 있다고 느꼈다.

 

해에 비해 주목을 받지는 못하지만 해만큼의 강렬함을 가지고 있는 달처럼, 지금은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모든 순간에 좌절하고 우울해 할 필요가 없다는 것. 그것이 ‘내가 읽는 그림’이었다.

 

물멍, 불멍, 하늘멍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사색을 하게 하는 것은 그림 멍이라고 생각한다. 그림들을 보다 보면 나도 모르게 멍을 때릴 때가 있지 않은가. 하지만 그 멍 때림이 의미 없는 멍 때림이 아니다. 그림을 보는 순간, 그림을 읽는 순간만큼은 오로지 나와 그 그림만 존재하는 것. 그 자세만 있다면 여러분도 충분히 그림멍을 쉽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기회가 된다면 이 책을 읽어보고 작가와 나의 생각을 계속해서 비교해가며 토론하길 바란다. 작가와 의견 충돌이 일어날 때, 내가 이 그림에 대해 모르던 새로운 부분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임주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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