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오롯이 나만의 시선을 담아, '내가 읽는 그림' [도서]

나의 감각으로 작품을 즐기는 방법
글 입력 2023.04.17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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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겨진 명화부터 동시대 작품까지

나만의 시선으로 감상하는 법

 

[도서] 내가 읽는 그림

 

 

내가 읽는 그림_평면표지(최종).jpg

 

 

 

BGA 백그라운드아트웍스


 

데일리 미술 구독 콘텐츠이자 어플리케이션 플랫폼이다. 매일 밤 11시, 하루 한 편의 미술 콘텐츠를 발행하고 있다. 과거 지인의 추천으로 잠시 무료 구독을 해본적이 있는 플랫폼이라 책을 발간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괜시리 반갑기도 했던 것 같다.

 

BGA는 작가의 유명세, 미술품의 경매 가격 등에 대한 정보들로 미술이 전달되기보다 작품이 우리 일상에 신선한 콧노래 한번 넣어주는 것, 전경에서 작열하는 어떤 빛이 되기보다는 배경을 탐색하는 어떤 시선이 되는 것을 지향한다.

 

<<내가 읽는 그림>>은 BGA에서 발행했던 콘텐츠들 중, '나만의 시선으로 자유롭게 작품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취지와 잘 맞는 121편의 글들을 담았다. 책의 왼편에는 에세이가, 오른편에는 그림 사진이 수록된 구성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마치 갤러리에서 다음 그림으로 이동하는 기분이 든다.

 

깔끔하면서도 편안한 제본으로 더욱 그림을 자세히 감상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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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사적인 미술 감상


 

<<내가 읽는 그림>>의 글들에는 작품의 미술사적 배경이나 그림 기법, 작가의 의도를 면밀하게 분석한 평론은 없다. 이론적인 설명보다는 그림을 감상한 필자들의 솔직한 감상이 담겨있다. 각각 5편의 '작품+에세이' 페어링을 담은 24개의 챕터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필자들처럼 다채로운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았던 것은 '정지우-겹쳐 있는 꿈들을 상상하기' 챕터의 '여자와 배의 꿈에 관하여'이다. 페이지를 넘기자마자 널찍한 그림이 먼저 눈에 띄었다. 전병구 작가의 작품인 이 그림은(<무제>) 해먹에서 편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누군가의 모습이 담겨있다.

 

정지우 필자는 이 그림에서 정성스럽게 포장된 배를 떠올렸다고 한다. 글을 읽고 그림을 다시 보니 황토색의 치마와 노란색 그물이 어우러져 정말 과일박스에 담긴 배 같기도 하다. 중력 때문에 떨어져 진열된 배와 중력을 거스른 자세로 편안함을 느끼는 그림 속 인물을 연결하는 필자의 사고가 무척 참신하고 새롭게 느껴졌다.

 

이론을 중심으로 그림의 구도나 색채를 분석했다면 이런 감상은 즐길 수 없었을 것이다.

 

 

 

내가 읽는 그림


 

이외에도 다양한 필자들의 글을 책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각각의 챕터마다 시인, 문화평론가, 방송작가, 화가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 중인 필자들의 솔직하고 다채로운 시선이 담겨있다.

 

어떤 챕터는 자신의 감정을 대변하는 그림들이 담겨있고(김내리-그림 일기), 어떤 챕터는 작품 속 빛에 초점을 맞췄다(장혜정-어둠으로부터의 빛). 그림을 소재로 어머니에게 편지를 쓴 다섯 편의 서간문과(허호정-엄마에게 쓰는 편지:잃어버린 것을 찾는 일) 2차원의 그림을 다양한 감각으로 설명한 글들도 기억에 남는다(아윤-그림을 즐기는 다섯 가지 방법).

 

무엇보다 <<내가 읽는 그림>>에는 새로운 작품들이 가득하다. 필자들이 감상한 작품들에는 특히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 많은데, 여기에는 미술이란 '지금 여기에서 숨 쉬는 어떤 것'일 때 가장 아름답고 생생하다고 생각하는 BGA의 가치가 담겼다.

 

덕분에 어떤 작품이 등장할까 기대되고 궁금한 마음으로 매 장을 넘겼던 것 같다. 그리고 처음 보는 작가의 작품에서 새로운 취향도 발견할 수 있었다.

 

한 작품을 향한 누군가의 솔직하고 자유로운 시선을 감상하면서, 새로운 미술 취향도 얻고 싶은 사람에게 <<내가 읽는 그림>>은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정선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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