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SF를 가미한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미래과거시제'

글 입력 2023.04.12 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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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장부터 이런 말을 하는 것은 좀 웃기지만, 나는 일단 Science Fiction, SF 부류를 선호하지 않는 편이다. 사실 큰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냥 내가 멍청해서 SF를 잘 이해하지 못 해서다.

 

인셉션, 인터스텔라와 같이 SF의 대가로 불리는 영화 같은 경우도 볼 때는 정말 재밌게 봤지만 사실 잘 이해하지는 못 했다. 스타워즈도 동일한 이유다. 유명하고 너무나도 잘 만들어진 작품이지만, SF는 어려워서 가까이 하기가 힘들다.


그럼에도 나는 이번에 SF 도서 읽는 것을 한 번 도전해보았다. 여러 유명인사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도서다보니 왠지 읽어보고 싶어졌다. SF에 대해서는 잘 모르지만 SF 분야에서 이름을 떨친 '곽재식' 교수의 이름은 알고 있었다. 이 책을 잘 읽어보면, 나도 SF에 조금은 흥미를 갖지 않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사실 실패에 가깝다. 어려워서 SF 영화 보는 것을 포기하며 산 사람이 SF 도서를 잘 읽을 수 있을 리가 없었다.

 

하지만 SF를 차치한다면, 그래도 이 도서는 재밌게 읽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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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미래과거시제>는 SF관련 여러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사실 온전히 SF 소설이라고만 보긴 어렵다. SF 배경에 일상, 로맨스 등 다양한 분야를 다뤘다. 그렇다보니 세세하게 배경까지 모두 이해하기는 조금 힘들어도, 흘러가는 스토리 자체는 재밌게 읽을 수 있었다.


 
이 책에 실린 아홉 편의 독창적인 이야기는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시간과 공간 속으로 우리를 데려간다. 이야기 속 시간은 과거이기도 하고 미래이기도 하며, 공간은 바다 깊은 곳이기도 하고 우주 저편이기도 하다. ... 반면 이 낯선 세계에서 살아가는 인물들은 오래전부터 알았던 사이처럼 친숙하다. ... 위기와 돌발 상황에 부딪쳐 고민하기도 하고, 우연한 만남에 반가움을 감추지 못한 채 옛 기억을 떠올리기도 하며, 자신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이별을 아프게 감내 하기도 하면서. 우리는 이들이 내밀어주는 손 덕분에 다른 세계로 가는 어떤 경계를 기꺼이 넘어갈 수 있게 된다. 그렇게 경계 너머의 세계로 떠나는 일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도서의 메인 제목으로 선정된 <미래과거시제>편이 가장 인상에 깊었다. 역시 시간 여행이 이해하기 제일 어려우면서도 재밌는 부분인 듯 싶다. 그래서 요즘 유행하는 웹소설/웹툰에 회귀가 많은 게 아닐까. 물론 판타지이기 때문에 SF와는 전혀 상관 없지만 말이다.


주인공 은경이 복잡한 건물에서 길을 잃다 우연히 은신을 만나게 된다. 마치 이 세상 사람이 아닌 것 같은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지닌 남자 은신은 외모 말고도 일반적인 사람과 다른 면모를 지니고 있었다. '했겠지'를 '했엄지'와 같이 -겠-을 -엄-으로 바꿔 말하는 남자. 같이 이야기를 나누다 혼자서 뭔가를 깨달아버리더니 아무런 인사도 없이 훌쩍 떠나버린 나쁜 남자.


독자인 나와 다르게 똑똑한 은경은 일련의 상황들을 미루어보아 그가 먼 미래에서 이 곳을 방문했다는 걸 금방 깨닫게 되고, 다시 한 번 그를 만날 기회를 잡는다. 어떻게 해서든 첫사랑을 다시 보기 위해 노력하는 진취적인 여성이었다.


내가 이해한 것은 그저 은신이 미래에서 온 사람이고, 갑자기 떠나버렸고, 은경이 그를 만나기 위해 지난 미래에서 보았던 사건을 다시 재현하고자 했단 것이다. 아쉽게도 그 시간선까지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 했다. 그저 은경이 첫사랑을 다시 만나고자 하는 그 감정선만이라도 느끼는 것이 최선이었다.

 

또, <절반의 존재> 편에서는 우리가 충분히 생각해볼 수 있을만한 이야기가 실렸다. 바로 잃은 신체에 기계를 부착하는 것. 하반신을 잃은 강아지에게 휠체어를 붙여주거나, 의수/의족을 다는 등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사회에서도 가끔 볼 수 있는 모습이다.


만약 그 반대라면?


우리가 보통 잃은 신체를 기계로 부착하는 사례는 주로 팔, 다리, 크게 본다면 하체다. 그런데 우리가 잃은 것이 하체가 아닌 상체라면? 하반신만 남고 머리가 사라졌다면? 여기에 우리가 새로운 기계를 달아서 상체를 잃어버린 하체를 되살렸다면 우린 이걸 온전히 내가 알던 '그 사람'이라고 볼 수 있을까?


사고로 상체를 잃고 하체만 남은 지하임을 발견한 아빠는, 딸을 잃고 싶지 않은 마음에 그녀를 수복, 지하임의 하체에 기계 상체를 끼워넣었다. 그리고 엄마는 이를 반대했다. 어떻게 이게 우리 딸이냐면서 말이다.


 
"존재의 본질이 어디에 깃들어 있나 하는 문제였죠. 상반신일까요, 하반신일까요? 안세미(엄마)씨가 오열할 때 그분 분이 향한 곳은 제 다리였어요. 인간 지하임의 남아 있는 절반이요. 그러면서도 하반신에 인간 존재의 본질이 담길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으셨죠. 즉각적이고 단호한 판단이었어요." - p.296
 


하반신의 기억을 담은 기계로 만들어진 상반신. "사람의 영혼은 어디에 담겨있는가?"와 같이, 사람에 대한 본질을 생각하게 되는 회차였다.

 

앞서 얘기했듯이 도서 <미래과거시제>는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여러 분야의 소설에 SF를 얹은 단편 모음집이다. 그렇기 때문에 완전히 SF만 다루는 것이 아니니, 나처럼 SF가 어려운 사람이라면 이 책을 계기로 조금씩 발을 들여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배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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