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학창시절의 추억을 소환하는 페스티벌이 되기를 바라요.” - ‘페스티벌, 지금’ 김동욱 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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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가 몇 살이건 사람들이 모이면 가장 쉽게 하는 게 옛이야기다. 모든 사람에게는 각자의 ‘옛날’이 있다. 그 당시에는 좋은 줄도 모르고 지나갔던 순간들은 시간이 흐르며 미화되고 결국에는 추억이 된다. 우리는 때로 그걸 원동력 삼아 고단한 현재를 살아가기도 한다. 근 몇 년 동안 레트로 콘셉트가 인기를 끌며 끊임없이 ‘그때 그 노래’, ‘그때 그 드라마’ 등이 다시 한번 유행하는 현상은 추억의 힘이 얼마나 센지 보여준다.
<페스티벌, 지금>도 단순히 음악만 즐기는 페스티벌이 아니라 추억을 꺼내볼 수 있는 페스티벌이 있으면 어떨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막연하던 ‘추억’이라는 개념은 고민을 거쳐 학교라는 장소로 구체화되었다. 각 세대가 기억하는 학교의 구체적인 풍경은 다르지만, 학교라는 공간과 거기서 만난 친구들이 주는 그립고 정겨운 느낌은 모두가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페스티벌, 지금>은 음악 못지않게 학창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다양한 즐길거리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페스티벌을 2주가량 앞두고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는 <페스티벌, 지금>의 담당자, D&Y의 김동욱 실장을 만나 더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추상적인 개념인 ‘추억’을 구체화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을까 생각하던 중
‘학교’가 떠올랐어요. 어떤 세대든 학창시절이 있으니까요.”
김동욱 실장님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페스티벌, 지금>을 담당하고 계신데요, 실장님은 어떤 업무를 하시는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페스티벌, 지금>의 온, 오프라인 마케팅 전반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저희 회사가 원래 광고홍보 대행사라 페스티벌은 이번이 처음인데요, 오랫동안 틈틈이 준비해온 것을 바탕으로 이번 페스티벌을 열게 되었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의 기획 의도에 대해서도 들어보고 싶습니다.
회사 사람들과 학창시절 추억을 이야기하다가 아이디어가 떠올랐어요. 저희만 그런 게 아니라 사람들이 모이면 세대와 상관없이 추억 이야기를 많이 하니까, 각자의 추억을 나눌 수 있는 페스티벌을 열면 어떨까 생각했죠.
추억이라는 소재를 여러 가지로 풀어볼 수 있을 텐데, <페스티벌, 지금>이 선택한 건 ‘학교’입니다. 이 콘셉트는 어떻게 정해진 건가요?
추억이 너무 추상적인 개념이다 보니 이걸 구체화할 수 있는 무언가가 없을까 고민하던 중 학교가 떠올랐어요. 어떤 세대든 학창시절이 있으니까요. 학교 다닐 때 사귄 친구들과 와서 지난날을 추억해도 좋고, 가족 단위로 와서 아빠, 엄마가 학창시절에 이랬다는 대화를 하며 서로 공감하는 시간을 가져도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멀티버스, 메타버스 등등 요즘은 ‘--버스(verse)’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잖아요. 그럼 우리는 추억이라는 소재를 학교와 관련된 콘텐츠로 풀어서 ‘스쿨버스(Schoolverse)’를 만들면 어떨까 싶었어요. 페스티벌에 오면 학교 또는 학창시절과 관련된 놀이와 먹거리, 포토존을 즐길 수 있도록요. 게다가 ‘버스(verse)’가 사람이 타는 ‘버스(bus)’로도 읽힐 수 있으니까 이 ‘스쿨버스’를 타고 학창시절로 돌아간다는 이중적인 의미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페스티벌, 지금’이라는 이름은 어떻게 정해진 건지도 궁금합니다.
‘스쿨버스’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나서 처음에는 페스티벌 이름에도 스쿨버스를 넣자는 의견이 있었어요. 그런데 그렇게 하면 학교라는 공간에 너무 얽매인 이미지가 되겠더라고요. 또, 어느 특정 세대의 고정된 추억이 아니라 여러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을 다룬다는 게 페스티벌 이름에 담겼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서 이름을 다시 고민했죠.
생각해보면 지금 이 순간, 내 곁에 있는 사람과 공유하는 것들이 시간이 흐르며 추억이 되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추억은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새롭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페스티벌 지금’이라는 제목은 그렇게 탄생했어요. 훗날 추억이 될 지금에 충실하자는 의미입니다.
"음악과 무대도 중요하지만, 저희 페스티벌의 중심이 되는 콘텐츠는 학교예요.
관객분들이 페스티벌에 오면 정말로 학교에 다시 들어간 느낌을 받기를 바랐어요."
세대가 특정되어 있으면 오히려 접근이 쉬운데,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맞아요. 추억이라는 게 형체가 없으니까 잘못하면 이도 저도 아닌, 콘셉트 없는 페스티벌이 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웠어요. 그렇다고 본격적인 레트로 콘셉트를 잡자니 너무 한정된 시대를 회상하는 페스티벌로만 여겨질까 봐 고민이 많았습니다. 레트로 콘셉트가 이미 한 차례 미디어를 휩쓸기도 했고요.
저희는 2000년대 생도 이 페스티벌에서 자신의 학창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콘텐츠를 만나면 좋겠다 생각하며 축제를 준비했습니다. 또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2회, 3회 페스티벌을 이어가고 싶었기에 너무 특정적인 콘셉트에 갇히지 않으려 노력했어요.
이번 페스티벌에는 장르와 시대를 넘나드는 다양한 뮤지션이 무대에 서는데요, 섭외할 때 어떤 기준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엄격한 기준이 있었던 건 아니에요. 너무 한 장르나 한 세대에 치중하지 않으려 했던 게 기준이라면 기준이었던 것 같아요. 앞서 말씀드렸듯 가능하면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페스티벌이 되기를 바랐거든요. 그래서 라인업을 보시면 힙합 뮤지션부터 크로스오버 장르 뮤지션까지 다양한 아티스트를 확인하실 수 있어요. 또 공연이 재미있게 진행되었으면 해서 데프콘 씨에게 사회를 맡기기도 했습니다.
저도 다른 페스티벌과는 달리 사회자가 있는 것이 독특하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음악과 무대도 중요하지만, 저희 페스티벌의 중심이 되는 콘텐츠는 학교예요. 관객분들이 페스티벌에 오면 정말로 학교에 다시 들어간 느낌을 받기를 바랐어요. 무대를 보는 것 역시 단순히 음악을 즐기는 것 이상의 경험이 되면 좋겠다는 마음이에요. 그래서 데프콘 씨는 학생 주임 선생님 역할로, 스페셜 게스트인 손병호 님은 교장 선생님 역할로 무대에 등장해 학교에 온 관객분들을 환영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타임테이블도 1교시부터 6교시까지로 나뉘어 있더라고요.
네. 0교시도 있어요. (웃음) 본격적인 공연이 펼쳐지기 전에 준비운동 개념으로 여러 가지 행사와 게임을 구성하는 중입니다.
페스티벌을 준비하며 즐거운 순간이 있다면 언제인지 들어볼 수 있을까요?
온, 오프라인 마케팅을 맡으며 사람들의 다양한 반응을 접하는데요, 그게 재미있어요. 다들 자신의 추억을 들려주더라고요. 저희가 하는 학창시절 이야기에 공감해주는 분도 많고요. 그렇게 반응이 오는 걸 보면 신기하고 재밌죠.
홍보는 어떤 방식으로 하시는지도 궁금해요.
다른 분야 마케팅과 마찬가지로 SNS를 많이 활용해요. 그중에서도 인스타그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SNS는 아니지만 매거진이나 웹페이지, 유명 블로그 등을 통해 저희 페스티벌을 소개하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쪽으로는 대학생분들과 직장인이 많은 지역에 현수막, 포스터를 설치하는 방식으로 페스티벌을 알리고 있어요.
“포토존이 아닌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세심하게 준비했어요.”
이번 페스티벌에서 담당자님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은 무엇일까요? 페스티벌을 찾는 사람들이 이것만은 놓치지 말았으면 좋겠다 하는 부분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학창시절을 떠올릴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에 특히 공을 많이 들였어요. 교복을 대여하고 오락실 게임도 체험하는 등 즐길거리가 많아요. 또, 디자인적인 요소에도 신경을 썼습니다. 단순한 판매 부스 하나도 포토존처럼 보일 수 있도록 꾸몄어요. 입장 게이트도 교문 모습으로 디자인했고요. 포토존이 아닌 곳에서 사진을 찍어도 특별한 추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세심하게 준비했으니, 구석구석 둘러보시고 함께 온 분들과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시간 보내시면 좋겠습니다.
<페스티벌, 지금>의 관객분들이 추억을 많이 나누면 좋겠다고 하셨는데요, 실장님이 나누고 싶은 어릴 적 추억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은 아파트가 대부분이라 찾아보기 어렵지만 제가 어릴 때만 해도 집과 집 사이 골목이 많았어요. 동네 골목에서 친구들과 흙장난도 하고 구슬치기도 하다가 해가 지기 시작하면 어머니들이 각자 자식 이름을 부르며 밥 먹으러 오라고 하던 풍경, 친구들과 내일 보자 말하며 집에 돌아가던 때의 느낌이 많이 생각나요. 오시는 분들도 그런 추억을 자녀분들과 많이 나눌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담당자로서 이번 페스티벌이 어떤 모습이기를 바라나요?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추억을 떠올리는 자리가 되면 좋겠어요. 오랜만에 옛날 친구와 선생님, 학교 건물도 떠올려보고, 그런 이야기를 친구, 가족과 도란도란 나누기도 하면서요. 그리고 저희는 무엇보다 페스티벌에 참여하시는 분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몇몇 가이드라인이 번거롭게 느껴지실 수 있지만, 모두의 안전을 위한 거니까 잘 따라주시면 좋겠습니다.
일회성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페스티벌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하셨는데요, 생각하고 계신 다음 페스티벌의 모습이 있다면 무엇인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이번 페스티벌을 잘 마무리 짓고, 다가오는 가을에는 가을 소풍 콘셉트로 페스티벌을 한 번 더 열어보고 싶어요. 사생대회 같은 걸 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페스티벌’이라는 방향성을 유지하며 이번과는 또 다른 콘텐츠를 선보이고 싶습니다.
또 저는 스테이지를 옮겨 다니며 관객이 원하는 일정과 동선으로 즐기는 게 페스티벌의 재미라고 생각해요. 이번에는 스테이지가 하나인데요, 다음번에 할 수 있다면 규모를 더 키워서 스테이지도 여럿 만들고, 페스티벌 내부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폐도 만들어서 오시는 분들이 각자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페스티벌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인터뷰를 마치며,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저희가 지금까지 생각하고 준비해온 바대로 많은 분들이 <페스티벌, 지금>을 즐겨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다음번 페스티벌에는 어떤 콘텐츠가 있으면 좋을지 의견을 많이 주시면 좋겠어요. 저희에게는 그런 아이디어와 피드백이 많은 도움이 됩니다.
[김소원 에디터]<저작권자 ⓒ아트인사이트 & www.artinsight.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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