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미술 즐기는 법? "하면서 가르쳐줄게." - 내가 읽는 그림

시간을 좀 들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
글 입력 2023.04.11 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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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보는 게 아니라 읽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림을 읽지 않고 보기만 하는 사람이 있다면 ‘시간을 좀 들이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든다.


전부 외국어로 된 책을 읽는 것만큼이나 그림 하나를 읽어내기 어렵다. 하지만 책 <내가 읽는 그림>에서 정희영 필자가 말하듯, ‘작가가 우리에게 제안하는 시선은 존재하지 않는 답이기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즉, 그림에는 답도, 완벽한 이해도 없다. 그러니 그저 내 언어로, 내 눈으로 천천히 그림을 읽으면 된다.


책 <내가 읽는 그림>은 시인, 문화평론가, 방송작가, 화가, 큐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24명의 필자가 자신의 시선으로 그림을 읽어주는 책이다.


내가 미술을 좋아하기 막 시작했을 때, 나는 내가 아닌 작가의 눈으로 작품을 해석하려고 했다. 그러다 그게 쉽지 않으면 미술 전문지나 비평가들의 글을 찾아봤는데, 더욱 무슨 그림인지 모르겠다고 느끼곤 했다.

 

하지만 미술은 난제가 아니다. 물론 작가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나 의도가 있다면 그것도 좋지만, 그림 속에서 내게 필요한 것, 내 삶 속에서 내가 찾고 있는 답은 나만이 찾아낼 수 있다. 그리고 그것이 그 그림의 정답이 아니라고 말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 책을 통해 누군가 자기 경험에 비춰 (비록 그것이 매우 사적일지라도) 어떤 식으로 그림을 읽고, 음미하는지를 보면, 나도 자연스럽게 나만의 방식으로 그림을 읽어 나가게 된다.

 

책을 읽다 보면 마치 필자와 함께 전시를 보러 가, ‘나는 이 그림이 이렇게 보이네? 너는 어때?’하고 조심스럽게 묻는 거 같다. 뒤로 가면 이젠 그림을 먼저 읽은 다음, 내가 먼저 필자에게 질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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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 실린 작품들은 숨겨진 해외 명화도 있지만 주로 동시대 한국 작가들의 작품이다. 현대 미술이 난해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예술은 난해한 지금의 시대를 100%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그건 어쩌면 당연하다.


이 책을 펴낸 BGA (Back Ground Artwork)은 미술을 향유하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지금 여기 살아 숨 쉬는 것’, ‘지금도 우리의 정다운 곁을 상상하며 어딘가에서 태어나고 있는’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라 말한다.


물론 옛 명화나 미술 거장의 작품에도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메시지가 있지만, 당연히 동시대 작가들의 그림이 더욱 우리 삶과 가까울 수밖에 없다.

 

만약 그림을 좋아하기 시작했다면, 그리고 그림의 목적이 공부가 아니라면,  그림을 읽는 법을 익힌 뒤에 미술에 대해 더 깊이 이해해보는 것도 좋다고 본다. 즉, 일단 즐겨보고 이론을 익혀보라는 말이다.

 

미술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 시기, 미알못들을 위해 미술을 떠먹여 주는 책이나 채널이 여럿 나오고 있다. 물론 미술사와 작가, 작품의 세계를 이해하는 것도 좋고, 중요하지만, 그림과 자신의 관계를 주체적으로 만들어 나가는 방식을 터득하는 것도 꼭 필요하다고 본다. 그것이 미술의 본질이 아닐까?

 

미술을 어떻게 즐겨야 하는지 감을 못 잡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꼭 추천한다.

 

 

[김소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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