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나의 삶에도 열정이 들어있나 - 배구 경기를 보며 [사람]

글 입력 2023.04.0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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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아버지께서 여자부 배구 경기를 좋아하시기에 함께 저녁 식사를 할 때 나도 같이 보게 되었다. 배구에 대해 잘 몰라 해설자가 말하는 용어나 경기 규칙은 대부분 알 수 없었지만, 점점 빠져들었고 재밌었다.


중학생 때 체육 시간에 배운 배구 경기 룰만 알고 있으면서도 경기를 한번 본 이후로 여자부 배구 경기를 챙겨보고 있다. 전체 경기를 볼 시간이 없을 때면 오늘 경기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결과라도 확인한다.


무엇 때문에 그렇게 재밌던 걸까 지금 와서 곰곰이 생각해보면, 다이앤 애커먼의 ‘감각의 박물학’에서 읽은 것처럼 감각적으로 나에게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라 볼 수 있다. 경기장 바닥에 찍찍 끌리는 선수들의 신발 소리, 관중들의 응원과 환호 소리, 쉬는 타임에 감독이 선수들에게 열정적으로 말하는 모습, 경기장 내부의 알록달록한 색감이 내가 ‘배구’라는 스포츠에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그중에서 가장 좋았던 점이 무엇이냐 묻는다면, 당연하지만 경기 중 선수들의 모습이다. 선수들은 공이 우리 팀의 코트 안에 떨어지지 않기 위해 몸을 날리면서 공을 튀어 오르게 한다. ‘몸을 날린다’는 말이 이럴 때 쓰는 말이라는 것을 느낄 만큼 정말 높이 뛴다.


저 선수들이 공을 막기 위해 저렇게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몸을 날릴 수 있게 될 때까지 얼마나 많은 두려움과 무서움이 있었을까 생각하게 된다. 자신의 몸을 던지면서 그들은 저 순간의 경기만을 위해 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물론 운동선수인 만큼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몸을 던질 수 있을지, 자기 몸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할지를 알고 경기를 진행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그들은 몸을 날릴 때마다 부상의 위험을 무릅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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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저 선수들처럼 저렇게 몸을 날릴 정도로 열심히 살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대내외 활동과 나름대로 학점 관리를 하며 잠시나마 열심히 살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선수들이 몸을 날리는 모습을 본 순간부터 내가 정말로 내가 하는 모든 활동에 저렇게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모두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활동이기에 포기하고 싶다, 괜히 시작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가끔 할 일이 너무 많을 때면 모든 것에 귀찮아하는 모습, 찬찬히 진행하고, 검토하려고 하기보다는 빨리빨리 끝내고자 하는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에디터 활동을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났다. 한 가지 고백을 해보자면,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을 하는 시간에도 가끔은 내가 열정적으로 임하고 있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에디터 지원서를 쓸 때만 하더라도 다른 에디터분들의 오피니언을 읽으면서 내 생각의 깊이를 키워나가야지,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시야도 넓혀야지, 글을 쓰는 방식에 대해서도 많이 배워야지, 많은 사람의 이야기를 새겨들어야지 다짐했는데, 이러한 나의 초심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지 않은 듯하다.


부끄럽지만 학교생활과 지금 하는 다른 활동에 치인다, 내 오피니언을 써야 한다는 핑계로 내가 처음 지원할 때 생각했던 것만큼 많은 사람의 오피니언을 내 마음에 새기고 생각해보는 시간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 것 같진 않다.


일상생활에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을 때 열정을 다해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가. 상대방과의 관계에 있어 나는 열정을 다하고 있는가. 입에 귀찮다는 말을 달고 사는 내가 상대방과 있을 때도 귀찮아하는 모습을 보인 건 아닌지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생각해보면 나는 많은 것을 하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많은 것을 귀찮아하고 있는 것 같다.


공개적으로 밝히기에 부끄러운 나의 모습이지만 이 오피니언을 작성함으로써 앞으로 일상생활을 포함하여 아트인사이트 에디터 활동에도 열정적으로 임하겠다는 나의 포부를 밝히는 것이기도 하다.


내가 저 경기장의 배구 선수들처럼 하루하루를 열심히, 열정적으로 살고 있나. 내 인생에 오는 공을 막기 위해 저렇게 몸을 날리면서 열정적으로 움직이고 있나. 스포츠는 그냥 경기를 즐기기 위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본다고 생각했었는데, 스포츠 경기를 보다가 내 생활에 대해 반성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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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유빈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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