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마음의 방향에 따라 보이는 그림들에 대한 이야기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

글 입력 2023.03.01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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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나에게말을걸다_표지_띠지x.jpg

 

 

 

"눈길이 머무는 그림이 있나요?"


 

'그림이 나에게 말을 걸다'에는 55가지의 그림이 소개된다. 각각 다른 그림들이 제시되고, 첫 문장은 이렇게 시작한다.

 

"이 그림에 눈길이 멈춘다면, ..."

 

나에게는 몇가지의 그림들이 시선을 멈추고 그림을 살펴보게 만들었고, 뒤이어 쓰여진 글들을 읽으며 눈길이 멈춘 이유와 그림과 나의 심리상태 또는 환경에 대한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자리를 잡고 집중하여 읽기에도, 때로는 일상에서 약간의 쉬어가는 시간을 가졌을 때에 읽어도 전혀 글의 흐름이나 내용을 이해하기 어렵지 않았다. 아마도 미술 치료를 통해 많은 사람을 접하는 일을 하는 저자의 직업적 특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문체와 내용이기 때문일 것이다.

 

책의 말머리에는 이 책의 주제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그림을 통해 나의 사랑을 마주하고 위로하다.' 이 한 문장에서 알 수 있듯이, 사랑과 이별에 대한 테라피를 위한 책이다. 따라서 55개의 그림들과 누구보다 나를 더 사랑하기 위한 자존감을 높여주는, 관계를 잘 풀어 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슬픔이 지나간 공허한 마음을 채워 줄, 아픔을 딛고 일어서서 성장할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있다.

 

 

 

나 자신을 사랑해야 건강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사랑에 빠졌을 때는 모든 것이 아름답고 모든 것을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긍정적인 에너지에 사로잡힌다. 하지만 그 때에도 사랑받고 싶은 마음은 진정한 나를 감추고 건강하지 못한 관계를 자처하거나 유지하려 하는 잘못된 선택을 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그러한 때에 자존감을 잃지 않는 법을 그림들을 통해 깨닳게 하고 나를 더 사랑하는, 스스로가 주체가 되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사랑'을 할 것을 조언하고 있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기준이 아닌 자기만의 기준으로 자신을 바라보세요.

손거울 속에 어떤 내가 비치나요?

내 표정을, 몸짓을 그리고 거울에 보이지 않는 내면을 바라보세요.

온전히 나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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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로즈 <초록 거울 The Green Mirror> 1911 캔버스에 유채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불현듯 밀려오는 불안한 마음에 대하여


 

사랑은 영원할 것이라 믿고, 그러기를 바라지만 모든 사랑이 항상 영원한 결말을 맺지는 못한다. 따라서 이 사랑의 끝을 직감하는 과정은 누구도 예외없이 마음이 아프고 괴롭게 만든다.

 

이미 떠난 이의 마음을 어떻게든 붙잡고 관계를 끝내지 못해 불안에 휩싸이기도 하며, 또는 자연스레 끝이 보이는 인연에 이 사랑이 끝났음을 인정하는 과정에서 괴로움과 공허함을 느끼기도 한다.

 

나 역시도 그 과정을 겪으며 스스로를 책망하고 모든 원인을 나에게서 찾으려했으며, 현실을 인정하지 못하고 어떻게든 이 상황을 원하는 대로 이끌어 갈수 있을 거라 믿으며 더더욱 상황에서 멀어져만 갔었던 것 같다.

 

저자는 이별에도 책임이 필요하며 용기 또한 가져야 함을 알리고 있다. 그림 속에서도 이별을 겪는 그 어둡고도 우울한 감정을 꺼내볼 수 있다니. 한번도 생각치 못했던 이 과정과 내면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가 정말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이 전의 연애를 한번 돌아보며 이별의 과정에서 성숙치 못했던 내 자신이 떠올라 조금은 부끄럽기도 하며, 그 때에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았다.

 

 

다그니는 마돈다의 실제 모델이기도 하죠.  

그림 속의 그녀는 너무도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론 뭉크의 증오하는 마음이 담겨서인지 마치 악가모아 같이 어두워 보이기도 해요. '양가감정'이죠.

...

그러니 사랑하면서도 미워하고 있는 마음이 들어 힘들다면 자유로워지세요.

당신은,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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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바르트 뭉크 <마돈나 Madonna> 1894-1895 캔버스에 유채

 

 

 

이별 후 공허함, 마음껏 슬퍼할 권리


 

나는 종종 이별을 겪은 후에는 스스로에게 쉴 틈을 주지 않고 닥치는 대로 일을 하거나, 평소에 만나지 않던 지인들까지도 약속을 잡고 만나 웃고 떠들며 시간을 보내려 애썼다. 시간이 필요하다 생각을 했었던 것같지만, 항상 그 시간들이 끝나면 더 큰 외로움과 상실감에 휩싸여 더 오랫동안 힘든 이별의 시간을 보냈던 것 같다.

 

저자는 이 책에서 마음껏 슬퍼할 권리를 말해주고 있다. 눈물을 흘려도 되고, 잘 슬플 줄 아는 사람이 되도록 다독이는 글들로 정말 내가 이별을 겪는 과정이라면 이 글에 눈물을 흘렸을 것 같은 마음이 들도록 말이다.

 

끝마친 일보다 미처 마치지 못한 일이 더 잘 기억되는 현상을 '자이가르닉 효과(Zeigarnik Effect)'라 한다고 한다. 아마도 사랑을 끝낸 이들에게는 이별과그 과정이 더 괴롭고 오래 기억되는 이유는 미처 마치지 못한 일이라고 받아들였기 때문이지 않을까.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것. 

이는 모든 일 중 가장 어려운 일이고, 최후의 시험이자 증명이며, 그 외의 모든 일들은 이를 위한 준비일 뿐이다."

시인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말처럼 사랑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

마음이 조금씩 치유되도록 나 자신을 기다려 주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봄은 반드시 돌아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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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화이트 알렉산더 <한가로운 한때 An Idle Moment> 1885 캔버스에 유채

 

 

 

가장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는 것


 

이 책에는 '뭉크'의 그림이 다수 등장한다. 뭉크의 그림에는 사람의 감정이 크게 드러나 있으며, 이를 보는 이에게도 그 감정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따라서 내면의 감정이 그림 속 등장인물의 표정과 그림에서 느껴지는 분위기가 쉽게 동화되는 것일 수도 있다. 

 

"더이상 사람들이 독서하고 여인들이 뜨개질하는 실내를 그려서는 안되며, 살아서 숨쉬고 느끼고, 고통받고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 뭉크

 

위 말처럼 고통받고 사랑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는 말이 크게 와닿는다. 짧게나마 지내온 내 삶에서도 사랑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꽤나 고통스러운 이별을 겪게 만들었다. 뭉크는 이러한 내면에 집중하여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더더욱 사랑과 이별의 상실을 겪은 이들에게 그림으로써 공감을 자아냈던 것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이 가장 필요한 이유는 이 부분에서 오는 것 같다. 사람들은 사랑을 시작할 때도, 이별을 겪는 과정이나 겪은 직후에도 많은 조언과 관심을 가진다. 아마도 모두가 공감을 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그 이후에 원래의 '나'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 이 과정에서 건강하게 이겨내는 사람들도 있지만, 어찌할 줄을 몰라 도리어 더 굽이진 길을 오랫동안 걷는 이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이 책을 읽을 것을 권하고 싶다. 

 

 

[유지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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