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view]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그 대척점 사이에서 – 안녕, 소중한 사람 [영화]

각자의 삶과 죽음, 그리고 사랑과 이별의 방식
글 입력 2023.02.04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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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리뷰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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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온전히 보내줄 수 있을까. 온전히 이별하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의 선택을 온전히 응원할 수 있을까. <안녕, 소중한 사람>의 엘렌과 마티유의 이야기다.

 

엘렌과 마티유는 오랜 시간 함께해온 커플이다.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엘렌이 희귀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이후 두 사람의 마음은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다. 함께하고 있지만 서로 결코 이해할 수 없는 감정들이 각자의 마음에 켜켜이 쌓여가던 중, 엘렌은 자신처럼 시한부 삶을 살고 있는 ‘미스터’라는 남자의 블로그를 발견한다.

 

죽음을 앞두고 있지만 스스로를 연민하지 않는 태도, 그리고 그가 살고 있는 노르웨이의 풍광에 매료된 엘렌은 난생처음, 혼자만의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한다. 고요하고 장엄한 자연 속에서 온전한 자신을 되찾게 된 엘렌은 마침내 자신이 원하는 선택을 마티유에게 전한다.

 

하지만 차마 이 사랑을 놓을 수 없는 마티유는 마지막으로 엘렌을 설득하기 위해 노르웨이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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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렌은 폐 섬유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게 되어 시한부 선고를 받고 살아가고 있다. 마티유는 그녀의 남편으로 가끔 그녀가 병세로 인해 예민해질 때 힘들어하면서도 사랑하기 때문에 자리를 지킨다.

 

그들은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지만 서로에게 주는 사랑의 방식은 다르다. 엘렌은 자신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에 마티유의 삶이 자신 때문에 변화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그를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이 없어도 마티유가 잘 살아가기를 바란다.

 

마티유는 그녀를 사랑하기 때문에 그녀와 함께하는 이 인생을, 할 수만 있다면 길게 영위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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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기인하는 차이가 엘렌과 마티유 사이의 자잘한 갈등을 만들어냈고, 엘렌은 자신과 같은 시한부 처지인 미스터가 있는 노르웨이로 난생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떠난다.

 

노르웨이에서 엘렌은 처음에는 백야로 인해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낯설어 하지만 점차 생활에 적응해 나가며 온전히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게 된다.

 

 

 

“이대로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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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때와 같이 산책을 나갔던 엘렌은 산소호흡기가 없는 와중에 호흡 곤란이 발생하게 되어 산 중턱에서 정신을 잃게 되는데, 그때 눈앞에 다가온 자신의 마지막을 실감하고 받아들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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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로 겨우 돌아가서 마티유에게 폐 이식 수술을 받지 않겠다는 뜻을 전하자 마티유가 노르웨이로 찾아 오게 되는데, 그녀는 뜻을 굽히지 않는다.

 

장엄한 대자연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고, 결국 사랑하는 사람의 뜻을 꺾을 수 없었던 마티유는 혼자 돌아가기로 결정하게 되고 서로 뜨거운 작별 인사를 하며 영화는 마무리가 된다.

 

 

 

각자의 사랑과 이별의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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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소중한 사람>의 엘렌과 마티유는 분명히 서로 사랑한다.

 

그러나, 그들이 서로 사랑하며 한 집에 살아가고 있다고 해도 죽어가는 사람과 살고 있는 사람의 사고방식과 삶을 대하는 태도는 다를 수밖에 없다.

 

이 간극은 그들이 얼마나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가와는 관계없이 좁혀질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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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엘렌을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도, 누군가는 마티유가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이 죽고 나서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하고 아이를 낳으라고 말하는 사람과, 사랑하는 사람이 피를 토하고 산소 호흡기 없이 제대로 숨을 이어가지도 못하는 모습을 봐야 하는 사람, 그 둘에게 어느 누가 이기적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그저 각자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방식이 다를 뿐이고 다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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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엘렌은 자신의 몸과 삶의 마지막을 자신이 선택한다. 또한, 엘렌과 마티유는 죽음이라는 불가항력적인 힘이 그들을 갈라놓기 전에 이별을 선택한다.

 

마티유는 과연 사랑하는 엘렌을 온전히 보낼 수 있었을까? 노르웨이를 떠나는 순간의 마티유는 엘렌의 선택을 온전히 응원할 수 있었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과 삶과 죽음, 사랑과 이별 그 대척점 사이에서의 무수한 선택에 대한 고민을 해보고 싶다면, 올겨울이 가기 전에 극장에서 <안녕, 소중한 사람>을 만나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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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선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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